[OSEN=잠실, 이후광 기자] “그 동안 전반기 MVP를 물으면 나라고 했는데…”
KBO리그 대표 입담꾼답게 전반기 결산도 유쾌했다. 비록 순위가 7위로 처져있지만, 후반기 반등을 기대케하는 확신의 미소도 엿볼 수 있었다.
과거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김 감독은 올해 롯데 지휘봉을 잡고 다사다난한 전반기를 치렀다. 주전들의 줄부상과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의 부진으로 인해 6월 초까지 9위와 10위를 전전하면서 감독 커리어 사상 최악의 봄을 보냈다.
롯데 김태형호는 6월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승리로 3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어 무섭게 승수를 쌓아 올리며 6월 월간 승률 1위(14승 1무 9패)를 기록했다. 그 결과 3일 오전 기준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와의 승차를 3경기까지 좁혔다. 롯데는 꼴찌팀에서 후반기 5강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3일 잠실에서 만난 김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구상이 조금 틀어졌다. 그런데 감독을 해보면 계획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순간순간 맞춰나가는 것이다”라며 “최근 들어 젊은 선수들이 자기 자리를 잡으면서 자신감과 확신이 생긴 모습이다. 그러면서 본인들의 기록도 좋아지고 있다. 서로 좋은 분위기를 타는 거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김 감독은 전반기 MVP 이야기가 나오자 특유의 입담을 자랑했다. 김 감독은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봤는데 특별히 누구를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다”라며 “감독을 거의 10년 정도 하면서 항상 MVP는 나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걸 하면 안 된다”라고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례적으로 전반기 MVP 한 명을 꼭 집었다. 주인공은 78경기 타율 3할4푼9리 7홈런 67타점으로 활약 중인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였다.
김 감독은 “레이예스가 정말 잘해줬다. 다른 선수들도 물론 다 잘해줬지만 외국인선수가 이렇게 전 경기를 열심히 뛰는 게 쉽지 않다. 고맙고 선수를 칭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후반기 부상에서 돌아오는 선수들을 앞세워 대반격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에이스 찰리 반즈를 비롯해 최준용, 고승민 등이 복귀를 준비 중이고, 손호영, 유강남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순위싸움이 한창일 때 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제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후반기에 붙어서 싸워야한다. 최대한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는 게 목표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롯데는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맞아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최항(2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노진혁(3루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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