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78억 캡틴 양석환(33)은 왜 만루홈런을 친 뒤 왜 온 힘을 다해 포효했을까.
양석환은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7차전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1홈런) 5타점 2득점 맹타로 팀의 13-8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장타를 터트렸다. 0-6으로 뒤진 2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롯데 선발 박세웅 상대 좌측 담장을 강타하는 2루타를 치며 4안타쇼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강승호의 좌전안타 때 추격의 득점을 올렸다.
3-6으로 뒤진 4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중간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2루타를 때려냈다. 중견수 황성빈의 포구가 예상됐지만, 타구 판단을 잘못하면서 행운의 2루타가 됐다.
백미는 세 번째 타석이었다. 3-6으로 뒤진 5회말 1사 만루에서 등장, 롯데 바뀐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역전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볼카운트 2B-2S에서 김상수의 몸쪽 높은 직구(147km)를 제대로 받아쳐 비거리 115m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6월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4경기 만에 터진 시즌 19번째 홈런이었다. 이는 KBO리그 시즌 21호이자 통산 1067호, 양석환 개인 7호 만루홈런이었다.
양석환은 멈추지 않았다. 7-7로 맞선 7회말 무사 만루에서 구승민의 초구를 공략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치며 이날의 결승타를 장식했다.
양석환은 두산 이적 첫해인 2021년 8월 28일 사직 롯데전 이후 1040일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 한 경기 4안타를 달성했다. 2021년 8월 28일 경기에서는 5안타를 때려냈다.
양석환은 경기 후 “초반에 점수가 벌어져서 힘든 경기가 될 뻔했지만, 선수단 모두가 잘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캡틴다운 승리 소감을 남겼다.
만루홈런을 친 뒤 선보인 포효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역전이라는 자체도 기뻤지만,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생각해 리액션이 크게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4+2년 78억 원 FA 계약 첫해를 맞이한 양석환은 이날 전까지 타율 2할4푼3리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홈런 18개에 58타점을 기록하며 30홈런-100타점 목표를 향해서는 순항했지만, 타율이 좀처럼 2할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양석환은 5월 월간 타율 1할9푼의 부진 속 시즌 타율이 2할3푼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양석환은 6월 한 달간 타율 2할7푼1리에 홈런 6개를 몰아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7월 첫 경기서 만루홈런과 결승타 포함 4안타 원맨쇼를 펼치며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었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양석환은 “시즌 시작이 안 좋아서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내 부족한 점을 인정했고, 또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조금씩 결과가 좋아지는 것 같다”라며 “그 중에서도 이영수 코치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양석환의 목표는 이날 4안타 기세를 후반기에 그대로 잇는 것이다. 전반기가 부진의 연속이었기에 후반기 이를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커보였다.
양석환은 “전반기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나온 만큼 이 흐름을 이어 후반기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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