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제가 생각했을 때 구위 저하보다 상대 타자들이 잘 적응했다고 보는 게 맞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최근 들어 상승세가 한풀 꺾인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네일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 이적료 25만 달러 등 총액 95만 달러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네일은 뛰어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볼넷 허용률이 낮다. 최고 구속 153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커브와 싱커의 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
에이스 중책을 맡게 된 네일은 3~4월 6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7을 거두며 외국인 에이스의 위용을 제대로 뽐냈다.
5월 5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1패 평균자책점 1.84로 상승세를 이어간 네일은 6월 들어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40에 그쳤다. 지난달 25일 롯데를 상대로 9점을 내주는 등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다.
네일은 2일 대구 삼성전 선발로 나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이로써 네일은 17경기 7승 2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에 대해 “제가 생각했을 때 구위 저하보다 상대 타자들이 잘 적응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마쳤으니 전력 분석 파트와 함께 네일이 좋았을 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통산 329홈런에 빛나는 이범호 감독은 “타자들이 네일과 한두 차례 상대해봤기 때문에 볼배합 등 네일의 성향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봐야 한다. 구위 자체는 문제가 없으니 피칭 디자인에 변화를 주면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ABS(자동투구판정 시스템) 존 적응도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 잘 풀릴 때 보면 ABS존에서 아주 미세한 차이로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 판정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네일은 우리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발 요원이다. 아프지 않으니 이 부분만 신경 쓰면 후반기 들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맏형’ 최형우(외야수)는 올 시즌 76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3리(293타수 83안타) 15홈런 71타점 48득점으로 건재를 과시 중이다.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에 대해 “타순 조정은 없을 것 같다. 체력 안배가 필요할 경우 한 번씩 선발 라인업에서 빼주면 된다”고 밝혔다. 또 “많은 타석을 소화했고 (수비 부담이 덜한) 지명타자로 나가지만 경기에 많이 나갔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형우를 향한 이범호 감독의 신뢰는 확고하다. “중요할 때만큼은 항상 쳐준다. 타순 조정 등 변화를 주는 게 득보다 실이 더 크다. 최형우는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집중도가 확 높아진다. 체력 안배만 잘 해준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후배들을 잘 챙기는 역할도 잘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