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탕귀 은돔벨레(28)가 프랑스 리그1 OGC 니스에 합류했다. 오랜만에 보는 행복한 미소와 '엄지 척'이었다.
니스는 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은돔벨레 영입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그는 임대 형태로 갈라타사라이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뒤 토트넘 홋스퍼와 계약을 마쳤다. 이제 은돔벨레는 니스에서 2026년까지 헌신한다"라고 발표했다.
장피에르 리베르 니스 회장은 "매력적이고 의욕이 넘치는 소년을 만났다. 우리는 은돔벨레를 환영한다. 그는 많은 재능을 지니고 있다. 나는 그가 이곳에서 크게 성공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찾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기뻐했다.
부활을 꿈꾸는 은돔벨레 역시 "모든 게 빨리 완료돼 매우 행복하다. 팀과 함께 첫 시즌을 시작하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니스의 프로젝트를 제안받자마자 주저하지 않았다. 나는 니스에 합류하게 돼 기쁘고 자랑스럽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 팀에는 큰 야망이 있고, 나 자신도 도전해야 할 과제가 있다. 니스는 지난 시즌 5위를 차지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 출전할 예정이다. 우리가 아름다운 걸 만들 수 있도록 함께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은돔벨레는 토트넘 팬들이라면 치를 떨 수밖에 없는 이름이다. 둘의 악연은 5년 전 시작됐다. 은돔벨레는 지난 2019년 리옹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무려 옵션 포함 6300만 파운드(약 1107억 원).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하지만 은돔벨레의 토트넘 생활은 대실패였다. 그는 좀처럼 프리미어리그(PL)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고, 안일한 수비 가담과 불성실한 태도,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비판받았다.
무엇보다 태도가 문제였다. 은돔벨레는 2022년 1월 모어컴과 FA컵 경기 도중 팀이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 아웃됐다.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천천히 걸어 나오며 팬들의 분노를 샀다. 주제 무리뉴 감독도 그를 지도하면서 "더 이상 기회를 줄 수 없다"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결국 은돔벨레는 임대 생활을 전전했다. 그는 친정팀 리옹에서 2021-2022시즌 후반기를 보냈고, 나폴리에서 2022-2023시즌을 소화했다. 지난해 여름에도 갈라타사라이에서 1년을 보냈다. 하지만 은돔벨레는 튀르키예 무대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완전 이적에도 실패한 채 또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결국 토트넘은 은돔벨레 판매를 포기하고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는 그를 내보냈다. 위약금 규모만 500만 파운드(약 88억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7000만 유로의 몸값으로 와서 공짜로 팀을 떠난 은돔벨레. 그것도 5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매주 20만 파운드(약 3억 5000만 원)를 받았기에 토트넘 역대 최악의 먹튀라는 비판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니스가 무적이 된 은돔벨레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 역시 제안을 받아들이며 고국 프랑스로 돌아갔다. 은돔벨레가 니스를 택한 이유는 돈이 아니었다. '풋 메르카토'는 "은돔벨레는 상당한 연봉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을 떠날 준비가 돼 있었다. 돈은 그의 원동력이 아니다. 그는 새로운 진지한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은돔벨레는 또 다른 임대 생활을 피하고 싶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과체중으로 받은 비난을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은돔벨레는 최고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 치료하며 대대적으로 몸을 준비했다"라며 "은돔벨레는 그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는 이제 이상적인 체중으로 돌아왔고, 그 어느 때보다 의욕이 강하다"라고 덧붙였다.
아예 마음을 고쳐먹은 은돔벨레다. 풋 메르카토에 따르면 그는 아직 자신이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많다는 걸 보여주기로 결심했고, 몇 가지 해외의 제안도 거부했다. 그는 새로 부임한 프랑크 에스 감독 밑에서 완전히 재출발하면서 젊은 선수단에 자신의 경험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은돔벨레도 반짝이는 재능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2017년 리옹에 합류한 뒤 리그1을 휩쓸었고,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도 맹활약을 펼치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프랑스 국가대표팀으로도 7경기를 치렀다. 토트넘 이적 후엔 완전히 몰락했지만, 번뜩였던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플로리안 모리스 니스 단장이 다시 한번 은돔벨레와 손을 잡은 이유다. 그는 리옹 시절에도 은돔벨레를 영입했던 인물이다.
은돔벨레와 재회한 모리스는 "은돔벨레는 특별한 선수다. 그가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이상적인 환경을 만드는 건 우리에게 달려 있다. 그는 매우 높은 수준을 알고 있다"라며 "우리가 원하는 선수 프로필과 완벽히 일치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은돔벨레급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큰 기대를 걸었다.
한편 은돔벨레는 토트넘을 적으로 만날 가능성도 있다. 니스와 토트넘 모두 다가오는 시즌 UEL에 출전하기 때문. 은돔벨레가 니스에서도 벤치만 지키지 않는다면 그가 토트넘 골문을 정조준하는 그림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만약 그가 실제로 골망까지 흔든다면 토트넘 팬들로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악몽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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