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리오넬 메시(37, 인터 마이애미)가 조국 아르헨티나를 위기에 빠뜨리며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그의 뒤엔 '수호신'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32, 아스톤 빌라)가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에콰도르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4강에 오르며 대회 2연패의 꿈을 이어갔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21년 브라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아르헨티나의 다음 상대는 베네수엘라-캐나다 중 승자가 된다.
아르헨티나는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리오넬 메시, 니콜라스 곤살레스-엔소 페르난데스-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로드리고 데 폴, 니콜라스 탈리아피코-리산드로 마르티네스-크리스티안 로메로-나우엘 몰리나, 에멜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선발로 나섰다.
에콰도르는 4-4-1-1 포메이션을 택했다. 에네르 발렌시아, 모세스 카이세도, 예레미 사르미엔토-알란 프랑코-카를로스 그루에소-켄드리 파에스, 피에로 인카피에-윌리안 파초-펠릭스 토레스-앙헬로 프레시아도, 알렉산데르 도밍게스가 먼저 출격했다.
경기 초반 에콰도르가 매섭게 몰아쳤다. 전반 6분 카이세도 좋은 패스 연계를 통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슈팅에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골키퍼에게 쉽게 잡혔다.
에콰도르가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전반 15분 사르미엔토가 왼쪽에서 내준 컷백 패스를 받아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그는 침착하게 한 번 접은 뒤 슈팅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파에스의 슈팅은 골대를 넘어갔다. 1분 뒤에는 프레시아도가 박스 안으로 뛰어들어 크로스에 발을 갖다 댔으나 뜨고 말았다.
아르헨티나가 반격을 시작했다. 전반 22분 메시가 수비를 끌어당긴 뒤 반대편 박스 안으로 좋은 로빙 패스를 찔러넣었다. 하지만 에콰도르 수비가 빠르게 달려들면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전반 27분 엔소의 헤더는 옆으로 빗나갔다.
아르헨티나도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4분 간결한 패스로 에콰도르의 높은 전방 압박을 풀어내며 결정적 역습 기회를 맞았다. 엔소가 수비를 따돌리고 슈팅을 날려봤지만, 수비벽에 막혔다.
'단신 센터백' 리산드로가 해결사로 떠올랐다. 전반 35분 메시가 감아올린 코너킥을 맥 알리스터가 절묘한 백헤더로 연결했다. 이를 리산드로가 다시 머리로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은 아르헨티나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에콰도르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15분 코너킥 공격에서 데 폴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데 폴은 손을 가슴에 붙였기에 억울함을 호소해 봤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발렌시아가의 슈팅이 왼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나가면서 동점골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가 갈수록 거칠어졌다. 주심이 좀처럼 카드를 꺼내지 않자 몸싸움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30분엔 카이세도, 후반 32분엔 곤살레스가 거친 반칙으로 경고를 받았다.
에콰도르가 극장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추가시간 존 예보아가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로 절묘하게 돌려놓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오프사이드를 주장했지만, 오랜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 인정됐다. 경기는 그대로 1-1로 끝났다.
양 팀은 운명이 걸린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는 정규시간 내에 승자를 가리지 못하면 연장전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를 시작한다.
아르헨티나 1번 키커 메시가 실축했다. 가운데로 찬 파넨카 킥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말았다. 하지만 마르티네스가 에콰도르 1번 키커 앙헬 메나의 슈팅을 완벽히 막아내며 메시의 실수를 만회했다. 그는 에콰도르의 두 번째 슈팅까지 막아낸 뒤 기쁨의 엉덩이 댄스를 췄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4명의 키커가 모두 골망을 가르며 4-2로 승리했다. 메시도 밝게 웃으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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