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미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코파 아메리카에 빈 좌석이 늘어가고 있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흥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5일(한국시간) "코파 아메리카 2024 본선 무대가 월드컵 개최 2년을 앞두고 미국에서 열리고 있지만 일부 경기 관중 수가 저조해 경기장 열기가 가라앉고 있다"고 전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는 첫 월드컵이다. 최초 3개국(캐나다, 멕시코, 미국)이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경기 수가 대폭 늘어난다는 점에서 축구 팬들에게는 여러 모로 반가운 월드컵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축구의 인기가 낮은 북미에서 거의 대부분의 경기가 열린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멕시코와 달리, 미국과 캐나다는 축구 열기가 상대적으로 뜨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이 이번 코파 아메리카를 통해 드러났다.
기사에 따르면 디펜딩 챔피언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스타들이 즐비한 코파 우승 후보들이 나서는 경기장은 매진 사례를 이뤘다. 하지만 그 외 국가들은 반쯤 빈 경기장에서 뛰어야 했다. 2년 후에도 같은 곳에서 월드컵 본선 경기가 열린다.
개최국인 미국 역시 마찬가지. 미국은 8만 명을 수용하는 AT&T 스타디움에서 볼리비아와 조별리그 개막전을 치렀으나 4만 8000명도 차지 않았다.
파나마와 2차전 역시 7만 1000석 규모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 5만 9145명만 찾았고, 7만 6000명을 수용하는 애로헤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우루과이와 3차전은 5만 5460명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이 조별리그서 1승 2패로 탈락, 개최국 관중 열기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미국 경기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은 절대 아니다.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최종전은 월드컵이 아닌 축구 경기 중 가장 많은 관중이 TV로 지켜본 것으로 드러났다. 축구에 대한 관심이 관중 유입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독일에서 개최되고 있는 유로 2024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유로 2024는 경기 당 평균 5만 명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 경기장도 유럽이 축구 관람에 최적화된 축구 전용구장인 것에 반해 미국은 미식축구 구장 등에 변화를 준 대규모 다목적 구장이 대부분이다.
코파 아메리카를 주최하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조별리그까지 100만 장의 표가 팔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경기가 대규모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열리다보니 조용한 분위기에서 경기가 치러졌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현지의 덥고 습한 날씨도 관중몰이에 문제가 됐다. 경기 중 부심이 탈수 증세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을 정도. 2년 후에는 한달 정도 당겨 대회가 열리지만 여전히 무더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전망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티켓 가격도 팬들의 발길을 막았다고 봤다. 유로가 60유로(65달러, 약 8만 9000원) 정도에 경기 티켓 구매가 가능한 데 반해 코파 아메리카는 가장 저렴한 경기 좌석이 최소 110달러(약 15만 원)에 달했다고.
동시에 접근성도 문제가 됐다. 유로는 유럽 중심부에 위치한 독일에서 열려 자동차, 기차 등 다양한 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코파는 대부분 적지 않은 항공권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2년 후 월드컵을 앞두고 유로와 코파가 여러 모로 비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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