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무려 7년의 기다림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엘리엇 라모스(25)가 5년 만에 빅리그 데뷔에 이어 7년 만에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8일(한국시간) 2024 메이저리그 올스타팀에 선정된 선수들에 대한 13가지 놀라운 통계와 사실을 공개했다.
그중 하나로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라모스가 뽑혔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라모스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9번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지명된 유망주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현재 두산에서 맹활약 중인 헨리 라모스(32)의 친동생이자, 이정후의 시즌 아웃 후 그를 대신해 주전을 꿰찬 선수로서 알려졌다.
지난해 3경기 13이닝을 중견수로 소화했던 동생 라모스는 올해는 코너 외야수로 주로 출전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주전 중견수 이정후의 어깨 탈골 부상과 그의 첫 대체자였던 루이스 마토스(22)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서 기회가 왔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에 따르면 밥 멜빈 감독은 동생 라모스를 시즌 처음으로 선발 중견수로 내보내면서 "마이클 콘포토가 좌익수로 돌아옴에 따라 지금은 라모스가 중견수로 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일주일 반짝에 지나지 않았던 마토스와 달리 동생 라모스의 활약은 꾸준했다. 동생 라모스는 주전으로 올라선 6월을 27경기 타율 0.304(112타수 34안타), 8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6으로 마쳤다. 7월도 8일 현재까지 6경기 타율 0.333(24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 OPS 0.968로 순항 중이다.
그 결과 올 시즌 44승 47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까지 처져있는 샌프란시스코에 에이스 로건 웹(28)과 둘뿐인 올스타로 선정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의 통계 전문가 사라 랭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역사에서 24세 이하 시즌에 올스타가 된 외야수는 동생 라모스가 10번째, 8명째로 가장 최근이 1984년 칠리 데이비스였다. 또한 1986년 칠리 데이비스 이후 샌프란시스코가 배출한 최초의 홈 그로운 중견수이기도 했다.
별것 아닌 기록으로 보일지도 보이지만,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동생 라모스 개인에게는 의미가 깊다. 올스타 기록이 말해주듯 샌프란시스코에는 한동안 직접 육성한 스타 외야수를 보기 어려웠다. 특히 2000년 오라클 파크가 개장하고 나서는 우측 외야 쪽 매코비만의 강한 해풍으로 강타자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어린 외야수들이 더욱 자리를 잡기 어려워졌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춰야 해 타 팀도 자체 생산하기 어려운 중견수 포지션은 물론이고, 드넓은 우측 외야로 인해 중견수만큼이나 우익수의 수비도 까다로워 베테랑에게 돌아가기 쉬웠다. 비교적 수비 부담이 덜한 좌익수도 만만치 않아서 샌프란시스코의 최고 스타 배리 본즈가 은퇴한 2007년 이후 18년 연속으로 개막전 좌익수가 바뀌었다.
2022년 좌익수로 데뷔한 동생 라모스도 그중 하나가 될 뻔했다. 동생 라모스는 지명 당시 MLB.com으로부터 샌프란시스코 레전드 버스터 포지(37) 이후 가장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5툴 플레이어로 주목받았다. 그중 콘택트 툴이 타석에서의 인내심, 접근법 등으로 인해 가장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약점으로 지목받았다. 실제로 그 탓에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드래프트 동기들과 비교해 시간이 소요됐다.
메이저리그 유망주 순위도 주로 톱100 하위권에서 널뛰었다. MLB.com의 파이프라인 기준으로 동생 라모스는 2018년 63위, 2019년 92위, 2020년 65위, 2021년 81위로 평가받았고 202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에는 유망주로도 불릴 수 없었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 등에서도 선수 평가 척도 중 하나인 20-80 스케일에서 메이저리그 평균을 뜻하는 50점도 받지 못할 때가 있는 등 그저 그런 유망주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정후의 시즌 아웃으로 빅리그 데뷔 3년 만에 풀타임을 보장받으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터트렸다. 8일 경기 종료 기준으로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동생 라모스는 기대 장타율, 배럴 타구 비율, 배트 스피드, 정타 비율 등에 다수의 공격 세이버메트릭스 지표에서 메이저리그 최상위 10% 안에 이름을 올리며, 현재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같은 시속 75.5마일의 평균 배트 스피드로 외야 모든 방향에 타구를 날리면서 왜 자신이 5툴 플레이어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이정후 대체자를 넘어 이제 당당히 향후 주전 한 자리를 꿰찬 동생 라모스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코너 외야수 중 하나였던 오스틴 슬래터(32)를 현금과 함께 신시내티 레즈로 보내며 좌완 불펜 투수 알렉스 영을 트레이드했다. 동생 라모스에 대한 믿음이 있어 가능한 교통정리였다. 또 다른 매체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슬래터의 잦은 부상은 라모스와 마토스에게 길을 열어줬다. 라모스는 꾸준히 중견수로 출장하기 시작했고 마토스는 우타자 백업 요원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잊혀 가는 듯했던 동생 라모스의 인생 역전의 이유로 MLB.com은 꾸준한 출장 기회를 언급했다. 올 시즌 전까지 동생 라모스는 빅리그에서 9경기 연속 출장한 것이 고작이었다. MLB.com은 지난 3일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라모스 같은 선수들이 특히 타석이 제한적일 때 당장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인정했다"며 감독의 인터뷰를 실었다.
멜빈 감독은 "어린 선수가 빅리그에 올라와 주전 기회를 차지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라모스가 보여준 숫자를 보면 그 기간에 얼마나 일관성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라모스는 일 년 내내 빅리그에 있지 않았음에도 올스타 수준의 야구를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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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라모스. /AFPBBNews=뉴스1 |
엘리엇 라모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8일(한국시간) 2024 메이저리그 올스타팀에 선정된 선수들에 대한 13가지 놀라운 통계와 사실을 공개했다.
그중 하나로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라모스가 뽑혔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라모스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9번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지명된 유망주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현재 두산에서 맹활약 중인 헨리 라모스(32)의 친동생이자, 이정후의 시즌 아웃 후 그를 대신해 주전을 꿰찬 선수로서 알려졌다.
지난해 3경기 13이닝을 중견수로 소화했던 동생 라모스는 올해는 코너 외야수로 주로 출전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주전 중견수 이정후의 어깨 탈골 부상과 그의 첫 대체자였던 루이스 마토스(22)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서 기회가 왔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에 따르면 밥 멜빈 감독은 동생 라모스를 시즌 처음으로 선발 중견수로 내보내면서 "마이클 콘포토가 좌익수로 돌아옴에 따라 지금은 라모스가 중견수로 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일주일 반짝에 지나지 않았던 마토스와 달리 동생 라모스의 활약은 꾸준했다. 동생 라모스는 주전으로 올라선 6월을 27경기 타율 0.304(112타수 34안타), 8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6으로 마쳤다. 7월도 8일 현재까지 6경기 타율 0.333(24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 OPS 0.968로 순항 중이다.
그 결과 올 시즌 44승 47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까지 처져있는 샌프란시스코에 에이스 로건 웹(28)과 둘뿐인 올스타로 선정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의 통계 전문가 사라 랭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역사에서 24세 이하 시즌에 올스타가 된 외야수는 동생 라모스가 10번째, 8명째로 가장 최근이 1984년 칠리 데이비스였다. 또한 1986년 칠리 데이비스 이후 샌프란시스코가 배출한 최초의 홈 그로운 중견수이기도 했다.
헨리 라모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엘리엇 라모스. /AFPBBNews=뉴스1 |
별것 아닌 기록으로 보일지도 보이지만,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동생 라모스 개인에게는 의미가 깊다. 올스타 기록이 말해주듯 샌프란시스코에는 한동안 직접 육성한 스타 외야수를 보기 어려웠다. 특히 2000년 오라클 파크가 개장하고 나서는 우측 외야 쪽 매코비만의 강한 해풍으로 강타자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어린 외야수들이 더욱 자리를 잡기 어려워졌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춰야 해 타 팀도 자체 생산하기 어려운 중견수 포지션은 물론이고, 드넓은 우측 외야로 인해 중견수만큼이나 우익수의 수비도 까다로워 베테랑에게 돌아가기 쉬웠다. 비교적 수비 부담이 덜한 좌익수도 만만치 않아서 샌프란시스코의 최고 스타 배리 본즈가 은퇴한 2007년 이후 18년 연속으로 개막전 좌익수가 바뀌었다.
2022년 좌익수로 데뷔한 동생 라모스도 그중 하나가 될 뻔했다. 동생 라모스는 지명 당시 MLB.com으로부터 샌프란시스코 레전드 버스터 포지(37) 이후 가장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5툴 플레이어로 주목받았다. 그중 콘택트 툴이 타석에서의 인내심, 접근법 등으로 인해 가장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약점으로 지목받았다. 실제로 그 탓에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드래프트 동기들과 비교해 시간이 소요됐다.
메이저리그 유망주 순위도 주로 톱100 하위권에서 널뛰었다. MLB.com의 파이프라인 기준으로 동생 라모스는 2018년 63위, 2019년 92위, 2020년 65위, 2021년 81위로 평가받았고 202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에는 유망주로도 불릴 수 없었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 등에서도 선수 평가 척도 중 하나인 20-80 스케일에서 메이저리그 평균을 뜻하는 50점도 받지 못할 때가 있는 등 그저 그런 유망주로 흘러가는 듯했다.
이정후(왼쪽에서 두 번째)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 도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 교체 아웃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엘리엇 라모스. /AFPBBNews=뉴스1 |
그러나 이정후의 시즌 아웃으로 빅리그 데뷔 3년 만에 풀타임을 보장받으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터트렸다. 8일 경기 종료 기준으로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동생 라모스는 기대 장타율, 배럴 타구 비율, 배트 스피드, 정타 비율 등에 다수의 공격 세이버메트릭스 지표에서 메이저리그 최상위 10% 안에 이름을 올리며, 현재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같은 시속 75.5마일의 평균 배트 스피드로 외야 모든 방향에 타구를 날리면서 왜 자신이 5툴 플레이어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이정후 대체자를 넘어 이제 당당히 향후 주전 한 자리를 꿰찬 동생 라모스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코너 외야수 중 하나였던 오스틴 슬래터(32)를 현금과 함께 신시내티 레즈로 보내며 좌완 불펜 투수 알렉스 영을 트레이드했다. 동생 라모스에 대한 믿음이 있어 가능한 교통정리였다. 또 다른 매체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슬래터의 잦은 부상은 라모스와 마토스에게 길을 열어줬다. 라모스는 꾸준히 중견수로 출장하기 시작했고 마토스는 우타자 백업 요원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잊혀 가는 듯했던 동생 라모스의 인생 역전의 이유로 MLB.com은 꾸준한 출장 기회를 언급했다. 올 시즌 전까지 동생 라모스는 빅리그에서 9경기 연속 출장한 것이 고작이었다. MLB.com은 지난 3일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라모스 같은 선수들이 특히 타석이 제한적일 때 당장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인정했다"며 감독의 인터뷰를 실었다.
멜빈 감독은 "어린 선수가 빅리그에 올라와 주전 기회를 차지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라모스가 보여준 숫자를 보면 그 기간에 얼마나 일관성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라모스는 일 년 내내 빅리그에 있지 않았음에도 올스타 수준의 야구를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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