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일 중 97일 1위' 호랑이 엉덩이 만지다 끝난 전반기, 탄탄한 뎁스 있어 가능했다
입력 : 2024.07.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IA 선수단이 승리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수단이 승리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탄탄한 뎁스의 힘으로 전반기를 1위로 마친 KIA 타이거즈가 그 기세를 이어간다. 좌충우돌했던 전반기 마지막 10경기에서도 선수단 체력 관리에 힘썼던 노력이 후반기에 빛을 발할지 기대된다.

올해 3월 23일 시작된 KBO 리그에서 KIA는 7월 8일 기준으로 109일 중 97일을 1위로 군림했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등이 꾸준히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번번이 맞대결에서 밀리며 호랑이의 엉덩이만 만지다 끝났다. 6월 7일부터 6월 11일까지 LG가 잠시 1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고는 4월 9일부터 7월 8일까지 KIA는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KIA가 장기간 1위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탄탄한 선수층이 이유로 꼽힌다. 3루수 김도영이 큰 부상 없이 23홈런 26도루에 성공하며 전반기 83경기 중 81경기를 소화했고 유격수 박찬호도 75경기 타율 0.298(305타수 91안타)로 마찬가지였다. 한동안 고민이던 1루는 10년간 외야수로만 활약했던 이우성이 포지션 변경 첫 해 만에 완벽하게 주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해결됐다. 이우성은 나쁘지 않은 1루 수비를 보여주면서도 타율 0.317(278타수 88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42로 중심타선을 든든히 뒤에서 받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FA 서건창은 1루와 2루를 오고 가며 타율 0.281(139타수 39안타) OPS 0.774로 백업으로서 든든한 역할을 해줬다.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고민이었던 안방은 한준수의 급성장으로 안정을 찾았다. 한준수는 66경기 타율 0.305(167타수 51안타), OPS 0.807로 양의지(두산), 박동원(LG) 다음가는 생산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된 김태군 역시 62경기 타율 0.258(132타수 34안타)로 한준수의 부족한 경험을 채워주며 시즌을 훌륭히 수행했다.

외야 역시 꾸준했던 최형우는 물론이고 한동안 부진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나성범이 6월 이후 본격적으로 실력 발휘를 하면서 후반기를 기대케 했다. 소크라테스는 6월 이후 7월 8일까지 27경기 타율 0.354(99타수 35안타) 6홈런 23타점 OPS 1.059, 나성범은 27경기 타율 0.303(109타수 33안타) 4홈런 19타점 OPS 0.864로 반등에 성공했다. 중견수 최원준 역시 타율 0.246으로 부진했던 6월을 지나 7월 2~4일 삼성과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 9타수 4안타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스윕으로 마무리한 대구 원정 3연전은 특히나 뎁스의 힘이 돋보였다. 4일 경기에서 박정우는 나성범을 대신해 빠른 발로 8회 초 동점 득점에 성공한 데 이어 9회 초 2사 1, 2루 타석에서는 오승환을 공략해 결승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 그날의 영웅이 됐다. 뒤이어 적시타를 친 홍종표는 백업으로서 51경기 77타석만 소화하면서도 타율 0.319(69타수 22안타) OPS 0.808로 언제든 경기 후반을 맡길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백업 외야수 이창진의 경우 좌완 상대 타율 0.298(57타수 17안타) OPS 0.862로 경기 후반 좌투 킬러로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는 중이다.

홍종표.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홍종표.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투수진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제임스 네일은 2선발이라는 평가와 달리 강력한 스위퍼를 무기로 17경기 7승 2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윌 크로우도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3.57로 팀에 승리를 가져다줬고 그를 대신한 캠 알드레드도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38로 순조롭게 리그에 적응 중이다.

'대투수' 양현종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좌완 영건 이의리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상황에서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96⅔이닝을 소화하며 팀에 6승(3패)을 가져다줬다. 황동하-윤영철로 이뤄진 어린 하위 선발 페어는 11승을 합작하며 든든하게 뒤를 받쳤다. 불펜 역시 마무리 정해영을 필두로 장현식-전상현-최지민-곽도규가 한 명이 힘이 떨어질 때 다른 한 명이 힘을 내는 상호보완 작용을 하면서 팀이 22번(리그 3위)의 역전승을 만드는 데 큰 보탬이 됐다.

대부분의 팀이 초반부터 몰아친 일정으로 불펜의 힘이 떨어진 전반기 막판, 이범호 감독의 체력 관리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월 25일 부산 원정에서 KIA는 롯데에 14-1로 앞서던 경기를 14-15 역전을 허용하고 연장 12회·5시간 20분의 혈투 끝에 15-15 무승부로 마무리하면서 한 주의 계획이 꼬였다. 그러자 이후 3경기에서는 필승조에 가까운 곽도규가 한 차례 등판한 것을 제외하고는 필승조를 내보내지 않았다.

그렇게 관리한 결과 삼성과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 다시 필승조를 가동할 수 있었고 3위 삼성을 제압하면서 끝내 2위와 3.5경기 차 1위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이렇듯 탄탄한 뎁스와 관리 야구로 상위 팀 상대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2위 LG 상대 6승 3패, 두산 상대 6승 1무 5패, 삼성에 5승 3패로 이 세 팀에 모두 우위를 점한 팀은 오로지 KIA뿐이다. 다소 여유 있는 상황에서 후반기를 시작하는 KIA는 시작부터 강적 LG를 상대한다. 후반기 첫 경기 KIA의 선발 투수는 제임스 네일, 상대도 케이시 켈리를 내세워 외국인 에이스끼리 맞대결을 펼친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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