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의 현역 시절 상징과도 같은 36번을 새기고 퓨처스 올스타전의 영웅이 된 임종성. 이승엽 감독은 그를 향후 베어스의 차기 3루수 재목으로 낙점했다.
두산 신인 내야수 임종성(19)은 지난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북부 올스타의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임종성은 첫 타석에서 10개 구단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남부 올스타 선발 한차현(KT 위즈)을 상대로 선제 솔로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1B-2S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한차현의 4구째를 제대로 받아쳐 비거리 120m 좌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퓨처스리그 ‘0홈런’0의 임종성이 프로 입단 후 감격의 첫 홈런포를 가동한 순간이었다.
4회초 우익수 뜬공, 7회초 삼진으로 물러난 임종성은 5-9로 뒤진 8회초 2사 1루에서 등장, 정현수(롯데 자이언츠) 상대로 우전안타를 치며 멀티히트까지 달성했다. 북부 올스타에서 2안타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함창건(LG 트윈스)과 임종성 뿐이었다.
임종성은 수비에서도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2-9로 끌려가던 7회말 1사 후 조세진의 안타성 타구를 멋진 다이빙 점핑 캐치로 처리한 뒤 1루에 뿌려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5-9로 뒤진 8회말에도 이인한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으로 잡아낸 뒤 2루에 깔끔하게 송구했다. 두산 주전 3루수 허경민의 뒤를 이을 재목이 탄생한 것처럼 보였다.
임종성은 공수 맹활약에 힘입어 퓨처스 올스타전 감투상의 주인공이 됐다. 상금 100만 원과 부상으로 메디힐 코스메틱 제품을 받았다.
임종성의 활약 소식을 접한 이승엽 감독은 8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에 “올 시즌 홈런이 하나도 없는데 거기서 치더라. 스타성이 있는 선수인가”라고 웃으며 “우리 어린 선수가 퓨처스 올스타전 나가서 야구팬들 앞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사실 그 동안 2군 성적만 봤지, 어느 정도 하는지 몰랐는데 그런 중요한 경기에서 홈런을 쳤다. 사람들에게 (임)종성이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임종성은 이승엽 감독의 모교인 경북고를 나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3라운드 22순위 지명된 내야 유망주다. 입단과 함께 이승엽 감독의 현역 시절 등번호였던 ‘36번’을 당차게 새겼고, 퓨처스리그 47경기 타율 2할5푼8리 15타점 활약에 힘입어 별들의 축제에 초대받았다.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만난 두산 관계자는 “임종성은 구단이 2년 뒤 내야 주전감으로 생각하고 있는 유망주다.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구단도 플레이를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사령탑은 한술 더 떠 임종성을 향후 허경민의 뒤를 이을 3루수 재목으로 평가했다.
이승엽 감독은 “2군 평가가 되게 좋다. 성적보다 또 다른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두산 주전 3루수가 충분히 될 자질을 갖고 있다는 보고가 계속 들어온다. 그래서 요즘 성적을 유심히 보고 있다”라며 “2군에서 되게 열심히 성실하게 훈련에 임한다고 하더라. 언젠가 1군에서 볼 날이 있을 것”이라고 19세 신인의 잠재력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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