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충격의 코치진 물갈이' 삼성 구한 '대기만성 거포', 꼴찌 타선에 부활 불꽃 지폈다
입력 : 2024.07.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삼성 이성규가 10일 NC전에서 1회말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이성규가 10일 NC전에서 1회말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4위로 전반기를 마치고도 코치진이 물갈이 됐다. 외국인 타자도 교체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후반기 첫 경기 5연패를 끊어내며 삼성 라이온즈가 값진 승리를 챙겼다. 그 중심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성규(31)가 있엇다.

이성규는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1볼넷 5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5-6 대승을 이끌었다.

2016년 2차 4라운드 전체 31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성규가 한 경기 4안타, 5타점을 기록한 건 모두 처음이다. 그만큼 의미가 남달랐던 경기였다.

경기 초반부터 타격감을 폭발시켰다. 팀이 3-0으로 앞서간 1회말 1사 1,3루에서 카스타노의 포크볼을 강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작렬했다. 지난 15일 NC전 이후 11경기 만에 나온 시즌 13호 홈런.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3루타를 때려낸 뒤 류지혁의 안타로 홈을 밟은 이성규는 5회말 1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7회말엔 볼넷으로 출루하더니 8회말 1타점 적시타까지 총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사이클링 히트에 2루타 하나가 빠진 완벽한 활약이었다.

이성규(왼쪽)가 홈런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성규(왼쪽)가 홈런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성규는 데뷔 후 다양한 툴을 지닌 선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나 2군에선 홈런왕을 차지할 정도로 거포 기대주로서 주목을 받았지만 1군에만 오면 늘 2% 아쉬웠다.

2020년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날리기도 했지만 타율은 0.181에 그쳤다. 미완의 대기에 그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자아냈다.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대기만성'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80경기에서 타율 0.263 13홈런 38타점 32득점 8도루(도루성공률 88.9%), OPS(출루율+장타율) 0.858에 득점권 타율도 0.326으로 클러치 능력까지 뽐내고 있다.

6월 타율 0.225로 팀 타선과 함께 하락세를 탔지만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후반기 첫 시즌 당당히 팀 타선을 이끌었다.

올 시즌은 확실히 달라졌다. 멘탈에서 한층 더 강화됐다. 앞서 스타뉴스와 만나 "예년과 다른 건 타석에서 자신감이 더 생기다보니 제 스윙을 하고 그 결과로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김)헌곤이 형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이 좋아졌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를 하지 않으려고 하니 심리적으로 많이 편해졌다"고 반등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어렸을 땐 너무 잘하려고만 하다보니 안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런 부분에서 '계속 잘하려고만 하면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어떻게 계속 잘하냐'는 조언을 많이 들었고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적시타를 때려낸 이성규(왼쪽).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적시타를 때려낸 이성규(왼쪽).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20홈런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장타력을 폭발시키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부분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이성규는 "결과를 내려고만 하니 타석에서 쫓기고 삼진을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면서 "지금도 삼진을 많이 먹고 있지만 '삼진 당하면 어떡하지' 이런 마음은 많이 사라졌다. 코치님도 '삼진 당해도 된다'고 해주시니 편하게 치고 덩달아 결과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멘탈적으로 성장한 이성규가 후반기 첫 경기부터 폭발하며 삼성은 이날 장단 16안타를 날리며 15점을 냈다. 삼성이 10득점 이상을 기록한 건 10경기 만이다. 구자욱도 홈런포를 가동했고 부진에 빠져 있던 박병호도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김영웅, 이재현, 이병헌, 윤정빈 등 젊은 타자들의 동반 성장 속에 많은 연승을 달리기도 했던 삼성이지만 연패도 많았다. 그만큼 분위기에 좌우되는 일이 많았다. 이성규도 "우리가 어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해서 경기를 풀어가는 게 아니다. 오늘 이 선수가 잘하면 내일은 또 다른 선수가 잘하고 계속 이렇게 돌아가다보니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며 "(김)영웅이 등 어린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어 힘을 더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삼성은 팀 타율 0.262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연패를 끊어내며 분위기를 수습한 삼성이 다시 무서운 상승세를 탄다면 순위 경쟁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날은 코너 시볼드가 신민혁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무게감에서 앞서는 가운데 삼성 타선이 신민혁마저 제압하며 연승 행진에 시동을 걸기 위해 나선다.

팀 승리 후 이성규(왼쪽)가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팀 승리 후 이성규(왼쪽)가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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