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KBO리그 MVP를 수상하며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투수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스타급 활약으로 트레이드 매물로서 가치를 크게 높였다.
페디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화이트삭스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1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뜬공, 삼진, 땅볼로 실점 없이 넘어간 페디는 5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막았다. 1회에만 35개의 공을 던지며 힘을 뺐지만 2~4회 4이닝 55개로 투구수 관리가 이뤄졌다.
이날 경기 총 투구수는 90개로 스트라이크 58개, 볼 32개. 커터(49개), 싱커(23개), 스위퍼(11개), 체인지업(7개) 등 4가지 구종을 구사했다. 싱커 구속은 최고 시속 94.3마일(151.8km), 평균 93.4마일(150.3km). 좌타자 상대 커터와 체인지업, 우타자 상대 싱커와 스위퍼 조합으로 5이닝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이날이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페디는 19경기(111⅓이닝) 7승3패 평균자책점 2.99 탈삼진 99개로 마무리했다. 아메리칸리그(AL) 이닝 공동 7위, 평균자책점 9위.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 4.3으로 리그 전체 투수 중에서 세스 루고(캔자스시티 로열스·4.4) 이어 2위에 오르며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쳤다.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경기 후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은 “어떻게 페디가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않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L 올스타 투수로는 12명이 선정됐는데 화이트삭스에선 1선발 개럿 크로셰가 유일하게 들어갔다. 야수를 포함해서도 크로셰가 팀 내 유일한 올스타이기도 하다.
성적만 놓고 보면 페디가 올스타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폴 감독은 “작년 한국에서 활약한 리포트대로 페디는 일관성이 있고, 무기들이 있으며 경쟁심이 있다. 경기에 계속 나서 팀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훌륭한 기질과 내구성을 갖춘 선수라고 정확하게 적혀 있었다. 페디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게 바로 이 모든 것이다”고 치켜세웠다.
페디는 “올스타에 뽑힐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올스타전에 나가면 영광이겠지만 아쉬울 때 조금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전반기 활약에 대해 “솔직히 매우 만족스럽다. 아직 선발등판이 많이 남아있어 더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전반기에 잘 던졌고, 성장했다. 내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팀에 승리할 기회를 줬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고 돌아봤다.
오는 31일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페디가 화이트삭스를 떠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화이트삭스는 27승68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중에서 최악의 승률(.284)을 기록 중이다. 강제 리빌딩으로 원투펀치 크로셰와 페디 모두 트레이드 블록에 올라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2013~2016년 크리스 세일과 호세 퀸타나를 연상시키는 크로셰, 페디 원투펀치는 오래 가지 않을 것 같다’며 ‘올해와 내년 연봉으로 750만 달러를 받는 페디는 계약이 1년 반 남아있어 가치가 높은 트레이드 칩이다. 트레이드가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몸값 대비 활약상이 뛰어난 페디를 데려가가 위해선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시즌 초반부터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지 않았던 페디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고 상황을 받아들이며 “경기에 나설 때마다 화이트삭스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투구하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트레이드가 되기 전까지 화이트삭스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