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대체 외인투수로 신의 한 수인가?
KIA 타이거즈의 부상 대체 외인투수 캠 알드레드(27)가 무난한 투구로 선발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역대급 외인이라던 윌 크로우의 부상 빈자리를 넘치도록 메워주고 있다. KIA는 우승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진의 안정감을 찾았다. 향후 7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의 희망을 던져주었다. 정식 외인으로 전환이 예상된다.
알드레드는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쾌투를 펼쳤다. 7회2사까지 9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단 1안타 2볼넷 실점없이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팀의 4-2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KIA는 시리즈를 모두 쓸어담으며 6연승을 질주했고 1위를 굳게 지켰다.
완벽한 투구였다. 1회 첫 타자 홍창기를 시작으로 5회 첫타자 문보경까지 13타자를 상대로 퍼펙트 피칭을 했다. 박동원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첫 출루를 허용했다. 7회 1사후 오스틴에게 안타를 맞을 때까지 노히트 투구였다. 2사 후 마운드를 장현식에게 넘기고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고 강판했다.
입단후 6경기째 등판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좌타자의 등으로 가다 휘어져 들어가는 슬라이더, 우타자 안쪽 깊이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LG 타자들이 고전했다. 6경기 가운데 이날까지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펼쳤다. 평균자책점 3,.45,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 1.18, 피안타율 2할1푼9리를 기록중이다.
명품 슬라이더에 직구 구속도 140km대 후반까지 던지는데다 제구력도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좌타자 피안타율(OAVG) 1할4푼6리를 기록하는 등 좌승사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9이닝당 삼진도 리그 최상위 수준인 10.63개이다. 9이닝당 볼넷은 3.45개이다. 리그 투수 가운데 우등생 투구를 펼치고 있다.
8경기에서 5승을 따낸 윌 크로우가 팔꿈치 수술과 함께 이탈하자 급하게 영입한 투수였다. 대체 외인 신분이지만 그동안 보여준 구위와 안정성을 감안하면 그대로 정식 외인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에 강력한 좌타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새로운 용병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알드레드는 지난 6월초 입단 회견에서 다소 소심한 성격을 보여주었다. 말도 조그맣게 하는 바람에 취재진에게서 좀 크게 말해달라는 말까지 들었다. 알드레드는 "경기장 밖에서는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그러나 마운드에서는 180% 바꾸어 나쁜 남자라는 마음을 갖고 던진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의 말대로 마운드에서는 나쁜 남자가 되고 있다.
KIA에게도 6이닝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좌승사자를 보유하게 됐다.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알드레드가 연착륙에 성공하면서 KIA 선발진은 우승에 중요한 퍼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KIA 선발진은 제임스 네일, 양현종과 함께 123펀치를 구축했다. 강력한 타선까지 터지고 있어 그만큼 승리확률을 높여주고 있다. 알드레드의 영입은 성공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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