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축구계 역사가 새로 탄생할 뻔했다. '스페인 초신성' 라민 야말(17, 바르셀로나)이 세계 최고 이적료 신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다.
미국 '포브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통신사 'EFE'를 인용해 "바르셀로나는 '원더보이 윙어' 야말에 대한 2억 5000만 유로(약 3731억 원) 짜리 제안을 거부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라민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온 유럽의 화제가 되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PSG)이 그의 이적료로 2억 5000만 유로를 제안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측은 곧바로 거절했다. 그들은 야말을 '스포츠 프로젝트의 초석으로서 이적 불가' 자원으로 여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바르셀로나가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야말은 축구 역사에서 가장 비싼 선수가 될 수 있었다. 기존의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은 2017년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PSG에 합류하면서 남겼던 2억 2200만 유로(약 3313억 원). 당시 바르셀로나는 그 정도 금액이면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PSG가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하며 네이마르를 데려갔다.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포브스는 "바르셀로나는 야말의 바이아웃 금액을 10억 유로(약 1조 4942억 원)로 설정했다. 그들은 네이마르 사가에서 교훈을 얻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PSG를 과소평가하며 네이마르를 빼앗겼다"라고 설명했다.
2007년생 야말은 스페인을 넘어 유럽 최고의 기대주다. 그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네이마르나 호나우지뉴에 비견되는 재능을 뽐냈다. 지난해 4월엔 15살 9개월 16일의 나이로 라리가에 데뷔했다.
야말은 지난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는 리그 37경기에서 5골 5도움을 기록하며 바르셀로나의 미래이자 현재가 됐다. 바르셀로나는 빠르게 그와 2026년까지 재계약을 맺으며 10억 유로에 달하는 바이아웃 조항까지 넣었다.
아직도 고등학생이지만, 야말은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그는 유로 2024에서도 꾸준히 선발로 나서면서 특유의 왼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휘젓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4강전에선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가르며 스페인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유로 역대 최연속 득점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야말은 프랑스전에서 만 16세 362일의 나이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유로를 넘어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도 그보다 어린 나이로 골 맛을 본 선수는 없었다. '축구 황제' 펠레가 월드컵에서 첫 골을 기록했을 때도 만 17세 239일이었다.
PSG가 이런 야말을 점찍었다.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킬리안 음바페의 대체자로 야말을 노린 것. PSG는 과거 네이마르를 영입했던 것처럼 다시 한번 바르셀로나 최고 재능을 빼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금액도 네이마르 이적료를 뛰어넘는 2억 5000만 유로로 설정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주안 라포르타 회장은 지난 3월에도 야말의 이적료로 2억 유로(약 2986억 원)를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엔 더 높은 금액까지 거절하면서 야말을 얼마나 아끼는지 보여줬다.
포스브는 "바르셀로나 기술 사무국은 야말에 대한 제안을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물론 야말을 판매하면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체할 수 없는 재능을 잃을 위험을 감수할 순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야말은 바르셀로나 1군 선수단에 정식 합류했다. 바르셀로나는 1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야말과 파우 쿠바르시는 이번 화요일부터 1군 정식 멤버가 됐다. 이전까지 야말은 2군 팀, 쿠바르시는 19세 이하 연령별 팀에 속해 있었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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