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김현수가 슬럼프를 빨리 극복할 수 있을까. 후반기가 시작되고 김현수의 입지가 좁아졌다.
염경엽 감독은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르고 중심타선 조정을 단행했다. 염 감독은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앞으로 3번 오스틴, 4번 문보경으로 밀고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붙박이 3번타자였던 김현수는 10일 KIA전에서 6번타자로 배치됐다. 염 감독은 “오지환이 복귀하면 박동원, 김현수 세 명을 타격감이 좋은 순서대로 5~7번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현수는 10일 KIA전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8회 1사 2,3루 찬스에서 변화구에 무기력하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 김현수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KIA 선발 투수가 좌완 알드레드였고, 염 감독은 “김현수가 못 해서 뺐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1할5푼8리(38타수 6안타)에 그쳤다.
LG는 8회까지 0-4로 끌려갔다. 선발 투수 임찬규가 1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3점을 허용했다. 불펜 이상영이 8회 1점을 내줬다.
9회말 LG는 대타 김성진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홍창기가 우전 안타로 무사 1,2루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문성주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2루-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2사 3루에서 오스틴의 빗맞은 땅볼 타구를 3루수 김도영이 잡으려다 놓치면서, 끝날 뻔한 경기는 스코어 4-1이 됐다.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2사 1루에서 문보경이 좌전 안타를 때렸고, 박동원이 1타점 좌전 적시타로 4-2로 추격했다. 오지환이 볼넷을 골라 2사 만루로 상대를 압박했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가능한 찬스였다.
구본혁 타석. LG는 대타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구본혁이 그대로 타석에 들어섰다. 벤치에는 김현수가 있었지만 방망이를 만지지도 않고 그냥 있었다. 염 감독이 김현수 대타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KIA 우완 투수 전상현 상대로 이날 3타수 무안타인 구본혁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부진하지만 경험많은 베테랑 김현수 대타로 2사 만루 동점 위기에 몰린 상대 투수를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었지만 김현수에게 기회는 없었다. 김현수는 올 시즌 전상현 상대로 2타수 무안타였다. 찬스에서 김현수가 못 쳤을 경우를 걱정했을까.
그런데 김현수가 슬럼프라 대타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좌타자 신민재도 있었다. 신민재는 좌투수 타율 2할4푼, 우투수 타율 2할9푼8리로 우투수에 강하다. 전상현 상대로 올해 4타수 2안타.
염 감독은 대타 카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구본혁이 전상현을 상대했고, 중견수 뜬공으로 경기는 끝났다. 대타를 기용한다고 반드시 안타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은 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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