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감량한 몸무게가 139㎏이다. 많을 때는 146㎏까지 나갔다. 그야말로 엄청난 사이즈의 고교생 타자가 등장해서 화제다.
이 정도 체급이면 이대호(194cm, 115~130kg)의 현역 시절을 능가한다. KBO 프로필에 178cm, 110kg이라고 나오는 범바오(LG 김범석)는 귀여운 편이다.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 얘기다. 현재 고시엔 대회 지역 예선이 한창이다. 그중 지바현 교토쿠 고교의 4번 타자가 화제다. 3학년생 미즈타케 사(하야토)라는 내야수가 주목받고 있다. 압도적인 ‘덩치’ 때문이다.
키는 1m84다. 현재 체중은 보도하는 매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141㎏이라고 하는 곳도 있고, 139㎏이라는 곳도 있다. 가장 많이 나갈 때는 2학년 시절이다. 지난해 146㎏까지 나갔다. 올해는 대회를 앞두고 감량 중이다. 목표는 130㎏까지 줄이는 것이다.
일단 다른 선수들 몸집의 2배는 확실하다. 그만큼 파워도 좋다. 봄 대회(올해 4월) 예선 때는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당시 이 장면이 SNS에서 화제였다. 유명한 야구 만화 주인공과 닮았다며 ‘지바의 도카벤’이라고도 불렸다.
만화 ‘도카벤(ドカベン)’은 1970~80년대의 인기 연재물이다. 단행본으로 5000만 부 이상 팔린 역대급 히트작이다. 작품의 주인공 야마다 타로 역시 몸집이 크다. 유도를 하다가 야구 선수가 됐다는 점도 비슷하다.
현실의 주인공이 처음 글러브를 낀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다. “머릿수가 부족하다고 해서….” 연식 야구팀의 일원이 됐다. 중학교 입학할 때는 이미 100㎏가 넘었다. 키는 1m68.
소질이 뛰어났던 것은 아니다. 운동 능력, 특히 달리기 실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냥 살이나 좀 빼 보려고 계속했다. 중간에 여러 차례 그만두려고 했다.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주전은 언감생심이다. 괜히 놀림감이 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럴 때 잡아준 것이 현재 감독(요시다 아키라)이었다. “네가 있어야 우리 팀 분위기가 산다. 넌 그럼 힘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라며 격려했다.
기술적으로도 좋아졌다. 흔히 말하는 인앤아웃(In & Out) 스윙을 집중적으로 익혔다. 안쪽 공 대처 능력이 좋아졌다. “봄 대회에서 홈런을 친 것도 몸쪽 공이었다.” 당사자의 얘기다.
그러나 여전히 어려운 것이 있다. 체중 조절이다. “연어 요리를 무척 좋아한다. 회전 초밥집에서 42접시까지 먹어봤다”는 미즈타케는 “그래도 이번 (여름) 대회에서 성적을 내려면 관리가 필요하다. 매일 아침 6시에 나와서 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상적인 것은 장래 희망에 대한 답변이다. 고교 3년생이고, 팀의 4번 타자다. 야구에 대한 야망이 한창 뜨거울 때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내 꿈은 요리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전문대에 진학해서 2년 정도 더 공부하고 싶다. 다른 나라에 가서 음식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아무래도 너무 현실적이다. 안타까움마저 생긴다. 사정을 들어보면 그럴 만하다.
“할아버지가 이자카야(선술집)를 하고 계시다. 초등학교 때부터 자주 가서 일을 도와드렸다. 그러면서 요리가 즐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요즘도 훈련이 끝나면 빨리 집으로 간다.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한다.
물론 야구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우리 학교가 야구부를 어렵게 유지하고 있다. (부원이 부족해서) 중간에 해체될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고시엔이 중요하다”며 “봄 대회에서 (홈런을) 2개 쳤으니, 여름 대회에서는 3개를 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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