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불펜 대기하겠다는데...".
10-0으로 앞선 가운데 헤드샷으로 억울하게 1승을 놓친 SSG 랜더스 좌완 오원석이 불펜대기를 자청했으나 이숭용 감독은 순리를 선택했다. 오원석은 지난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다 뜻하지 않는 헤드샷을 던지는 바람에 자동 퇴장을 당했다.
성적은 2⅓이닝 무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이었다. 너무 아쉬웠다. 타선이 3회초 무려 10점을 뽑아주었다. 구위도 좋았다. 1회와 2회 무안타로 막았다. 1회말에는 1사1루에서 김도영과 나성범을 상대로 강력한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나성범과는 8구 승강이 끝에 147km짜리 직구로 돌려세웠다.
10-0으로 앞선 가운데 여유있게 마운드에 올라 3회도 첫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12일만의 등판인 탓인지 볼에 힘이 넘쳤다. 6승은 당연한 열매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원준를 상대로 초구에 직구 헤드샷을 던졌다. 5이닝만 소화하면 시즌 6승을 거머쥘 수 있었으나 허무하게 날아갔다.
SSG는 긴급상황이 벌어지자 우완 최민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민준은 4회 홈런 2개와 2루타 2개를 맞고 5점을 내주었지만 이미 4회초 추가 3득점에 성공해 여유가 있었다. 이후 한두솔, 서진용, 백승건을 차례로 올려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필승조 투수를 한 명도 쓰지 않아 일거양득의 승리였다.
이숭용 감독은 13일 취재진 브리핑에서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봤다. 원석이의 헤드샷은 생각치도 못했다. 당황스러웠다. 투수코치가 바빠졌다. 민준이가 5점을 내주었지만 다음에 나온 투수들이 잘 던졌다. 투구수 대로 잘 끊어었다. 10점 내고 다음에 3점 낸 것이 컸다. 집중력 떨어졌다면 상대에 빌미 제공했을 것이다. 이기는 경기에 필승조를 내지 않은 것은 어제가 처음이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오원석이 헤드샷 퇴장과 함께 소화 이닝이 적어 주말 2경기에 불펜 대기 가능성과 로테이션 변경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이 감독은 "오늘 잠깐 봤는데 잠 잘잤다고 한다. 본인이 안타까웠을 것이다. 자기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로테이션은 그대로 간다"며 웃었다.
이어 "오래 쉬어서인지 볼은 좋았다. 힘도 있고 영점도 잡혔다. 커브가 되니까 직구도 좋았다. 현재 10승 목표로 로테이션 돌리고 있다. 올해 10승 못하면 벌금을 매긴다고 했다. 나중에 고 두고 아쉬운 경기일 수도 있다. 본인이 불펜에서 대기라도 하겠다고 했는데 순리대로 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