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가 끝내 메이슨 그린우드(23) 영입을 확정 지었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반발 중이다.
마르세유는 19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메이슨 그린우드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2029년 6월 30일까지다.
마르세유 측은 "오른발과 왼발을 모두 능숙하게 사용하는 공격수인 그린우드는 맨유에서 129경기에 출전, 35골 12도움을 올렸다.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 등 전설적인 경기장에서 뛰는 데 익숙한 이 '영국의 보석'은 만 19세의 나이로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데뷔했다"라고 그린우드를 소개했다.
이어 "이 윙포워드는 헤타페 임대 후 36경기에 출전, 10골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헤타페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됐다"라며 "만 22세의 공격수 그린우드는 성공적인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우리 구단과 계약했다"라고 덧붙였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린우드의 이적료는 총 3160만 파운드(약 565억 원)에 달한다. 본 금액 2760만 파운드(약 494억 원)에 추가 옵션 400만 파운드(약 71억 원)다. 여기에 50%에 가까운 셀온 조항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세유가 얼마나 그린우드를 원했는지 보여주는 거래 조건이다.
그린우드는 맨유 유스 출신 공격수로 지난 2018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그린우드는 뛰어난 양발 능력과 강력한 슈팅을 자랑하며 2019-2020시즌 프리미어리그(PL) 10골을 뽑아냈고,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순식간에 '맨유의 미래'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돌연 강간 및 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2022년 1월 그린우드의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한 여성이 몸에 멍이 든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서 그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자친구 본인이 직접 고소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조사 끝에 그린우드를 기소했다.
맨유는 곧바로 그린우드를 팀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검찰은 1년여의 조사 끝에 모든 혐의를 취하했고, 그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맨유도 그린우드의 구단 복귀를 시도했으나 반대 여론을 의식해 포기했다.
어쩔 수 없이 그린우드는 지난 시즌 라리가 헤타페로 임대를 떠났고, 여전한 재능을 보여줬다. 그는 공식전 36경기에 출전, 10골 6도움을 기록했다. 헤타페 올해의 선수까지 거머쥐었다.
부활한 그린우드를 향해 관심이 쏟아졌다. 완전 이적을 노렸던 헤타페는 물론이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라치오, 유벤투스 모두 그린우드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도 "(그린우드는) 헤타페에서 아주 잘 활약하고 있으며 좋은 선수가 라리가에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가 라리가에서 활약을 이어가면 좋겠다"라며 직접 직접 그린우드를 언급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마르세유가 맨유에 엄청난 조건을 제시하며 그린우드를 낚아채는 데 성공했다. 마르세유는 공격진 보강이 필수였다. 일리망 은디아예를 에버튼에 매각했고, 지난 시즌 30골을 몰아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도 사우디아라비아 알 카디시야로 이적했기 때문.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그린우드로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마르세유 팬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마르세유 팬들은 구단이 강간 및 폭행 혐의가 취하된 지 17개월 된 그린우드와 계약함에 따라 격분했다. 이들은 그린우드 영입에 반대하며 온라인에서 분노를 표출했다. 또한 '역겹고 비도덕적'이라고 낙인 찍었다"라고 보도했다.
사실 마르세유 팬들은 이달 초부터 '#Greenwood NotWelcome' 캠페인을 시작하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리고 그린우드 영입이 현실이 되자 "이 구단을 응원한 이래로 이렇게 창피한 적이 없었다. 이 남자가 우리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다니 역겹다", "구단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순간", "더러운 녀석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 팬은 "축구보다 훨씬 중요한 것들이 있다. 여성에 대한 존중도 그중 하나"라며 "어린 시절부터 응원했던 팀이기에 이번 그린우드 영입이 끔찍히 실망스럽다. 내가 이 팀과 사랑에 빠진 이유는 선수와 역사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구단의 가치와 입장 때문이었다"라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수천 명의 여성,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여성, 그리고 구단이 코로나 기간 동안 환영해줬던 가종 폭력 피해자들에게 어떤 메시지가 될까?"라며 긴 글로 참담한 심경을 고백했다.
심지어 그린우드는 브누아 파얀 마르세유 시장도 결사반대했던 영입이다. 앞서 그는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마르세유 구단 회장에게 그린우드를 영입하지 말라고 요청할 것이다. 우리의 클럽이 수치에 휩싸이길 원하지 않는다. 용납할 수 없다"라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마르세유는 흔들리지 않고 그린우드 영입을 강행했고, 목표를 이뤄냈다.
한편 그린우드의 이적은 황희찬의 미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마르세유는 그린우드뿐만 아니라 황희찬에게도 관심을 보내고 있기 때문. 앞서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마르세유는 황희찬을 좋아한다. 여러 목표를 노리고 있다. 그린우드에 이어 황희찬도 주시하고 있다"라며 "그린우드만이 유일한 영입 대상이 아니다. 황희찬도 마르세유를 기쁘게 한다"라고 전했다.
특히 데 제르비 감독이 황희찬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풋 메르카토는 "황희찬은 데 제르비 감독이 검증한 프로필이다. 과거 그를 주목했던 파블로 롱고리아 마르세유 회장에게도 인기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레퀴프도 "데 제르비 감독은 브라이튼을 이끌 때 황희찬을 마주했다. 그의 강렬한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한다"라고 설명했다.
황희찬도 마르세유행을 꿈꾸고 있다. 풋 메르카토와 영국 '더 선'에 따르면 황희찬은 이미 마르세유와 개인 합의를 마쳤으며 울버햄튼 구단에 이적 의사를 밝혔다. 마르세유가 울버햄튼의 동의를 얻는 일만 남은 상황.
그러나 울버햄튼도 지난 시즌 리그 12골을 넣을 황희찬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다. 울버햄튼은 이미 마르세유가 제안한 이적료 2000만 유로(약 302억 원)를 거절했고, 3000만 파운드(약 539억 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마르세유가 올여름 공격적인 투자를 결심했다지만, 그린우드 영입에 투자한 돈까지 고려하면 쉽게 쓸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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