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한 팀의 책임자인 사령탑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캡틴' 손흥민(32)이 인종차별 사건을 당했는데도, 안제 포스테코글루(59) 토트넘 감독은 피해자인 손흥민에게 이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영국 풋볼 런던의 18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하츠(스코틀랜드)와 프리시즌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답변이 애매모호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향한 발언 등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벤탄쿠르와 얘기할 시간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손흥민"이라며 "손흥민에게 판단을 맡길 것이다. 이 문제를 처리되고 있고 추가 조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중요한 것은 손흥민이다. 우리는 그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답했다.
마치 포스테코글루가 손흥민에게 문제를 떠맡기는 모양새다. 토트넘 선수들끼리 일어난 일인 만큼 민감한 상황을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팀의 책임자인 감독이라면 누가 잘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확실히 선을 그었어야 했다. 그야말로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사실 토트넘 구단의 대응도 아쉬운 편이었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이 터진 이후 침묵만 지키고 있다가,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용서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에야 뒤늦게 입장문을 내놓았다.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발언과 선수의 공개 사과 이후 토트넘 구단은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도움을 제공해왔다"며 "토트넘은 다양하고 세계적인 팬층과 선수단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우리 클럽, 우리 경기, 또 더 넓은 사회 안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은 인종차별 사건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대한민국 공격수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튼이 대표적이다. 지난 16일 코모1907(이탈리아)과 연습경기에서 황희찬이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듣는 사건이 발생하자, "인종차별은 있을 수 없다"며 강격 대응에 나섰다. 울버햄튼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제소하기도 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과 팀 동료들도 황희찬을 위해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 첼시는 자기 팀 선수인데도 강력하게 대응했다. 팀 미드필더 엔조 페르난데스가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2024) 우승 뒤 프랑스 선수단을 비하하는 노래를 불렀는데, 이에 첼시는 이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앞서 벤탄쿠르는 지난 달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당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날렸다.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줄 수 있느냐'라는 진행자의 부탁에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답했다. 농담이었지만, 아시아 인종을 무시하는 의도가 깔린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이후 벤탄쿠르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심각성을 인지한 벤탄쿠르는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다.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사과문을 썼다.
손흥민도 대인배답게 "롤로(벤탄쿠르의 애칭)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잘 알고 있고 내게 사과했다"며 "벤탄쿠르는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할 의도가 없었다. 우리는 형제이고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미 다 지난 일"이라고 감싸 안았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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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왼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영국 풋볼 런던의 18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하츠(스코틀랜드)와 프리시즌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답변이 애매모호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향한 발언 등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벤탄쿠르와 얘기할 시간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손흥민"이라며 "손흥민에게 판단을 맡길 것이다. 이 문제를 처리되고 있고 추가 조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중요한 것은 손흥민이다. 우리는 그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답했다.
마치 포스테코글루가 손흥민에게 문제를 떠맡기는 모양새다. 토트넘 선수들끼리 일어난 일인 만큼 민감한 상황을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팀의 책임자인 감독이라면 누가 잘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확실히 선을 그었어야 했다. 그야말로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사실 토트넘 구단의 대응도 아쉬운 편이었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이 터진 이후 침묵만 지키고 있다가,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용서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에야 뒤늦게 입장문을 내놓았다.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발언과 선수의 공개 사과 이후 토트넘 구단은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도움을 제공해왔다"며 "토트넘은 다양하고 세계적인 팬층과 선수단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우리 클럽, 우리 경기, 또 더 넓은 사회 안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은 인종차별 사건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대한민국 공격수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튼이 대표적이다. 지난 16일 코모1907(이탈리아)과 연습경기에서 황희찬이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듣는 사건이 발생하자, "인종차별은 있을 수 없다"며 강격 대응에 나섰다. 울버햄튼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제소하기도 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과 팀 동료들도 황희찬을 위해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 첼시는 자기 팀 선수인데도 강력하게 대응했다. 팀 미드필더 엔조 페르난데스가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2024) 우승 뒤 프랑스 선수단을 비하하는 노래를 불렀는데, 이에 첼시는 이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손흥민(왼쪽)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
이후 벤탄쿠르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심각성을 인지한 벤탄쿠르는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다.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사과문을 썼다.
손흥민도 대인배답게 "롤로(벤탄쿠르의 애칭)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잘 알고 있고 내게 사과했다"며 "벤탄쿠르는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할 의도가 없었다. 우리는 형제이고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미 다 지난 일"이라고 감싸 안았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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