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전주, 서정환 기자] 안드리고(29, 전북)에게서 ‘레전드’ 에닝요(43)의 향기가 난다.
전북현대는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4라운드’에서 티아고의 결승골과 안드리고의 추가골까지 터져 울산HD를 2-0으로 제압했다. 전북(승점 23점)은 10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울산(승점 42점)은 승점추가에 실패하며 2위를 유지했다.
돋보인 선수는 단연 데뷔전을 치른 안드리고였다. 전북은 19일 중국 슈퍼리그 청두 출신 미드필더 안드리고를 임대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울산전 후반전 교체로 출격한 안드리고는 데뷔전이 맞나 싶을 정도로 1골, 1도움으로 강렬한 대활약을 펼쳤다.
브라질 출신답게 안드리고는 화려한 드리블로 측면을 뚫은 뒤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티아고의 결승골을 도왔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에도 기회가 오자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전북 데뷔골을 터트렸다.
데뷔전부터 수훈선수에 선정된 안드리고는 “전북을 선택한 이유는 같이 해본 김두현 감독님이 계셨고 전북 프론트의 영입의지가 컸다. 아시아 최고의 팀에 오고 싶었다. 꼭 팬들 위해 전북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었다. 오늘 뛰어보니 내 선택이 맞았다고 느꼈다”며 인터뷰까지 잘했다.
이날 전북은 60-60클럽의 주인공 ‘녹색독수리’ 에닝요를 초청했다. 9년 만에 전주성을 찾은 에닝요는 가족들과 그라운드를 돌며 일일이 공을 나눠줬다. 전북팬들이 에닝요의 응원가를 열창하며 참았던 눈물샘이 터졌다. 전북은 2010년대 전성기를 이끈 레전드 앞에서 라이벌 울산을 눌렀다.
이제 전북팬들은 안드리고에서 에닝요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안드리고는 “나도 전북에 온 이유가 에닝요처럼 좋은 역사를 만들기 위해 왔다. 에닝요와 같은 레벨로 60-60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전북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 에닝요처럼 외국인이 레전드가 나온다는 것은 지금 있는 외국선수에게도 좋은 예다. 동기부여가 된다”며 선배를 예우했다.
김두현 감독은 “청두에 있을 때부터 워낙 성실하고 센스를 타고난 선수다. 원래 하던대로만 하라고 했다”며 안드리고를 챙겼다.
2022년 FC안양에서 활약했던 안드리고는 따로 한국적응이 필요없다. 그는 “중국 에 있을 때 한국음식이 많이 그리웠다. 소고기국밥, 삼겹살 등을 아내도 많이 먹고싶어했다. 한국이 장마철이지만 중국도 비슷한 날씨다. 적응에 큰 문제는 없다”며 전북에서 선수생활을 자신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