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그 동안 외국인투수의 부진과 방출로 시리즈 스윕은 언감생심이었던 두산 베어스. 그런데 외국인투수 2명이 제 역할을 해주니 두 달 만에 시리즈 스윕이 찾아왔다. 그것도 1위팀을 상대로 말이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5차전에서 1-0 신승을 거두며 4연패 뒤 3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6월 4일~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무려 56일 만에 시리즈 스윕이었다.
광주 원정 3연승이 유독 값진 이유는 마침내 외국인투수 2명이 제 역할을 수행하며 나란히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1일 라울 알칸타라와 총액 150만 달러, 브랜든 와델과 113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일찌감치 외국인투수 농사를 마친 두산. 그러나 에이스 알칸타라가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며 12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76을 남기고 지난달 4일 팀을 떠났고, 브랜든은 14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3.12로 호투하던 도중 어깨를 다쳐 6주 이상 장기 재활을 진행 중이다.
두산은 악재 속에서도 20대 초반 젊은 투수들을 앞세워 줄곧 5강권을 유지했다. 이후 로테이션 운영에 한계가 찾아오면서 7월 4일 총액 25만 달러(3억4000만 원)에 새 외국인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영입했고, 엿새 뒤 총액 400만 엔(3400만 원)에 브랜든을 대신할 6주 단기 외국인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를 데려왔다. 반등을 위해 알칸타라의 보장액 130만 달러(17억 원)를 포기하면서 약 4억 원을 추가로 투입한 것이다.
새 식구들의 초반 퍼포먼스는 기대 이하였다. 시라카와는 이른바 ‘관중 울렁증’에 시달리며 31일 KIA전에 앞서 3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15(11⅓이닝 9자책)로 흔들렸다. 1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3⅔이닝 4실점(2자책), 19일 잠실 LG 트윈스전 3이닝 5실점, 25일 고척 키움전 4⅔이닝 2실점으로 흔들리며 3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제구력이 강점이라는 평가와 달리 이 기간 무려 15사사구를 헌납했다. 볼넷이 14개, 사구가 1개였다.
7월 14일 잠실 삼성전에서 데뷔한 발라조빅의 경우 KBO리그 적응 기간이 필요했는데 두산이 하락세를 타던 시기라 퍼포먼스에 유독 냉정한 평가가 내려졌다. 데뷔전 4⅔이닝 1실점에 이어 26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 전에 2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이닝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지만, 우천 노게임의 행운을 안기도 했다.
이들에게 광주는 약속의 땅이 됐다. 시라카와는 7월의 마지막 날 KIA를 상대로 5이닝 6피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3전4기 끝 마침내 두산에서 첫 승을 올렸다. 팀의 역사적인 30-6 대승을 뒷받침한 투구였다. 이어 발라조빅이 8월의 첫날 선발로 나서 6⅔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역시 KBO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3연승에 성공한 두산은 시즌 54승 2무 50패 4위로 도약하며 다시 3위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3위 삼성과의 승차는 불과 0.5경기. 외국인투수가 모처럼 중심을 잡은 결과 다시 상승 가도를 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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