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KIA 타이거즈 좌완 김기훈(23)이 1군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이범호 감독은 지난 7월31일 두산 베어스와의 광주경기를 앞두고 두 투수를 1군에 등록했다. 좌완 김기훈와 우완 김현수이다. 시즌중이던 6월 지난달 20일 유승철, 조대현, 김민재와 함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야구 센터 ‘트레드 애슬레틱’에서 한 달 간 훈련을 펼쳤다. 맞춤형 훈련을 받으면서 구위가 좋아졌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 감독은 상당히 좋아졌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챔피언스필드에 불러 두 투수의 불펜투구를 직접 지켜보고 콜업을 결정했다. "구위가 좋아졌다. 좋을때 불러서 보고 싶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추격조에서 많이 던진 우완 김승현과 좌완 김사윤 대신 활용하려고 했다. 즉,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면 뒤에 등장해 상대 흐름을 끊고 추격을 발판을 만들려했다.
선발 김도현이 마운드를 지키지 못하고 3회 1,3루에서 강판시키고 김기훈을 대신 투입했다. 긴장되는 상황에서 이기지 못했다. 볼넷, 폭투, 2루타, 볼넷을 차례로 허용했다. 4회도 연속 볼넷을 내주고 내려갔다. 1안타 4볼넷 1사구 3실점의 성적표였다. 6회 등장한 김현수는 더욱 부진했다. 4안타 3볼넷을 허용하며 7실점했다. 불펜피칭과는 전혀 다른 제구와 구위, 스피드였다.
프로야구 불명예 신기록 30실점 과정에서 동반 부진도 이유로 작용했다. 불펜에서 보여준 구위 만큼만 유지했다면 30실점 굴욕을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전은 달랐다. 김기훈은 시즌 첫 1군 등판이었다. 투구폼에 변화를 주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제구가 흔들렸다. 김현수도 마찬가지였다. 구속이 나오지 않아 두산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했다.
결과적으로 차라리 몸에 변화를 준만큼 퓨처스팀에서 좀 더 다듬는 등 웜업 과정을 거쳤다면 다른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진단도 나오기도 했다. 불펜피칭에서 보여준 구위가 워낙 좋았던 탓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은 다음 날(1일) 김기훈을 1군에 남기고 김현수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엇갈린 선택을 한 이유도 밝혔다.
이 감독은 "솔직히 기훈이가 어려운 상황에 첫 등판했다. 구위, 스피드, 변화구(슬라이더)도 나쁘지 않았다. 계속 써보고 싶은 생각을 가졌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 세 번째 등판은 더 좋아질 수 있는 모습을 보았다"며 김기훈을 남겨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주말 한화와의 대전 3연전에서 김기훈이 첫 등판의 부담을 씻어내고 생존의 이유를 증명할 것인지 주목된다.
아울러 김현수에 대해서는 "현수는 146~147km가 나왔는데 경기에서는 141km 정도밖에 안나왔다. 실전에서 던지면 불펜피칭 이상으로 나온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했는데 자신도 이해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스트라이크 못던지고 스피드 못내면 어떡하나하고 걱정했다. 머리에서 지우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퓨처스 경기에서 구위와 스피드를 찾으면 부르겠다는 의미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