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김민종(24, 양평군청)은 웃고, 김하윤(24, 안산시청)은 울었다. '한국 남녀 유도 최중량급' 간판 선수 두 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세계 랭킹 1위' 김민종은 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100kg 이상급 8강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우샨기 코카우리(세계 17위)를 상대로 절반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올랐다.
김민종은 코카우리를 상대로 초반 잡기 싸움에서 다소 밀렸고, 시작 1분여 만에 소극적 경기 운영으로 지도를 하나 받았다. 하지만 빠르게 지도 1개를 뺏어오면서 균형을 맞췄다.
위기도 있었다. 김민종은 한판패를 내줄 뻔 하기도 했지만, 경기 종료 30초 정도를 남기고 허벅다리걸기로 절반을 획득했다. 처음에는 한판승이 선언됐으나 곧 번복됐다. 그래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김민종은 남은 시간을 잘 흘려보내면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김민종은 전체 시드 1번 자격으로 32강전을 부전승 통과했다. 그리고 첫 경기인 16강전서부터 한판승을 따내며 실력을 과시했다. 그는 타타로글루를 상대로 팔가로누워꺾기 기술로 항복을 받아내며 승리했다.
여자부 78kg 이상급에서는 세계 랭킹 4위 김하윤이 8강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그는 랭킹 5위 베아트리스 소자(브라질)를 만나 골든 스코어 끝에 절반패하고 말았다.
김하윤은 이번 대회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다. 그는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주인공이다. 올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김하윤은 16강에서 모이라 모릴로(도미니카 공화국)를 상대로 지도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8강 상대는 체격이 더 큰 소자. 두 선수는 경기 초반 소극적 운영으로 지도 한 장씩 받았고, 나란히 두 번째 지도까지 받았다.
경기는 그대로 연장으로 향했다. 김하윤이 빠르게 공격에 나섰고, 주심은 김하윤의 안다리걸기 한판승을 선언했다. 하지만 판독 결과 소자의 절반으로 번복되면서 김하윤이 아닌 소자의 승리가 선언됐다. 한 순간에 승패가 뒤바뀐 김하윤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물러났다.
김하윤의 8강 탈락으로 김민종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게 됐다. '한국 유도 간판 스타' 김민종은 남자 최중량급 세계 랭킹 1위이자 올림픽 랭킹 1위다. 그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00kg 이상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 5월엔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차지하며 랭킹 1위로 올라섰다. 한국 남자 최중량급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39년 만이었다.
김민종은 한국 유도의 '노골드'를 끊어낼 유력한 후보로 기대받고 있다. 한국 유도의 올림픽 금메달은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김재범과 송대남의 금메달이 마지막이다. 2016 리우(은2·동1), 2020 도쿄(은1·동2) 대회에서는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직 금메달은 없다. 지난달 29일 여자 57kg급에서 허미미(경상북도체육회)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30일엔 남자 81㎏급 이준환(용인대)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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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체육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