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7연패 이후 7연승으로 급반등하면서 5강 희망을 되살렸다. 고정 라인업이 가동되면서 화끈한 공격 야구를 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2일 대전 KIA전에서 장단 14안타를 폭발하며 10-3 완승을 거뒀다. 노시환이 1회 선제 스리런 홈런을 시작으로 5타수 5안타 5타점 대폭발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달 23일 대전 삼성전부터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3월24일 잠실 LG전부터 3월31일 대전 KT전까지 7연승을 달린 뒤 124일 만에 또 7연승에 성공했다. 7연패 이후 7연승으로 한때 승패 마진 -15까지 떨어진 것을 -8로 회복하면서 5강 불씨를 살렸다.
불붙은 타선이 한화 7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7연승 기간 팀 평균자책점도 3위(4.14)로 투수들도 잘 던지고 있지만 팀 타율(.349), OPS(.915) 모두 1위로 경기당 평균 9.4득점을 대폭발 중이다. 하주석(.550), 노시환(.481), 안치홍(.423), 김태연(.417), 채은성(.323), 김인환(.323) 등 6명의 타자들이 3~4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중심타선에서 골고루 맞으면서 이전보다 득점력이 좋아졌다. 안치홍, 채은성, 노시환, 김태연이 잘 쳐주고 있고, 하주석도 그렇다. 2번 타순에서 김인환까지 다들 자기 역할들을 잘하고 있다”며 “채은성이 정말 필요할 때 영양가 있는 홈런들을 쳐줬다. 팀으로선 기다릴 때 비가 내리듯이 좋은 홈런이었다. 안치홍도 좋은 타점으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라인업도 서서히 고정되기 시작했다. 7연승이 시작된 지난달 23일 대전 삼성전부터 1~2번 요나단 페라자, 김인환 테이블세터를 시작으로 3~6번 김태연, 노시환, 안치홍,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고정됐다. 선발 유격수로 돌아온 하주석도 5경기 연속 7번 타순에 들어가 중심타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8번은 포수 최재훈과 이재원이 번갈아 맡고 있고, 9번은 발 빠른 장진혁이 배치되면서 전체적인 짜임새가 생겼다.
안치홍이 2루수로 복귀하고, 김인환이 좌익수로 변신하는 등 수비 포지션 정리가 이뤄지면서 라인업의 틀이 갖춰졌다. 김경문 감독은 과거 두산, NC 사령탑 때부터 고정 라인업을 선호했다. 한화에 와서도 “비슷한 선수들이 아니라 확실한 주전을 만들고 싶다. 주전이 자기 위치에 있어야 팀의 힘이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6월초 한화 부임 후 두 달간 선수들을 파악하며 다양한 시험을 했고, 이제야 라인업이 자리 잡혔다. 7연승으로 상승 무드를 타면서 완전히 고정 라인업이 됐다. 김 감독은 “이기고 있을 때, 지금 잘 되고 있는데 감독이 굳이 (라인업을) 흔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일까지 딱 100경기를 소화한 한화는 45승53패2무(승률 .459)로 8위에 올라있다. 5위 SSG(51승50패1무 승률 .505)와 4.5경기 차이로 여전히 격차가 있지만 남은 44경기에서 못 뒤집을 차이는 아니다.
지난해 100경기를 치렀을 때도 한화의 순위는 8위였다. 지난해 8월17일까지 41승53패6무(승률 .436)로 5위 KIA(47승47패2무 승률 .500)에 6경기 차이로 뒤져있었다. 그러나 이후 44경기 17승27패(승률 .386)로 뒷심이 떨어지며 최종 순위 9위로 마쳤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된 토종 에이스 문동주의 시즌 조기 마감과 4번 타자 노시환의 차출로 인한 투타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노시환이 빠진 기간 주전 3루수로 활용할 계획이었던 김태연이 하필 대표팀 소집 전날이었던 9월22일 대전 키움전에서 중수골 골절로 시즌 아웃된 것도 뼈아팠다.
올해는 아시안게임 변수가 없고, 지난해보다 마운드가 한층 좋아졌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좋은 레이스를 기대할 만하다. 예년 같았으면 100경기 넘긴 시점에 한화의 가을야구는 언감생심이었지만 지금은 희망이 살아있다는 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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