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기뻐하면 안되고 슬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본의 이중적인 반응이다.
김민종은 지난 2일 프랑스 파리 샹 드 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100kg 이상급 준결승전에서 사이토 다쓰루(일본)를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김민종의 결승 진출은 한국 유도 최중량급 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조용철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1988년 서울 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고,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김선영이 동메달을 따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더구나 상대 사이토는 1984 LA 올림픽과 1988 서울 올림픽 최중량급(95kg이상급)에서 2연패를 달성한 사이토 히토시의 아들이었다. 일본 유도 전설의 아들이 김민종 앞에서 굴복한 것이었다.
김민종은 결승서 프랑스 유도 레전드 테디 리네르에 한판패했다.
그런데 일본 언론이 김민종과 사이토의 준결승이 마친 뒤 나온 세리머니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다.
히가시스포웹은 3일 2024 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100㎏ 이상급 준결승전에서 사이토 타츠루와 겨뤄 승리한 김민종의 세리머니가 "물의를 빚고 있다"고 전했다.
히가시스포웹은 "정정당당한 경기였지만 경기 직후에 일어난 사건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경기 후 인사를 하기 전에 김민종이 기쁨을 폭발시키며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관객의 성원을 부추기는 큰 제스처까지 선보이는 퍼포먼스를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아무리 기쁘다고 해도 유도가 중시하는 '예로 시작해 예로 끝난다'는 상대방에게 경의를 표하는 정신이 훼손된 행동으로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도 전했다. 매체는 일본 누리꾼들이 SNS를 통해 "우선 인사를 해야 한다", "한국 선수의 포즈는 추했다", "(김민종은) 무도가가 아니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 누리꾼들은 일본의 이 같은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본 유도 대표팀 아베 우타가 경기 패배 후 오열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아베 우타는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유도 52kg 16강전에 출전해 우즈베키스탄의 디요라 켈디요로바에게 한판패했다.
그는 경기 직후 패배가 믿기지 않는 듯 눈물을 흘렸다. 도복을 정비하고 예의를 갖춰 인사하는 과정도 순조롭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느라 겨우 상대 선수와 인사를 마친 우타는 얼마 못 가 매트 가장자리에서 주저앉아 오열하기 시작했다.
우타는 코치의 부축으로 겨우 매트를 빠져나온 뒤에도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코치를 붙잡고 절규했다. 우타의 울음소리는 경기장을 가득 채울 만큼 컸다. 이 같은 상황은 2분여간 이어졌고, 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하지만 일본 매체들은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 기쁨의 환호는 안되고 슬픔의 오열은 괜찮다는 것이 일본의 반응이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