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 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의 미숙한 행정을 꼬집었다. 이에 협회의 과거 논란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안세영은 6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제가 잘나서가 아니다. 선수들이 보호받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다 소통에 대해 언젠가는 이야기드리고 싶었는데 자극적인 기사들로 재생산되는 부분이 안타깝다”라며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것임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 달라.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하고 해결하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라며 불합리한 협회 행정에 대해 작심 발언 했음을 강조했다.
안세영은 전날(5일)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며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후 쏟아지는 미디어 인터뷰와 광고계 섭외를 모두 거절한 뒤 무릎 재활과 훈련에만 집중하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안세영은 올림픽 우승 뒤 마음껏 기쁨을 표현하기보단 협회의 선수 관리 시스템을 비판하며 변화를 촉구했다.
안세영은 결승전 후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저의 (무릎) 부상은 생각보다 낫기 어려웠다. 처음 오진이 있었던 순간부터 저는 계속 참으면서 경기를 해왔다. 작년 말 다시 검진해보니 (무릎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계속 참고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라면서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과 순간에, 대표팀에 많은 실망을 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배드민턴 발전, 저의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진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 출전하고 싶은지' 질문이 나왔고 안세영은 “대표팀을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게 되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배드민턴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르다. (어떠한 경우에도) 선수의 자격이 박탈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협회는 모든 것을 막고 있단 생각이 든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을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그의 은퇴 시사 보도가 쏟아졌다.
최대 은퇴 시사로 읽힐 수 있는 대목에 안세영은 이후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은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6일 공식 자료를 통해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한다"면서 "현재 2024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 "안세영 선수는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대회출전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면서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협회의 선수 관리 포함 전반적인 행정에 문제가 있단 안세영의 주장에 의해 과거 논란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2014년 배드민턴 '간판스타' 이용대는 협회의 미숙함 때문에 약물검사 관련 절차 규정 위반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을 통보받은 바 있다. 불시방문 도핑테스트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협회는 2013년 3월 이용대의 위치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같은 해 9월 연맹이 정한 보고 시한도 넘겼다. 마지막 기회였던 같은 해 11월엔 이용대가 전주에서 경기 중이었지만 협회가 선수촌에 있다고 보고해 ‘도핑 불응’ 판정을 자초했다.
이에 이용대는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고, 논란의 중심에 선 협회는 3진 아웃 제도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실수를 시인했다. 협회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장을 보내 선수 잘못이 아닌 행정적인 절차라고 해명했고, 이용대는 징계 취소 처분을 받아냈다. 협회는 4만 달러(약 5480만 원) 벌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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