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용준 기자] 6년 전 리브랜딩 이후 ‘디펜딩 챔프’의 자격으로 나섰던 ‘2018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떠오르는 대참사였다. 지난 5월 젠지 LOL팀이 MSI 우승으로 악연의 고리를 끊었나 싶었지만 악몽처럼 쫓아다니던 국제대회 부진의 저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결승에 오르면서 우승 3회, 준우승 2회를 했던 팀의 위상이 순식간에 물거품 처럼 사라졌다. 홈그라운드에서 열린 대회로 ‘2024 발로란트 챔피언스 서울’의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던 젠지가 결국 죽음의 조에서 탈락의 제물이 됐다.
승승장구를 거듭하면서 우상향으로 퍼시픽리그 1번 시드까지 차지했던 젠지였지만, 생각하지도 못했던 역대급 저점에 속수무책 센티널즈의 파훼에 먹이감이 되면서 충격의 그룹 스테이지 탈락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젠지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2024 발로란트 챔피언스 서울’ 그룹 스테이지 B조 최종전 센티널즈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2(9-13, 6-13)로 패배하며 대회 탈락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승리한 센티널즈는 첫 경기의 복수를 완벽하게 하면서 B조 2위로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센티널즈가 어센트 어비스를 제외하면서 자신들의 전장으로 로터스를 선택했다. 젠지는 선셋, 바인드를 제외하고 아이스박스를 주전장으로 삼았다. 남아있던 헤이븐이 자연스럽게 3세트에 배치됐다.
1세트 ‘로터스’부터 센티널즈의 전술에 휘말리면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수비로 전반을 임한 젠지는 피스톨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내리 세 번을 지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다. 2-6까지 몰린 이후 9라운드부터 3점을 만회해 전반을 5-7로 마쳤지만, 공격으로 전환한 후반 역시 피스톨라운드를 무너지면서 완패를 당했다.
센티널즈는 7-5로 임한 후반전 피스톨라운드부터 4점을 연속으로 챙기면서 11-5로 확 도망갔다. 6-12까지 몰렸던 젠지가 대반격을 통해 9-12까지 추격했지만 22라운드에서 전멸 당하면서 1세트는 결국 9-13으로 끝났다.
젠지가 고른 2세트 ‘아이스박스’는 더 잔인한 완패였다. 공격으로 나선 전반전 다섯 번 연속 스파이크가 해체되면서 시작부터 궁지에 몰렸다.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려 5-5까지 쫓아갔으나 남은 두 번의 공격을 모두 막히면서 5-7로 후반에 돌입했다.
수비로 돌아선 후반전은 참으로 암담했다. 상대방의 4연속 득덤 속에서 5-11로 코너로 몰렸다. 17라운드를 방어하면서 한 점을 만회했지만 18라운드와 19라운드 수비에 실패하면서 6-13으로 2세트까지 내주고 말았다.
마스터스 마드리드 우승 이후 지역 리그에서 고전을 거듭하면서 아메리카스 4번 시드로 챔피언스 서울에 참가했던 센티널즈는 자신들을 패자조로 밀어냈던 젠지에게 제대로 설욕 했고, 대회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팀 챔피언스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