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한국에서 짧은 시간을 보낸 시라카와 케이쇼(23)가 두산 베어스와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독립리그 출신 투수라는 특별한 사연과 유달리 순박하고 귀여웠던 청년의 이미지 등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이례적인 투수였다.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커피차가 현장을 찾았다. 바로 시라카와의 팬이 보낸 커피차였다.
커피차엔 "시라카와 선수의 모든 순간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관계자들을 향해 "그동아 감사했습니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지난 5월말 SSG 랜더스의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로 6주 간의 생활을 시작한 시라카와는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ERA) 5.09로 가능성을 남겼고 브랜든 와델의 부상이 장기화되며 선발 투수 자리에 구멍이 생긴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처음 6주 계약 기간 동안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승엽 감독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고 지난 16일 KT 위즈전에선 8이닝 무실점 호투로 KBO리그 입성 후 최고 투구를 펼쳤다. 결국 두산은 보름간 연장 계약을 제안했고 시라카와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 감독은 "마지막 경기(16일 KT전)에서도 좋았고 피칭 내용이나 뭐든지 좋아지고 있는 상태이기에 계속 던진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다가 한국 야구에 와서 지금 10번 정도 더 던진 것 같은데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분명히 경험이 쌓이면서 던지면 던질수록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였던 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이닝 동안 5실점하며 무너졌다. 이 감독은 24일 취재진과 만나 시라카와에 대한 질문에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아직 어린 선수이다보니까 마인트 컨트롤을 하는 게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경험이 많이 부족해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가능성 하나 만큼은 충분해 보였다. 다만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어 많은 관중들 앞에서 던지는 게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았다. KBO 입성 후 치른 12경기 중 2만 이상 관중이 들어찬 4경기에서 시라카와는 승리 없이 2패 ERA 14.25로 무너졌다. 반면 2만 이하 관중이 찾은 8경기에선 4승 3패 ERA 2.52로 완전히 다른 투구를 펼쳤으나 부진한 경기의 임팩트가 너무 컸다. 시즌 ERA가 5.65로 불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세 차례 등판이 예정돼 있었지만 시라카와와 두산의 동행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는데 본인이 우측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탓이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진 결과에도 팔꿈치 인대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견이 나왔다.
아쉬운 성적에도 이례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두산 데뷔전부터 많은 팬들이 몰려 그를 응원했고 퇴근길엔 팬들에 붙잡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귀여운 외모와 순박한 언행으로 '감자'로 불리며 팬심을 자극했다.
SSG 시절부터 그가 등장하는 유튜브 영상은 남다른 조회수를 기록했다.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 아쉬운 결과다. 이별이 예정돼 있었던 신분이긴 했지만 KBO리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하겠다는 당찬 포부가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결말로 시라카와의 도전에도 큰 추진력을 얻기 힘들어졌다.
현재 시라카와는 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향한 상태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완전히 관계가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두산에서 생활은 정리됐다고 볼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마무리를 위해 다시 돌아올지는 미지수라고 귀띔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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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잠실구장에 찾아온 시라카와의 팬이 보낸 커피차. /사진=안호근 기자 |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커피차가 현장을 찾았다. 바로 시라카와의 팬이 보낸 커피차였다.
커피차엔 "시라카와 선수의 모든 순간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관계자들을 향해 "그동아 감사했습니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지난 5월말 SSG 랜더스의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로 6주 간의 생활을 시작한 시라카와는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ERA) 5.09로 가능성을 남겼고 브랜든 와델의 부상이 장기화되며 선발 투수 자리에 구멍이 생긴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처음 6주 계약 기간 동안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승엽 감독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고 지난 16일 KT 위즈전에선 8이닝 무실점 호투로 KBO리그 입성 후 최고 투구를 펼쳤다. 결국 두산은 보름간 연장 계약을 제안했고 시라카와도 이를 받아들였다.
시라카와.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그러나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였던 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이닝 동안 5실점하며 무너졌다. 이 감독은 24일 취재진과 만나 시라카와에 대한 질문에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아직 어린 선수이다보니까 마인트 컨트롤을 하는 게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경험이 많이 부족해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가능성 하나 만큼은 충분해 보였다. 다만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어 많은 관중들 앞에서 던지는 게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았다. KBO 입성 후 치른 12경기 중 2만 이상 관중이 들어찬 4경기에서 시라카와는 승리 없이 2패 ERA 14.25로 무너졌다. 반면 2만 이하 관중이 찾은 8경기에선 4승 3패 ERA 2.52로 완전히 다른 투구를 펼쳤으나 부진한 경기의 임팩트가 너무 컸다. 시즌 ERA가 5.65로 불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닝을 마치고 환한 미소로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시라카와.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아쉬운 성적에도 이례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두산 데뷔전부터 많은 팬들이 몰려 그를 응원했고 퇴근길엔 팬들에 붙잡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귀여운 외모와 순박한 언행으로 '감자'로 불리며 팬심을 자극했다.
SSG 시절부터 그가 등장하는 유튜브 영상은 남다른 조회수를 기록했다.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 아쉬운 결과다. 이별이 예정돼 있었던 신분이긴 했지만 KBO리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하겠다는 당찬 포부가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결말로 시라카와의 도전에도 큰 추진력을 얻기 힘들어졌다.
현재 시라카와는 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향한 상태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완전히 관계가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두산에서 생활은 정리됐다고 볼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마무리를 위해 다시 돌아올지는 미지수라고 귀띔했다.
더그아웃에서 밝은 미소로 경기를 지켜보는 시라카와(왼쪽에서 2번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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