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43)가 드디어 은퇴식을 갖는다. 7년 만에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니퍼트가 마운드에 올라 실제 투구를 할지가 관심이다.
두산 베어스는 오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최종전에서 니퍼트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오래도 걸렸다. 2011년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고 7년 동안이나 에이스로 활약했던 니퍼트는 2018년 두산과 협상이 결렬된 뒤 KT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을 보내고 커리어를 마감했다.
KBO리그에서 8년 동안 뛰며 214경기에서 1291⅓이닝을 소화하며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3.59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이자 외인 중 유일한 100승-1000탈삼진 달성자였다.
2015년 부상으로 주춤하긴 했으나 두산의 4번째 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엔 22승을 거두며 최강 선발진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아 V5를 이끈 뒤 시즌 최우수선수(MVP)에도 등극했다.
2022년엔 외국인 투수 중에는 유일하게 프로야구 40주년 기념 40명의 레전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닝 교대 때마다 모든 야수들을 기다리며 독려하는 등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워크에식'을 보였고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단순한 외국인 선수를 넘어 '니느님'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두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두산 관계자에 다르면 당초 2020년 개막전에서 니퍼트의 은퇴식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동안 무관중 경기가 이어져 잠정 연기됐다. 이후 꾸준히 기회를 마련하려고 했고 마침 니퍼트가 방송 활동 등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이때가 적기라고 판단해 은퇴식을 마련하게 됐다.
2018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났음에도 국내에 남아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을 운영하며 육성에 힘쓰고 있고 최근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JTBC 예능 '최강야구'에 합류한 그는 최근 최고 시속 152㎞의 현역 선수들에 못지 않는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며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니퍼트가 잠실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가 팬들의 뜨거운 관심사다. 두산은 니퍼트의 은퇴식날이 열리는 14일 경기 전 니퍼트를 '특별 엔트리'로 등록할 예정이다. KBO는 2021년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엔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엔트리에 등록하는 걸 허용키로 했다. 앞서 은퇴식을 가진 김태균(2021년·한화)과 박용택(LG), 나지완(KIA), 오재원(두산·이상 2022년) 모두 특별 엔트리로 유니폼을 입었다.
다만 니퍼트는 외국인인 동시에 투수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외국인은 구단별 3명을 보유할 수 있는데 니퍼트가 특별 엔트리로 등록될 경우 일시적으로 4명이 된다. 그럼에도 KBO는 은퇴식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유권해석을 해 이날만큼은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도록 했다.
시구자로 나설 예정인 니퍼트가 실전에 투입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은퇴식에 나선 선수들 대부분 경기에는 나서지 않고 교체됐으나 니퍼트는 마운드에 오르기만 하고 교체될 수 없다. 투수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경우 최소 한 타자 이상을 상대한 뒤에야 교체가 가능하다.
팬들의 기대는 크다. 여전히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니퍼트가 프로야구 선수들을 상대로도 여전한 위력을 뽐낼 수 있을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두산은 현재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에 0.5경기 앞선 4위에 위치해 있는데 이날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기에 섣불리 니퍼트를 투입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10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KBO에서 경기 출전에 규정상 문제가 없도록 유권해석을 했다"면서도 "경기 출전에 문제는 없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못 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니퍼트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면 팬들의 뜨거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잘 던질 경우엔 반대로 형평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승패가 사실상 확정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 나와야만 두산으로서도 부담 없이 니퍼트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거의 자리가 없다"며 매진을 예고했다.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도 대부분의 잔여좌석이 '0석'이었고 극히 일부 좌석에서만 극소수의 빈자리가 확인됐다. '니느님'의 마지막을 보기 위한 뜨거운 예매 열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은 시구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은퇴식 테마는 'REMEMBER THE ACE'로 니퍼트가 두산 팬들에게 영원한 에이스로 기억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 전엔 팬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사인회가 열린다. 니퍼트는 시구자로 나서고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 선수들이 애국가를 제창할 예정이다. 1회초 수비가 끝나면 니퍼트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공수교대시 선수단 하이파이브'를 재현한다.
클리닝타임엔 니퍼트가 뛰었던 양 팀에서 기념 액자 등 선물을 전달하며 경기 종료 후엔 영상 상영 및 헹가래, 니퍼트의 편지 낭독 등으로 행사가 마무리 된다.
니퍼트는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7년 만에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오르게 돼 영광이다. 큰 행사를 허락해준 두산 베어스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팬들에게 언제나 좋은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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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시절 더스틴 니퍼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베어스는 오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최종전에서 니퍼트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오래도 걸렸다. 2011년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고 7년 동안이나 에이스로 활약했던 니퍼트는 2018년 두산과 협상이 결렬된 뒤 KT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을 보내고 커리어를 마감했다.
KBO리그에서 8년 동안 뛰며 214경기에서 1291⅓이닝을 소화하며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3.59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이자 외인 중 유일한 100승-1000탈삼진 달성자였다.
2015년 부상으로 주춤하긴 했으나 두산의 4번째 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엔 22승을 거두며 최강 선발진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아 V5를 이끈 뒤 시즌 최우수선수(MVP)에도 등극했다.
2022년엔 외국인 투수 중에는 유일하게 프로야구 40주년 기념 40명의 레전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닝 교대 때마다 모든 야수들을 기다리며 독려하는 등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워크에식'을 보였고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단순한 외국인 선수를 넘어 '니느님'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두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두산 관계자에 다르면 당초 2020년 개막전에서 니퍼트의 은퇴식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동안 무관중 경기가 이어져 잠정 연기됐다. 이후 꾸준히 기회를 마련하려고 했고 마침 니퍼트가 방송 활동 등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이때가 적기라고 판단해 은퇴식을 마련하게 됐다.
14일 KT전 열릴 니퍼트의 은퇴식 포스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니퍼트가 잠실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가 팬들의 뜨거운 관심사다. 두산은 니퍼트의 은퇴식날이 열리는 14일 경기 전 니퍼트를 '특별 엔트리'로 등록할 예정이다. KBO는 2021년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엔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엔트리에 등록하는 걸 허용키로 했다. 앞서 은퇴식을 가진 김태균(2021년·한화)과 박용택(LG), 나지완(KIA), 오재원(두산·이상 2022년) 모두 특별 엔트리로 유니폼을 입었다.
다만 니퍼트는 외국인인 동시에 투수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외국인은 구단별 3명을 보유할 수 있는데 니퍼트가 특별 엔트리로 등록될 경우 일시적으로 4명이 된다. 그럼에도 KBO는 은퇴식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유권해석을 해 이날만큼은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도록 했다.
시구자로 나설 예정인 니퍼트가 실전에 투입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은퇴식에 나선 선수들 대부분 경기에는 나서지 않고 교체됐으나 니퍼트는 마운드에 오르기만 하고 교체될 수 없다. 투수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경우 최소 한 타자 이상을 상대한 뒤에야 교체가 가능하다.
팬들의 기대는 크다. 여전히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니퍼트가 프로야구 선수들을 상대로도 여전한 위력을 뽐낼 수 있을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두산은 현재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에 0.5경기 앞선 4위에 위치해 있는데 이날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기에 섣불리 니퍼트를 투입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니퍼트의 은퇴식이 열릴 14일 KT전 예매 현황. /사진=인터파크 티켓 예매 사이트 화면 캡처 |
만약 니퍼트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면 팬들의 뜨거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잘 던질 경우엔 반대로 형평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승패가 사실상 확정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 나와야만 두산으로서도 부담 없이 니퍼트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거의 자리가 없다"며 매진을 예고했다.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도 대부분의 잔여좌석이 '0석'이었고 극히 일부 좌석에서만 극소수의 빈자리가 확인됐다. '니느님'의 마지막을 보기 위한 뜨거운 예매 열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은 시구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은퇴식 테마는 'REMEMBER THE ACE'로 니퍼트가 두산 팬들에게 영원한 에이스로 기억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 전엔 팬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사인회가 열린다. 니퍼트는 시구자로 나서고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 선수들이 애국가를 제창할 예정이다. 1회초 수비가 끝나면 니퍼트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공수교대시 선수단 하이파이브'를 재현한다.
클리닝타임엔 니퍼트가 뛰었던 양 팀에서 기념 액자 등 선물을 전달하며 경기 종료 후엔 영상 상영 및 헹가래, 니퍼트의 편지 낭독 등으로 행사가 마무리 된다.
니퍼트는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7년 만에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오르게 돼 영광이다. 큰 행사를 허락해준 두산 베어스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팬들에게 언제나 좋은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6시즌 후 MVP를 수상하고 눈물을 보이는 니퍼트.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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