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서정환 기자] 손준호(32, 수원FC)는 왜 동료선수에게 거액의 돈을 받았을까.
중국축구협회는 10일 공문을 통해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며 징계를 공식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총 61명을 처벌했는데 그 중 손준호를 포함해 43명은 수위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축구관련 활동 영구금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가 승부조작을 했다는 본 이유는 무엇일까. 손준호가 뛴 지난 1월 산둥 대 상하이 상강의 경기가 문제가 됐다. 중국공안은 산둥의 진징다오(김경도) 등 여러 선수가 해당 경기서 승부조작에 가담해 돈을 벌었다고 보고 이들을 체포했다. 그 과정에서 진징다오가 손준호 역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5일이 지난 시점에서 진징다오가 손준호에게 20만 위안(약 3777만 원)을 모바일로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공안에서 이 송금사실을 손준호가 승부조작을 하고 대가를 받은 결정적 증거로 보고 있다.
손준호는 11일 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혐의일체를 부인했다. 그는 금품수수죄를 인정한 것에 대해 “판사가 금품수수죄를 인정하라고 했다. 마지막에 금품수수를 인정하고 (구치소에서) 나왔다. 9개월 이상 감금당한 상태라 10개월 째에 판사와 거래를 해서 나오게 됐다”고 해명했다.
판사가 먼저 작은 죄라도 인정해야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오랜 감금생활에 지쳐 거짓으로 죄를 인정하고 나왔다는 것이다. 손준호는 “무죄가 맞다. 중국이 주장하는 유죄는 20만 위안에 대한 금품수수 혐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준호가 동료에게 20만 위안을 받은 사실은 맞다. 개인간 단순거래로 보기에는 액수가 크다.
손준호는 “(동료에게 돈을) 받은 건 맞는데 승부조작 대가는 아니라고 했다. 내가 김경도 부모를 한국에서 케어해 줘서 주지 않았나 한다. 내가 한국에서 도와준 부분이 많았다. 그 친구 축구교실 어린이들이 한국에 오면 케어해줬다. 고마움의 표시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공안이 보기에는 손준호의 설명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손준호에게 결정적 증거도 없는 상황이다. 손준호는 “체포 후 핸드폰을 압수당했다. 나중에 돌려받았다. 아내가 핸드폰 포렌식을 했는데 (결정적 증거가 있는) 12월-1월 내용만 싹 사라졌다”고 호소했다.
현재 진징다오는 승부조작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손준호는 “그 이후로 연락한 적 없다. 나보다 먼저 승부조작 혐의로 잡혀갔다고 알고 있다. 그 친구를 믿었기에 충격이 컸다. 중국을 떠나서 한국 땅을 밟는 순간 중국의 모든 것은 다 잊고 정리했다”며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손준호는 자신의 무죄를 밝혀줄 진징다오의 증언 등 증거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중국에서도 판결문 등 관련서류를 챙겨서 오지 못했다. 무죄증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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