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김동윤 기자]
"처음 보는 투수도 공 5개면 알 수 있다."
과연 스카우트들로부터 KBO 최고 포수 강민호(39)에 비견된 재능다운 범상치 않은 답변이었다. 고교 무대를 평정한 SSG 랜더스 신인 이율예(18)가 프로에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SSG는 11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8번으로 이율예를 지명했다. 이율예는 "저를 선택해주신 만큼 구단을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해 20년 동안 인천의 든든한 안방마님이 되고 싶다"며 "제 강점은 블로킹과 송구 능력이고, 공격에서는 좋은 콘택트와 파워를 가지고 있다.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상된 선택이었다. SSG는 오랜 기간 안방에 고민을 안고 있었고 이율예는 모처럼 나온 초고교급 포수였다. 경남 원동중 졸업 후 고교야구 명장 최재호(63)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에 진학한 이율예는 일찌감치 포수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포수 마스크를 써 투수 리드나 경기 운영이 탁월했고 최재호 감독은 2학년 때부터는 아에 이율예에게 전권을 일임했다. 어떤 변화구든 막아내는 블로킹 능력과 2루 팝 타임 평균 1.8초 후반대의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는 기본이었다. 이율예가 가진 포수로서 잠재력은 스카우트들로부터 "KBO 급 수비", "강민호가 생각난다"는 등 폭발적인 극찬을 끌어냈다.
덕분에 1학년부터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율예는 2022 18세 이하(U-18) 국가대표팀에서 정식 선수는 아니지만, 불펜 포수로 동행했다. 2023 U-18 대표팀에서는 2학년임에도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최근 막을 내린 2024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주전 포수로서 한국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2학년부터 U-18 대표팀 주전 포수로 뛴 사례는 국가대표 포수 김형준(25·NC 다이노스) 이후 처음이다.
SSG 김재현 단장은 지명 후 단상 인터뷰에서 "이율예는 청소년 국가대표팀 2학년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잘 알지 못하는 선수들을 빠르게 파악하고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앞으로 스피드가 중요해지는 현대 야구에서 그런 선수들을 잡아낼 수 있는 포수가 이율예 아닐까 한다"면서 "2028 청라 돔 시대의 간판선수로 만들어보겠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SSG는 확신을 갖고 뽑았으나, 이율예는 자신의 1라운드 지명 가능성에 반신반의했다. 지명 후 만난 그는 "1라운드 지명은 20% 정도 예상했다. 뽑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그대로 돼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재현 단장의 설명해준 가장 인상적인 것이 투수를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이었다. 이에 답변도 심상치 않았다. 이율예는 "처음 보는 투수의 공은 구종에 따라 5개 정도, 5~10개 정도만 보면 구질이나 다른 것이 어느 정도 다 파악된다. 그래도 실전과 연습 피칭은 엄연히 달라서 경기를 같이하면서 투수의 자신 있는 구종이나 성향을 파악한다. 이 부분이 빠른 것이 나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배경에는 풍부한 포수 경험이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한 이율예는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유는 포수가 멋있어서였다. 공교롭게도 이는 KBO 레전드 강민호가 포수를 시작한 이유와 비슷하다.
이율예는 "어릴 때 포수가 장비를 갖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또 그라운드를 혼자 바라보니까 그게 멋있어서 매력에 푹 빠졌다"며 "아무래도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포수를 했고 공도 많이 받아봤기 때문에 투수들을 파악하는 게 빠른 것 같다. 최재호 감독님이 1학년 때부터 대표팀에 데려가 주시고 2학년 때부터 경기를 뛴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어릴 때부터 강민호 선배님을 정말 많이 본받고 싶었다. 롤모델로도 많이 삼았는데 프로에 올라간 만큼 강민호 선배님처럼 야구도 오래 하고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고교 타격 성적이 나쁘지 않음에도 수비로 먼저 주목받은 것도 강민호와 닮았다. 이율예는 고교 통산 74경기 타율 0.341(208타수 71안타) 3홈런 41타점 58득점, 출루율 0.470 장타율 0.462 OPS 0.932를 기록했다. 또한 3학년에 올라와서는 23경기 타율 0.391(69타수 27안타) 2홈런 16타점, 출루율 0.527 장타율 0.536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율예는 "개인적으로 파워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경기 때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은데 프로 가면 더 열심히 연습해서 마음껏 보여드리겠다"며 "개인적으로 덕수고 정현우 선수 공을 한번 상대해 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어릴 적부터 다져진 풍부한 경기 경험과 타고난 센스에서 나오는 여유는 드래프트장에서도 맘껏 발휘됐다. 이율예는 "강민호 선배님이 롤모델이지만, 이지영 선배님과 김민식 선배님도 정말 좋아한다. 많이 본받고 싶다"고 팀 선배들을 챙기면서 "아무래도 1라운드 지명이 포수라면 긴가민가한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에 가서 좋은 코치님과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겠다. 기회가 된다면 1년 차부터 내 실력을 마음껏 보여드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릉고 이율예가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SSG 랜더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강민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과연 스카우트들로부터 KBO 최고 포수 강민호(39)에 비견된 재능다운 범상치 않은 답변이었다. 고교 무대를 평정한 SSG 랜더스 신인 이율예(18)가 프로에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SSG는 11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8번으로 이율예를 지명했다. 이율예는 "저를 선택해주신 만큼 구단을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해 20년 동안 인천의 든든한 안방마님이 되고 싶다"며 "제 강점은 블로킹과 송구 능력이고, 공격에서는 좋은 콘택트와 파워를 가지고 있다.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상된 선택이었다. SSG는 오랜 기간 안방에 고민을 안고 있었고 이율예는 모처럼 나온 초고교급 포수였다. 경남 원동중 졸업 후 고교야구 명장 최재호(63)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에 진학한 이율예는 일찌감치 포수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포수 마스크를 써 투수 리드나 경기 운영이 탁월했고 최재호 감독은 2학년 때부터는 아에 이율예에게 전권을 일임했다. 어떤 변화구든 막아내는 블로킹 능력과 2루 팝 타임 평균 1.8초 후반대의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는 기본이었다. 이율예가 가진 포수로서 잠재력은 스카우트들로부터 "KBO 급 수비", "강민호가 생각난다"는 등 폭발적인 극찬을 끌어냈다.
덕분에 1학년부터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율예는 2022 18세 이하(U-18) 국가대표팀에서 정식 선수는 아니지만, 불펜 포수로 동행했다. 2023 U-18 대표팀에서는 2학년임에도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최근 막을 내린 2024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주전 포수로서 한국의 동메달을 이끌었다. 2학년부터 U-18 대표팀 주전 포수로 뛴 사례는 국가대표 포수 김형준(25·NC 다이노스) 이후 처음이다.
SSG 김재현 단장은 지명 후 단상 인터뷰에서 "이율예는 청소년 국가대표팀 2학년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잘 알지 못하는 선수들을 빠르게 파악하고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앞으로 스피드가 중요해지는 현대 야구에서 그런 선수들을 잡아낼 수 있는 포수가 이율예 아닐까 한다"면서 "2028 청라 돔 시대의 간판선수로 만들어보겠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2024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율예.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
'KBO 2025 신인 드래프트'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SSG에 지명된 강릉고 이율예(가운데)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SSG는 확신을 갖고 뽑았으나, 이율예는 자신의 1라운드 지명 가능성에 반신반의했다. 지명 후 만난 그는 "1라운드 지명은 20% 정도 예상했다. 뽑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그대로 돼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재현 단장의 설명해준 가장 인상적인 것이 투수를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이었다. 이에 답변도 심상치 않았다. 이율예는 "처음 보는 투수의 공은 구종에 따라 5개 정도, 5~10개 정도만 보면 구질이나 다른 것이 어느 정도 다 파악된다. 그래도 실전과 연습 피칭은 엄연히 달라서 경기를 같이하면서 투수의 자신 있는 구종이나 성향을 파악한다. 이 부분이 빠른 것이 나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배경에는 풍부한 포수 경험이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한 이율예는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유는 포수가 멋있어서였다. 공교롭게도 이는 KBO 레전드 강민호가 포수를 시작한 이유와 비슷하다.
이율예는 "어릴 때 포수가 장비를 갖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또 그라운드를 혼자 바라보니까 그게 멋있어서 매력에 푹 빠졌다"며 "아무래도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포수를 했고 공도 많이 받아봤기 때문에 투수들을 파악하는 게 빠른 것 같다. 최재호 감독님이 1학년 때부터 대표팀에 데려가 주시고 2학년 때부터 경기를 뛴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강릉고 이율예. |
그러면서 "어릴 때부터 강민호 선배님을 정말 많이 본받고 싶었다. 롤모델로도 많이 삼았는데 프로에 올라간 만큼 강민호 선배님처럼 야구도 오래 하고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고교 타격 성적이 나쁘지 않음에도 수비로 먼저 주목받은 것도 강민호와 닮았다. 이율예는 고교 통산 74경기 타율 0.341(208타수 71안타) 3홈런 41타점 58득점, 출루율 0.470 장타율 0.462 OPS 0.932를 기록했다. 또한 3학년에 올라와서는 23경기 타율 0.391(69타수 27안타) 2홈런 16타점, 출루율 0.527 장타율 0.536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율예는 "개인적으로 파워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경기 때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은데 프로 가면 더 열심히 연습해서 마음껏 보여드리겠다"며 "개인적으로 덕수고 정현우 선수 공을 한번 상대해 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어릴 적부터 다져진 풍부한 경기 경험과 타고난 센스에서 나오는 여유는 드래프트장에서도 맘껏 발휘됐다. 이율예는 "강민호 선배님이 롤모델이지만, 이지영 선배님과 김민식 선배님도 정말 좋아한다. 많이 본받고 싶다"고 팀 선배들을 챙기면서 "아무래도 1라운드 지명이 포수라면 긴가민가한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에 가서 좋은 코치님과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겠다. 기회가 된다면 1년 차부터 내 실력을 마음껏 보여드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KBO 2025 신인 드래프트'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SSG에 지명된 강릉고 이율예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