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종로, 고용준 기자]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일화로 ‘군자보구 십년불만(君子報仇 十年不晩)’으로 군자의 복수는 10년을 참아도 늦지 않는다는 뜻이다. 10년까지는 아니지만, 2년이 훌쩍 넘어 3년을 꽉 채울 뻔한 기나긴 기다림이었다.
무려 열 다섯번을 패하면서 한 번도 승리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쇼메이커’ 허수는 오랜 기다림 끝에 달성한 의지의 뜻을 더욱 키워 롤드컵까지 이어가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전했다.
DK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LCK 대표 3번 시드 결정전 T1과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쇼메이커’ 허수와 ‘에이밍’ 김하람 쌍포가 기복은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킬 캐치로 승부의 균형을 깨면서 롤드컵 진출을 견인했다. 지난 2019년부터 6년 연속 롤드컵 진출이라는 값진 결과로 연결시켰다.
허수는 “이번 경기를 패하면 내일 모레 진짜 마지막을 걸고 4시드 결정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너무 이기고 싶었는데, 이겨서 다행이고 너무 좋다. 롤드컵에 가서도 꼭 잘해보겠다”라고 6연속 롤드컵 진출의 벅찬 기쁨을 표현했다.
덧붙여 그는 “우리가 그동안 3년간 못 이겼던 것도 맞다. 못 이겼던 기간 동안 최대한 의식 안 하려고 해도 결국은 조금은 의식하게 됐다. 언제 끊을까, 진짜 끊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중요한 선발전 무대에서 그동안 저희가 길게 왔던 연패의 고리를 끊어내니까 후련하다. 앞으로는 그런 기록들을 의식하지 않고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지난 3년간 T1을 이기지 못하며 겪었던 마음 고생을 전했다.
롤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허수는 “지난해 롤드컵에서 스위스 스테이지로 변경된 방식을 경험하니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에는 아쉽게 1라운드에서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높은 곳까지 가고 싶었다. 스위스 방식이 대진도 재밌고, 플레이도 여러 잘하는 팀을 만날 수 있어서 더 긴장감있고, 치열하다. 조별리그 방식은 재미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번 대회는 5년전 독일의 경험을 잘 살려 유럽에서 하는 이번 대회의 최대한 좋은 기량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팬 분들께서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진 걸 보고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은데 선발전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다행이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월드 때도 많이 월드 때는 많이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도록 하겠다”라고 감사인사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