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최동원) 코치님이 신인 때 처음 선발을 시켜주신 거죠. 그래서 여태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메이저리그(MLB)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특히 자신을 발굴한 스승의 13주기를 앞둔 날이어서 의미가 더했다.
류현진은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회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2회 실책으로 인해 선제점을 내주고 말았다. 선두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은 그는 다음 타자 전준우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타구와 주자의 다리가 겹치면서 유격수 이도윤이 잡아내지 못했고, 결국 한 점을 먼저 내줬다.
이어 나승엽의 안타로 류현진은 무사 1, 2루 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정훈에게 바깥쪽 패스트볼을 던져 1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 한번에 2아웃을 잡았다. 이어 박승욱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닝의 문을 닫았다.
이후로도 류현진은 몇 차례 실점 위기가 있었다. 3회에는 1사 후 윤동희의 안타와 고승민의 볼넷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손호영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4회에는 2아웃 이후 나승엽과 정훈의 연속안타가 나왔고, 5회에도 고승민을 안타로 내보냈으나 모두 실점 없이 마무리지었다.
5회까지 한 점도 내지 못하던 한화 타선도 경기 중반 이후 터졌다. 6회 초 1사 후 최재훈과 황영묵이 연속 안타로 나갔다. 하주석이 유격수 땅볼을 쳤지만 1루 주자만 아웃되면서 1, 3루가 됐고, 여기서 페라자의 중전 안타로 최재훈이 홈을 밟았다. 이어 노시환까지 적시타를 터트려 한화는 2-1로 역전했다.
여기에 7회에는 상대 실책을 틈타 만든 찬스에서 황영묵과 안치홍의 연속 안타로 3점을 올렸고, 요나단 페라자의 2점 홈런까지 터지면서 스코어는 7-1이 됐다. 류현진에게 든든한 득점지원을 해줬다.
7회 말 박상원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내려온 류현진은 이날 6이닝 6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등번호(99번)와 똑같은 99구를 던진 그는 최고 시속 148km를 뿌리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7회 말 불펜이 3점을 내줬지만 끝내 리드를 지켜내며 8-4로 승리, 류현진은 시즌 10승(8패)을 기록하게 됐다.
류현진이 KBO 리그에서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데뷔 시즌인 2006년 18승을 시작으로 그는 2011년까지 6년 연속 10승을 챙겼다. 하지만 미국 진출 직전인 2012년에는 2.66의 평균자책점에도 9승에 그쳤고, 한국에 돌아온 후 첫 시즌 다시 두 자릿수 승리를 채웠다.
경기 후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6이닝 동안 선발투수 역할을 훌륭하게 해줬다"며 "10승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10승을 달성한 류현진은 "(10승에 대한 의식은) 전혀 없었다. 팀이 안 좋은 흐름에서 부산에 왔는데, 그것만 생각했고 제 승리에 대한 건 전혀 신경 안 쓰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 10승보다는 그냥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말도 이어갔다.
그래도 5강 경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팀의 5연패를 끊은 건 긍정적이었다. 류현진은 "연패를 끊은 게 가장 중요했다"며 "아직 열몇 경기 남았고, 갑자기 10연승을 할 수도 있다. 선수들이 쳐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몇 차례 고비에도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실점을 억제한 류현진. 그는 "강한 타구를 안 맞으려고 했고, 제구에 좀 더 신경을 쓰면서 좋은 타이밍에 병살도 나왔고 삼진도 나왔다"며 "운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타선이 7회 5득점을 기록한 후 "편안했다"고 말한 류현진은 특히 9월 들어 첫 홈런을 터트린 페라자에 대해서는 "오늘을 계기로 남은 경기에서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인도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이다"고 한 그는 "편안하게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류현진은 등판 다음날인 14일 오후 12시 열리는 고(故) 최동원 13주기 행사에 참석해 헌화할 예정이다. 지난 2011년 별세한 최동원 전 감독은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의 전설을 쓴 '무쇠팔' 투수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한화에서 했는데, 특히 류현진이 프로에 입단했던 2006년 1군 투수코치를 맡아 그를 발굴한 인물이다.
류현진은 "오랜만에 인사드리러 가는 거라 뜻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미국에 간 이후 생긴 행사여서 처음으로 가는데, 좋은 마음으로 다녀오겠다"고 했다. 류현진은 "(최동원) 코치님이 신인 때 처음에 선발을 시켜주셨다. 그래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야말로 한미 통산 186승(KBO 108승+MLB 78승) 투수를 만든 셈이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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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
한화 류현진이 13일 사직 롯데전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메이저리그(MLB)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특히 자신을 발굴한 스승의 13주기를 앞둔 날이어서 의미가 더했다.
류현진은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회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2회 실책으로 인해 선제점을 내주고 말았다. 선두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은 그는 다음 타자 전준우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타구와 주자의 다리가 겹치면서 유격수 이도윤이 잡아내지 못했고, 결국 한 점을 먼저 내줬다.
이어 나승엽의 안타로 류현진은 무사 1, 2루 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정훈에게 바깥쪽 패스트볼을 던져 1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 한번에 2아웃을 잡았다. 이어 박승욱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닝의 문을 닫았다.
이후로도 류현진은 몇 차례 실점 위기가 있었다. 3회에는 1사 후 윤동희의 안타와 고승민의 볼넷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손호영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4회에는 2아웃 이후 나승엽과 정훈의 연속안타가 나왔고, 5회에도 고승민을 안타로 내보냈으나 모두 실점 없이 마무리지었다.
한화 류현진이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
여기에 7회에는 상대 실책을 틈타 만든 찬스에서 황영묵과 안치홍의 연속 안타로 3점을 올렸고, 요나단 페라자의 2점 홈런까지 터지면서 스코어는 7-1이 됐다. 류현진에게 든든한 득점지원을 해줬다.
7회 말 박상원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내려온 류현진은 이날 6이닝 6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등번호(99번)와 똑같은 99구를 던진 그는 최고 시속 148km를 뿌리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7회 말 불펜이 3점을 내줬지만 끝내 리드를 지켜내며 8-4로 승리, 류현진은 시즌 10승(8패)을 기록하게 됐다.
류현진이 KBO 리그에서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데뷔 시즌인 2006년 18승을 시작으로 그는 2011년까지 6년 연속 10승을 챙겼다. 하지만 미국 진출 직전인 2012년에는 2.66의 평균자책점에도 9승에 그쳤고, 한국에 돌아온 후 첫 시즌 다시 두 자릿수 승리를 채웠다.
경기 후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6이닝 동안 선발투수 역할을 훌륭하게 해줬다"며 "10승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 류현진이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
그래도 5강 경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팀의 5연패를 끊은 건 긍정적이었다. 류현진은 "연패를 끊은 게 가장 중요했다"며 "아직 열몇 경기 남았고, 갑자기 10연승을 할 수도 있다. 선수들이 쳐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몇 차례 고비에도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실점을 억제한 류현진. 그는 "강한 타구를 안 맞으려고 했고, 제구에 좀 더 신경을 쓰면서 좋은 타이밍에 병살도 나왔고 삼진도 나왔다"며 "운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타선이 7회 5득점을 기록한 후 "편안했다"고 말한 류현진은 특히 9월 들어 첫 홈런을 터트린 페라자에 대해서는 "오늘을 계기로 남은 경기에서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인도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이다"고 한 그는 "편안하게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류현진은 등판 다음날인 14일 오후 12시 열리는 고(故) 최동원 13주기 행사에 참석해 헌화할 예정이다. 지난 2011년 별세한 최동원 전 감독은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의 전설을 쓴 '무쇠팔' 투수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한화에서 했는데, 특히 류현진이 프로에 입단했던 2006년 1군 투수코치를 맡아 그를 발굴한 인물이다.
류현진은 "오랜만에 인사드리러 가는 거라 뜻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미국에 간 이후 생긴 행사여서 처음으로 가는데, 좋은 마음으로 다녀오겠다"고 했다. 류현진은 "(최동원) 코치님이 신인 때 처음에 선발을 시켜주셨다. 그래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야말로 한미 통산 186승(KBO 108승+MLB 78승) 투수를 만든 셈이다.
한화 류현진이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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