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내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26)가 구단 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논란을 빚었다.
영국 '90MIN'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로메로는 아스날전 패배 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토트넘에 대한 불만을 암시했다. 그는 구단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공유했다가 적발됐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서 0-1로 패했다.
경기 전만 해도 토트넘의 승리가 점쳐졌다. 안방에서 열린 경기인 데다가 아스날은 핵심 미드필더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가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토트넘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긴 했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19분 코너킥 수비에서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에게 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뉴캐슬전에 이어 연패에 빠진 토트넘이다.
주장 손흥민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을 펼쳤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는 도미닉 솔란케가 부상 복귀한 덕분에 다시 왼쪽으로 돌아갔으나 소용없었다. 손흥민은 90분 동안 슈팅 1회, 유효 슈팅 0회,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돌파 2회 등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기 후 손흥민은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그저 세트피스에서 다시 실점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에도 아스날을 만나 세트피스 실점으로 패배한 경험이 있기에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이어 손흥민은 "정말 답답하다. 좌절할 만한 상황이다. 팬들께서도 실망 하셨을 것이다. 더 발전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이고 우리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라며 "선수들이 득점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올바른 결정을 하고 치명적이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내가 세트피스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계속될 수 있는 이야기다. 이해는 한다"라며 "우리는 다른 모든 팀과 마찬가지로 세트피스 대비에 노력한다. 오늘은 정말 잘 처리했지만, 딱 한 번 스위치가 꺼졌다.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라고 말했다.
부주장 로메로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실점 장면에서 마갈량이스를 놓친 장본인이기 때문. 물론 세트피스는 팀 전체의 문제이긴 하지만, 로메로가 더 잘 마크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로메로의 생각은 조금 달랐던 모양새다. 그는 아르헨티나 'TyC 스포르트' 소속 가스톤 에둘 기자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토트넘 비판글을 공유했다. 구단 운영을 꼬집는 글을 공유함으로써 구단 수뇌부에 불만을 드러낸 것.
에둘 기자는 "토트넘이 아스날에 또 패했다. 싸우러 온 게 아니라 디테일에 관한 이야기다. 토트넘은 책임자들의 결정에 따라 구단의 자체적 계획 없이 선수들을 국가대표팀에서 복귀시킨 PL 유일의 구단"이라며 "이 때문에 토트넘 선수들은 아스날 선수들보다 휴식 시간이 적었고, 유리한 고지를 내줬다. 로메로는 열이 있는 채로 뛰었다"라고 주장했다.
보통 아시아나 남미 선수들은 A매치 기간 장거리 비행을 소화해야 한다. 이 때문에 PL 구단들은 선수들의 피로를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 전용기를 준비해 이동 시간을 줄이는 식으로 지원하곤 한다. 하지만 토트넘은 로메로를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신경 쓰지 않았고, 에둘 기자가 이 지점을 지적한 것.
로메로는 9월 A매치 기간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그러나 토트넘의 지원 없이 런던으로 복귀했고, 열이 있는 상태에서도 아스날전 역시 90분을 모두 소화한 것.
공교롭게도 로메로를 따돌리고 득점한 마갈량이스는 아스날의 지원을 받아 하루 빨리 런던에 도착했다. 그 역시 브라질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현지 시각으로 목요일 훈련에 복귀했다. 반면 로메로는 금요일에야 토트넘에 합류할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로메로가 에둘 기자의 글을 공유하면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 그는 자신의 리포스트가 큰 화제가 되자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토트넘의 팀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패배의 여파가 더 크게 번질 위기인 토트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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