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새가슴 토트넘팬들의 거친 말".
골닷컴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를 패한 뒤 가진 인터뷰에 대해 팬들이 불만을 표출했다"면서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에 대해 '주장의 수치', '역대 최악의 주장'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서 0-1로 패했다.
경기 전만 해도 토트넘의 우세해 보였다. 안방에서 열린 경기인 데다가 아스날은 핵심 미드필더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가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토트넘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긴 했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19분 코너킥 수비에서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에게 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토트넘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아스날전 3연패에 빠지며 고개를 떨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또 다시 패하며 1승 1무 2패(승점 4)로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이다. 리그 순위는 13위.
손흥민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는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케가 부상 복귀한 덕분에 다시 왼쪽으로 돌아갔으나 소용없었다. 이날 손흥민은 90분 동안 슈팅 1회, 유효 슈팅 0회,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돌파 2회 등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스날 킬러'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에 게재된 인터뷰서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다. 축구가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또 세트피스에로 실점했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는데 정말 실망스럽다"라며 패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어 손흥민은 "팬들도 매우 실망했을 것이다. 우리는 100% 발전해야 한다. 지금은 힘든 순간이며 함께 뭉쳐야 한다"라며 "우리는 파이널 서드에 진입하지만, 선수들이 득점에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침착해야 한다.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는 강하게 반등할 것이다. 갈 길이 멀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발언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점유율이 64%로 높긴 했지만 제대로 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만큼 다 변명이라는 것.
골닷컴도 "토트넘은 경기 내내 경쟁을 펼쳤지만, 정말로 위협적이진 않았다"라며 "손흥민의 발언은 그에게 리더십이 없다고 믿는 일부 토트넘 팬들의 분노를 샀다"라고 전했다.
설상가상 억측이 이어지고 있다. 골닷컴에 따르면 한 팬은 손흥민을 '주장의 수치'라고 낙인 찍었고, 다른 한 팬은 "지배한다고 해서 이기는 건 아니다. 멍청아. 그는 우리가 겪은 불행 중 최악의 주장이 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경기장에 리더십이 없다. 목소리와 권한을 갖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장을 줘라. 손흥민은 주장이 아니다"라는 도 넘은 힐난까지 나왔다. "게임을 지배했다고? 아스날 2군을 상대로 단 한 번의 유효 슈팅도 없었다", "넌 아무것도 지배하지 않았다. 최전방엔 킬러 스트라이커가 없다" 등의 댓글은 양반일 정도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국 팬들은 손흥민 편을 들었다. 기사를 읽은 팬들은 "손흥민이 뭘 잘못했지? 속이고 있는 건 토트넘 팬들뿐이다. 그들은 트로피를 얻지 못할 거야", "손흥민의 발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적어도 그는 감독과 달리 세트피스 문제를 인정한다. 토트넘 팬들은 위고 요리스의 주장 능력이나 잉글랜드 선수들의 부진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참 이상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베스트 댓글 역시 토트넘 팬들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손흥민을 향한 댓글에서 본 유일한 잘못은 그가 영국인이 아니라는 사실뿐이다. 참 훌륭한 팬들이다. 토트넘은 그들 덕에 성공을 거뒀다. (비어있는) 트로피 진열장을 보라", "수십 년 동안 새가슴(bottling)과 평범함에 익숙한 토트넘 팬들의 거친 말"라는 글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손흥민은 지난 9년 동안 토트넘 소속으로 공식전 412경기를 소화하며 164골-84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구단 역사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록이다. 그보다 득점이 많은 선수는 해리 케인(280골), 지미 그리브스(266골), 바비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 뿐이다.
손흥민은 그는 지난해 PL 35경기에 출전해 17골 10도움으로 토트넘 최다 득점자였다. 또한 올 시즌에도 리그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로 활약하고 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