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마닐라(필리핀), 정승우 기자] 진태호(18, 전북)의 활약은 프로 데뷔전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이었다.
전북현대는 19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다이나믹 허브 세부FC를 상대로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 조별리그 H조 첫 경기를 치러 6-0으로 완승했다.
어렵지 않게 승점 3점을 거머쥔 전북은 앞서 무승부를 거둔 무앙통 유나이티드(1점)와 셀랑고르(1점)를 제치고 H조 1위로 올라섰다.
경기 종료 후 진태호는 MOM(Man of the Match)로 뽑혀 수훈선수 기자회견에 나섰다.
진태호는 "프로 경기를 처음 뛰었다. 처음에 공이 안 와 긴장했지만, 골이 빠르게 터지면서 퍼포먼스가 나왔다. 후반전 형들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체력이 불안전했다.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아 아쉽다"라며 후반전 경기에 아쉬움을 표했다.
긴장하진 않았을까. 그는 "지난 시즌 U-17 다니며 동남아 날씨엔 적응이 빨리 됐다. 경기 전엔 사실 떨렸다. (이)재익이 형이 데뷔전이나 프로 경기 할때 생각이 많아지면 자기 플레이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하던대로 하라고 조언해줬다. 제가 하던대로 하자고 생각하고 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진태호 이외에 또 다른 영생고 재학생 서정혁, 한석진이 교체로 투입됐다. 진태호는 "우리 고등학교 선수들이 딱히 경기에 대해 한 이야기는 없다"라며 경기 전 특별히 나눈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프타임 때) 친구들에게 스코어 차이가 벌어졌으니 하고싶은대로 하라 했다"라고 덧붙였다.
진태호는 "(양)민혁이, (강)주혁이, (윤)도영이 등 제 친구들이 K리그1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조바심을 내진 않는다. 그 친구들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런 대회를 통해 제 능력을 보여줘 K리그1 데뷔하는 것이 목표다. 나이에 맞게, 패기 있게 도전한다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기자회견이 마무리된 후 필리핀 현지 매체 기자가 말을 걸어왔다. 진태호의 인터뷰를 들은 뒤, 의아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 선수, 이번 경기가 프로 데뷔전이라는 뜻이냐"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닌 것 같은데 사실 맞냐. 이전 소속팀이 어디냐"고 물었다.
다시 설명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프로 데뷔전을 치른 선수고 전북에서 성장한 선수라고 답했다. 이에 그는 "세상에나 놀랍다. 말이 안 된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기자만 진태호의 활약에 놀란 것이 아니다. 무스타파 아티 곡수 세부FC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정말 미안지만, 61번과 99번 선수가 우릴 정말 힘들게 했다"라며 진태호, 김창훈을 칭찬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