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우린 로봇이 아니다."
영국 '풋볼 런던'은 25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32, 토트넘)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손흥민은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된 '선수 혹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과도한 경기 수로 인한 선수들의 피로와 부상 위험에 대해 비판하며, 선수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축구계에서는 과도한 경기 수로 인한 선수 혹사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를 중심으로 선수들과 감독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으며,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로드리 등 일부 선수들은 파업까지 언급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클럽 월드컵 참가 팀 수를 32개로 늘려 대회를 확대했고, UEFA도 챔피언스리그 참가 팀을 36개로 확대해 경기 수를 증가시켰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시즌을 시작하는 상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손흥민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대회에 참가해 단 2주만 휴가를 보냈고, 시즌을 시작하고자 프리시즌에 복귀했다. 이건 선수들을 돌보는 게 아니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지난 시즌 소속 클럽과 국가대표팀에서 총 5,377분을 소화했으며, 아스날의 데클란 라이스도 5,324분을 뛰었다. 로드리 역시 5,275분을 뛰었고, 윌리엄 살리바와 필 포든도 각각 5,250분, 5,194분의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손흥민 또한 과도한 출전으로 언급되지 않을 수 없는 선수 중 하나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자료에 따르면, 손흥민은 2018년 5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총 78경기를 소화했으며, A매치 참가를 위해 약 11만 600km를 이동했다.
당시 손흥민은 78경기 중 56경기(약 72%)에서 최소 5일의 휴식을 취하지 못했고,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과 이동거리를 기록한 선수로 집계됐다.
손흥민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경기에 나서면 부상 위험이 발생한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힘든 일이다. 우리는 확실히 몇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보고 싶은 건 양질의 경기다. 최대한 많은 경기가 아니다. 경기 수가 지금처럼 많으면 선수들이 부상당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이건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분명히 뭔가 바꿔야 한다. 선수들이 나서서 뭔가 말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