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벤치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토트넘은 오는 30일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에서 맨유와 맞붙는다. 나란히 승점 7(2승 1무 2패)을 기록 중인 두 팀의 맞대결이다.
다만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는 27일 열린 카라바흐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허벅지 뒤쪽을 잡고 쓰러졌기 때문.
당시 손흥민은 후반전 들어 허벅지에 불편함을 호소하더니 후반 26분경 주저앉아 교체를 요청했다. 다행히 스스로 걸어나오긴 했지만, 햄스트링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앞서 손흥민은 브렌트포드전을 마친 뒤에도 같은 부위를 마지며 얼굴을 찡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까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는 약간 피로를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손흥민이나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라고 짧게 말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지난 몇 년간 클럽과 대표팀을 오가며 강행군을 소화했기에 걱정될 수밖에 없다.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는 "토트넘은 맨유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부상 가능성이 떠오름에 따라 우려가 생겼다. 토트넘 팬들은 이번 승리를 축하하겠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손흥민의 부상은 걱정거리다. 그의 부상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 혹사'를 인정했다. 그는 맨유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즌 초반 손흥민의 출전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히샬리송과 도미닉 솔란케를 (부상으로) 잃었고, 윌슨 오도베르도 잃었다"라며 "손흥민은 내가 원하는 것보다 확실히 더 많은 경기를 뛰었다. 그는 대표팀에서도 뛰고 있기 때문에 솔란케와 오도베르를 영입하고, 티모 베르너 임대를 연장해 출전 시간을 관리하려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항상 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우리는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라며 "현대 축구에서 그런 수준의 출전 부담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우리는 과부하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 책임의 일부는 선수들을 보호하려 노력하는 우리에게 있다. 손흥민 경우에도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단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마지막까지 손흥민의 몸 상태를 지켜보겠단 생각이다. 그는 "손흥민을 제외하면 모두 괜찮다. 나쁘진 않은 것 같다. 그는 내일 훈련하길 원한다. 내일 그가 어떻게 훈련받는지 살펴보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겠다. 그에게 추가 기회를 줄 수 있는 날이 하루 더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의 맨유전 선발 제외를 점치고 있다. '풋볼 런던'의 알라스데어 골드 기자는 "모든 건 손흥민의 햄스트링 상태에 달려 있다. 그에게는 일종의 늦은 체력 테스트가 될 것이다. 한 경기에서 손흥민을 잃는 게 그를 훨씬 더 오래 잃는 것보다 낫다"라며 조심스러운 예상을 내놨다.
골드 기자가 뽑은 토트넘의 베스트 11은 브레넌 존슨-도미닉 솔란케-데얀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로드리고 벤탄쿠르-파페 사르,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다. 그는 "손흥민의 플레이는 빠른 속도와 측면 혹은 중앙 돌파가 핵심이다. 햄스트링에 문제가 있다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라며 손흥민에게 휴식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브닝 스탠다드'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골드 기자와 예상 포메이션만 달랐고, 예상 선발 라인업은 11명 모두 똑같았다. 골드 기자는 4-3-3 포메이션, 이브닝 스탠다드는 매디슨이 한 칸 전진한 4-2-3-1 포메이션을 점쳤다.
물론 손흥민이 워낙 핵심 공격수인 만큼 그가 다시 한번 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풋볼 런던의 리 윌못 기자는 "손흥민이 뛰는가? 아니면 못 뛰는가? 맨유전을 앞두고 가장 큰 질문이다. 내게는 손흥민이 조금이라도 적합하다면 그가 선발로 뛰는 게 중요하다"라며 예상 베스트 11에 손흥민의 이름을 넣었다. 다만 객관적인 예상보다는 개인적인 희망에 가까워 보인다.
한편 손흥민은 카라바흐전을 앞두고 체력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토트넘 팬 포럼에 참석해 "아무도 부상으로 신음하는 선수들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많은 경기과 많은 여정. 우리는 스스로 돌봐야 하지만, 때때로 매우 어렵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에 나서면 부상 위험이 엄청나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UEFA 유로에 참가해 단 2주만 휴가를 보내고, 시즌을 시작하고자 프리시즌에 복귀한다. 이건 선수들을 돌보는 게 아니다. 힘든 일"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흥민은 다른 동료들에게도 목소리를 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확실히 몇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분명히 뭔가 바꿔야 한다. 선수들이 나서서 뭔가 말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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