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4경기 연속 홈런을 생산하는 데 실패했다. KBO 리그 역대 최초 국내 타자 40홈런-40도루(40-40)까지도 여전히 2홈런이 남아있는 상황. 그러나 남들과 차원이 다른 폭발적인 스피드로 땅볼 타구를 내야 안타로 만들며 KIA의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김도영은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1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1삼진 1득점을 기록, KIA의 12-8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도 김도영의 40-40을 위한 홈런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상대 선발 투수는 롯데 외국인 에이스 찰리 반즈였기에 쉽지 않았다. 두 번 모두 김도영의 빠른 발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1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김도영은 초구 시속 142㎞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 쳐 3루 쪽으로 강한 땅볼 타구를 만들었다. 손호영이 빠르게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김도영은 여유 있게 1루에 안착했다.
김도영의 진가는 6회 타석에서 나왔다. KIA가 0-6으로 지고 있는 6회 초 무사 2루에서 김도영은 반즈의 5구째 시속 128㎞ 체인지업을 강하게 쳤다. 잡으려는 반즈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된 타구는 속도가 죽은 채 유격수 앞으로 향했다.
거리가 2루 베이스에서 가까웠던 만큼 땅볼 아웃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김도영은 타구를 확인하자마자 가속력을 붙이며 1루에 도달했다. 이후 KIA는 윤도현, 박찬호의 연속 적시타 등 대거 6점을 뽑아내며 6-6 동점을 만들었고 7회 6득점 빅이닝을 또 한 번 생산하면서 KIA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6월 25일 사직에서 15-15 무승부로 아쉬웠던 기억을 훌훌 날려버렸다.
김도영의 스피드가 남다른 건 이미 광주동성고 시절부터 유명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김도영의 5툴 중 스피드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 프로 3년 차인 올해 44번의 시도 중 40번의 도루에 성공하면서 그 잠재력을 입증했다. KIA 이범호 감독이 그토록 자제시켰음에도 이 정도다. 40개 도루 이상 성공한 선수 중 그보다 높은 도루 성공률을 기록한 건 91.3%(46회 시도 중 42회 성공)의 김지찬(삼성 라이온즈)뿐이다.
지난 광주 삼성전에서 만난 조재영(44) KIA 1루 주루코치는 "(김)도영이는 스타트를 끊는 데 있어 속력을 붙이는 구간이 다른 선수보다 굉장히 짧다. 그러다 보니 최고 스피드로 뛸 수 있는 공간이 더 길다. 기본적으로 빠른 데다 그 동작이 워낙 좋다 보니 (타이밍이) 늦어도 살 때가 있다. "이라고 답했다.
폭발적인 첫 발 스피드는 김도영의 보폭이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베이스 간 거리를 단숨에 줄이는 이유가 됐다. 조재영 코치는 "가속을 붙이는 구간이 길다 보니 남들이 12~13걸음쯤 슬라이딩할 때 (김)도영이는 10~11걸음에 하게 된다. 워낙 짧은 거리에 100% 풀 스피드가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건 타고난 운동능력에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열심히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도영이 처음부터 주루 플레이에 능한 건 아니었다. 지난해 KIA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조재영 코치는 "(김)도영의 신체 능력은 압도적이다. 빠르기만 보면 우리 팀에서는 단연 톱이고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김혜성과 비슷하다"고 극찬하면서 "당장은 (김)혜성이가 많은 경험을 쌓았고 주루 플레이에도 더 능숙하다 보니 주자로서 능력은 앞선다. 하지만 (김)도영이도 건강하게 주전으로 나서고 경험을 쌓다 보면 한 시즌 50도루도 가능하다. 매년 많은 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재영 코치의 예상은 옳았다. 김도영의 첫해 도루 성공률은 81.3%(16회 시도 13회 성공)에 불과했고, 2년 차에 86.2%(29회 시도 25회 성공), 3년 차 90.9%로 점차 늘었다.
이에 조재영 코치는 "나는 도루를 시킬 때 포수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슬라이드 스텝이 빠른 투수면 포수까지 고려하는데 웬만하면 투수만 고려한다. 타이밍만 빨리 뺏으면 살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며 "(김)도영이가 경기와 투수를 관찰하는 눈이 많이 늘었다. 도영이가 처음엔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본인도 차츰 와닿은 모양이다. 나도 스스로 느낄 수 있게끔 지켜만 보다가 한 번 얘기하니까 도영이도 귀담아듣고, 본인 나름대로 잘 듣고 기억하다가 시야가 넓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주루 스킬까지 갖춘 김도영에 상대 포수들은 던지기 전부터 긴장한다. 김도영의 땅볼 타구에도 상대가 안심할 수 없고 많은 변수가 발생하는 이유다. 현재 김도영은 제한적인 그린라이트를 받고 있다. 부상 위험 때문에 과도한 주루를 자제시키고 있기도 하지만, 2루에서 3루 도루도 현재로서는 더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재영 코치의 설명이다. 이 말인즉슨, 김도영의 도루 개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
조재영 코치는 "(김)도영이는 스타트가 늦거나, 투수의 슬라이드 스텝이 빨라도 포수들 마음이 급하니까 송구가 정확하게 안 갈 때가 많다"며 "마음먹고 뛰면 올해 1등(조수행·64개)보다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올해는 풀타임 첫해고 도루 개수에 대해서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지금처럼 노하우가 쌓이면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타격 쪽에서 많은 걸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50홈런을 칠 때 그에 맞춰 홈런 수만큼 도루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힘줘 말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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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김도영은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1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1삼진 1득점을 기록, KIA의 12-8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도 김도영의 40-40을 위한 홈런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상대 선발 투수는 롯데 외국인 에이스 찰리 반즈였기에 쉽지 않았다. 두 번 모두 김도영의 빠른 발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1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김도영은 초구 시속 142㎞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 쳐 3루 쪽으로 강한 땅볼 타구를 만들었다. 손호영이 빠르게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김도영은 여유 있게 1루에 안착했다.
김도영의 진가는 6회 타석에서 나왔다. KIA가 0-6으로 지고 있는 6회 초 무사 2루에서 김도영은 반즈의 5구째 시속 128㎞ 체인지업을 강하게 쳤다. 잡으려는 반즈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된 타구는 속도가 죽은 채 유격수 앞으로 향했다.
거리가 2루 베이스에서 가까웠던 만큼 땅볼 아웃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김도영은 타구를 확인하자마자 가속력을 붙이며 1루에 도달했다. 이후 KIA는 윤도현, 박찬호의 연속 적시타 등 대거 6점을 뽑아내며 6-6 동점을 만들었고 7회 6득점 빅이닝을 또 한 번 생산하면서 KIA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6월 25일 사직에서 15-15 무승부로 아쉬웠던 기억을 훌훌 날려버렸다.
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김도영의 스피드가 남다른 건 이미 광주동성고 시절부터 유명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김도영의 5툴 중 스피드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 프로 3년 차인 올해 44번의 시도 중 40번의 도루에 성공하면서 그 잠재력을 입증했다. KIA 이범호 감독이 그토록 자제시켰음에도 이 정도다. 40개 도루 이상 성공한 선수 중 그보다 높은 도루 성공률을 기록한 건 91.3%(46회 시도 중 42회 성공)의 김지찬(삼성 라이온즈)뿐이다.
지난 광주 삼성전에서 만난 조재영(44) KIA 1루 주루코치는 "(김)도영이는 스타트를 끊는 데 있어 속력을 붙이는 구간이 다른 선수보다 굉장히 짧다. 그러다 보니 최고 스피드로 뛸 수 있는 공간이 더 길다. 기본적으로 빠른 데다 그 동작이 워낙 좋다 보니 (타이밍이) 늦어도 살 때가 있다. "이라고 답했다.
폭발적인 첫 발 스피드는 김도영의 보폭이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베이스 간 거리를 단숨에 줄이는 이유가 됐다. 조재영 코치는 "가속을 붙이는 구간이 길다 보니 남들이 12~13걸음쯤 슬라이딩할 때 (김)도영이는 10~11걸음에 하게 된다. 워낙 짧은 거리에 100% 풀 스피드가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건 타고난 운동능력에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열심히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도영이 처음부터 주루 플레이에 능한 건 아니었다. 지난해 KIA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조재영 코치는 "(김)도영의 신체 능력은 압도적이다. 빠르기만 보면 우리 팀에서는 단연 톱이고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김혜성과 비슷하다"고 극찬하면서 "당장은 (김)혜성이가 많은 경험을 쌓았고 주루 플레이에도 더 능숙하다 보니 주자로서 능력은 앞선다. 하지만 (김)도영이도 건강하게 주전으로 나서고 경험을 쌓다 보면 한 시즌 50도루도 가능하다. 매년 많은 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조재영 코치의 예상은 옳았다. 김도영의 첫해 도루 성공률은 81.3%(16회 시도 13회 성공)에 불과했고, 2년 차에 86.2%(29회 시도 25회 성공), 3년 차 90.9%로 점차 늘었다.
이에 조재영 코치는 "나는 도루를 시킬 때 포수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슬라이드 스텝이 빠른 투수면 포수까지 고려하는데 웬만하면 투수만 고려한다. 타이밍만 빨리 뺏으면 살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며 "(김)도영이가 경기와 투수를 관찰하는 눈이 많이 늘었다. 도영이가 처음엔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본인도 차츰 와닿은 모양이다. 나도 스스로 느낄 수 있게끔 지켜만 보다가 한 번 얘기하니까 도영이도 귀담아듣고, 본인 나름대로 잘 듣고 기억하다가 시야가 넓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주루 스킬까지 갖춘 김도영에 상대 포수들은 던지기 전부터 긴장한다. 김도영의 땅볼 타구에도 상대가 안심할 수 없고 많은 변수가 발생하는 이유다. 현재 김도영은 제한적인 그린라이트를 받고 있다. 부상 위험 때문에 과도한 주루를 자제시키고 있기도 하지만, 2루에서 3루 도루도 현재로서는 더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재영 코치의 설명이다. 이 말인즉슨, 김도영의 도루 개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
조재영 코치는 "(김)도영이는 스타트가 늦거나, 투수의 슬라이드 스텝이 빨라도 포수들 마음이 급하니까 송구가 정확하게 안 갈 때가 많다"며 "마음먹고 뛰면 올해 1등(조수행·64개)보다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올해는 풀타임 첫해고 도루 개수에 대해서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지금처럼 노하우가 쌓이면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타격 쪽에서 많은 걸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50홈런을 칠 때 그에 맞춰 홈런 수만큼 도루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힘줘 말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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