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상상 이상이다. 독일 '빌트'가 이번엔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을 충격 비판했다는 황당 주장을 펼쳤다. 

빌트는 29일(이하 한국시간) "김민재가 투헬을 조롱했다! 그는 레버쿠젠을 마친 뒤 투헬 전 감독에게 깜짝 공격을 가했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레버쿠젠전 이후 나온 김민재의 믹스트존 발언이 시작이었다. 바이에른은 29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서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1-1로 비겼다.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한 바이에른은 승점 13점(4승 1무)으로 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레버쿠젠은 10점(3승 1무 1패)을 기록하면서 리그 3위에 자리했다. 

치열한 접전이었다. 선제골은 레버쿠젠의 몫이었다. 전반 31분 로베르트 안드리히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먼저 골망을 갈랐다. 바이에른도 강력한 환상적인 중거리 한 방으로 응수했다. 전반 39분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절묘하게 휘는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바이에른은 이후 더 적극적으로 레버쿠젠 골문을 두드렸으나 소득을 얻지 못했다. 후반 3분 세르주 그나브리의 두 차례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때리는 불운도 겹쳤다. 결국 양 팀은 더 이상 서로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김민재도 철벽 수비를 펼치며 현지 매체들로부터 극찬받았다. 그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률 92%(84/91), 가로채기 2회, 볼 리커버리 7회, 지상 볼 경합 승률 75%(3/4), 공중 볼 경합 승리 50%(4/8)를 기록했다. 파이널 서드 공 투입도 14회나 됐다. 나폴리 시절처럼 높은 위치까지 적극적으로 올라가 압박하며 상대 공격을 틀어막는 모습이었다.

그간 김민재에게 유독 높은 잣대를 들이대던 '키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체는 김민재에게 팀 내 공동 1위인 평점 2점을 주며 "단호하고 세심한 수비를 펼쳤다. 태클과 공중 볼 경합에서도 강했다. 이번 활약으로 그의 클래스에 대한 의문 부호를 지워냈다"라고 평가했다.

다른 매체들도 마찬가지였다. 'TZ' 역시 김민재에게 2점을 매겼다. 매체는 "안정적으로 위치를 잡았으나 레버쿠젠을 상대로 다소 거친 경합을 펼쳐야 했다. 심판의 판정에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레버쿠젠의 공격 시도를 여러 차례 차단하며 팀이 수비에서 필요로 하는 자신감을 경기 내내 발산했다"라고 합격점을 줬다.

'스포르트'는 "전반엔 자책할 일이 별로 없었다. 집중력을 보여줬고, 큰 실수도 없었다. 우파메카노는 그에게 한두 번 뒷공간을 부탁해야 했다. 상대가 긴 패스를 했을 때 어뢰처럼 앞으로 나아가길 즐겼고, 중앙선에서 상대 패스를 가로챘다. 그게 바로 뱅상 콤파니 감독이 원하는 방식"이라며 김민재에게 평점 1.5점을 부여했다.

경기 후 김민재는 지난 시즌보다 수비가 단단해진 비결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아벤트 차이퉁' 소속 킬리안 크라이트마이어 기자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이번 시즌 상승세에 대해 "감독님은 본인이 원하는 바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팀 전체가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감독을 칭찬하는 평범한 인터뷰였다. 하지만 빌트는 이마저도 꼬아들었다. 매체는 "김민재는 지금까지 이렇게 얘기한 적이 없었다! 그는 레버쿠젠전에서 다시 한번 매우 탄탄하고 거의 실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그는 내성적이었다. 특히 이런 경기 후라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민재가 투헬 전 감독을 향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심지어 빌트는 "김민재는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뱅상 콤파니 신임 감독이 수비 안정을 위해 어떤 점을 다르게 했는지 묻자 '감독님은 모든 선수들에게 원하는 바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고 말했다. 콤파니의 전임자에 대한 분명한 비판이다. 특히 김민재라서 더욱 놀랍다!"라고 자극적으로 표현했다.

빌트는 김민재와 투헬 감독 사이에 균열이 있었다고 강조하며 어떻게든 '저격 발언'으로 해석하려 애썼다. 매체는 "2023년 대한민국 올해의 축구선수 김민재가 바이에른과 계약한 데에는 투헬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구단에 없는 그는 5000만 유로(약 733억 원)의 김민재 영입에 각별히 신경 썼고, 무엇보다도 화상 통화를 통해 김민재와 미리 대화를 나눴다. 처음에는 좋은 조화를 이뤘지만, 지난 시즌 무관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감독과 제자 사이엔 점점 더 균열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김민재는 아쉽게도 지난 5월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2-2)에서 결정적 실수를 했다. 투헬은 그의 과거 '꿈의 선수'를 지키는 대신 공개적으로 가혹하게 비판하기로 결정했다. 그때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그를 나폴리에서 세리에 A 최고 수비수로 만들어준 자신감을 전부 잃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빌트는 김민재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에른 선수들도 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콤파니는 따뜻한 말과 매우 명확한 지시를 통해 자신감을 다시 쌓아나가고 있다. 투헬 밑에서 무시받았던 우파메카노와 키미히 등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라며 "그들은 모두 지금까지 강력한 성과로 새 감독에게 보답했다. 바이에른은 올 시즌 7경기에서 단 6골만 허용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빌트는 "콤파니 감독이 각 선수에게 제공하는 안정감은 경기장에서 눈에 띄게 나타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결속력에서 볼 수 있다. 우리는 팀으로 플레이한다"는 주장 마누엘 노이어의 발언까지 추가했다. 다 알면서도 김민재만 콕 집어 '조롱'이라고 지적한 건 무언가 악의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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