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은 안 그래요'' 린가드도 '논두렁 잔디'에 작심 발언 ''핑계 대고 싶지 않은데, 정말 심각해'' 한숨 [상암 현장]
입력 : 2024.09.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제시 린가드가 지난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대 수원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를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재호 기자
제시 린가드가 지난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대 수원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를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재호 기자
제시 린가드(31)도 '논두렁 잔디'에 입을 열었다.

FC서울은 지난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린가드의 어시스트에 이은 일류첸코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양 팀 순위가 뒤바뀌었다. 서울은 승점 50(14승8무10패)로 5위, 수원FC는 승점 48(14승6무12패)로 6위에 자리했다.

이날 린가드의 발끝에서 서울의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린가드가 올려준 볼을 일류첸코가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린가드는 K리그 데뷔 도움이자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린가드가 페널티킥(PK)을 실축하며 추가골 기회를 놓친 것. 후반 36분 김태한이 문전으로 쇄도하는 일류첸코를 향해 발을 높게 들어 넘어뜨렸고 주심은 바로 PK를 선언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린가드가 때린 슈팅이 골대 위로 벗어나며 '홈런'이 됐다. 린가드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린가드는 "PK가 선언됐을 때 제가 꼭 차고 싶었다. 매일 PK 연습을 해서 자신이 있었다. 연습 때는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하지만 주장으로서 PK를 놓쳤다고 처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그래서 경기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은 올 시즌 '린가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날 관중 3만 1037명이 입장한 서울은 올 시즌 누적 관중 43만 4426명으로 K리그 유료관중 집계 이후 단일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제시 린가드(왼쪽)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대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에서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시 린가드(왼쪽)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대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에서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린가드는 "홈 경기뿐 아니라 원정에서도 많은 팬이 응원해주신다. 이 부분이 선수들에게 엄청나게 큰 힘이다"라며 "오늘도 경기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수호신이 계속 노래를 불러주고 응원해줬다. 우리에게 힘이 되고 상대에게는 굉장한 위압감을 준다. 거듭 수호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근 A매치를 치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관리 부실로 인한 '논두렁 잔디'가 큰 논란이 됐다. 급기야 한국 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 이라크전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장소가 급하게 변경되는 일도 벌어졌다.

린가드에게 홈경기장의 잔디 문제를 묻자마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잔디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경기장뿐 아니라 훈련장도 상태가 굉장히 안 좋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선수가 볼을 잡을 때 '이 볼을 잘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이 할 필요가 없이 다음 플레이부터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선 (부실한 잔디 때문에) 이 볼을 잘 잡아야 한다는 생각부터 한다. 좋은 플레이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이다"라고 지적했다.

작심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린가드는 "선수들끼리 서로 핑계 대지 말자고 얘기하지만 잔디는 굉장히 심각한 것 같다. 우리는 정말 멋진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축구를 위해선 좋은 환경이 필요한데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경기를 졌다고 잔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상대도 같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다만 환경이 조금만 좋아진다면 우리는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시 린가드의 경기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시 린가드의 경기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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