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3-0? 손흥민이 있었다면 6골도 넣었다."
토트넘 홋스퍼 출신 제이미 레드냅이 대승에도 '캡틴' 손흥민(32)을 잊지 못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30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승점 10(3승 1무 2패)으로 리그 8위로 올라섰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예상치 못한 퇴장으로 10명이서 싸운 맨유는 승점 7(2승 1무 3패)에 머무르며 12위까지 떨어졌다.
일방적인 승리였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미키 반 더 벤의 폭발적인 질주에 힘입어 선제골을 터트렸다. 반 더 벤은 수비 진영에서 공을 끊어낸 뒤 폭발적인 질주를 선보였고, 땅볼 크로스로 브레넌 존슨의 득점을 도왔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브루노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까지 등에 업었다. 여기에 후반 3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추가골, 후반 32분 도미닉 솔란케의 쐐기골로 3-0 승리를 완성했다. 맨유도 10명으로 나름 반격해 봤지만, 결정력이 모자랐다.
경기를 지켜본 레드냅은 손흥민이 있었다면 3골은 더 들어갔을 것이라고 총평했다. 그는 "토트넘은 용감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브 비수마를 내세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했다"라며 "손흥민이 오늘 출전했다면 6골을 넣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이날 슈팅 24개를 날렸고, 유효 슈팅도 9개나 기록했다. 빅 찬스 역시 9번이나 있었으나 그중에서 3번밖에 살리지 못했다. 기대 득점(xG)이 4.59골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3골이라는 결과가 아쉬울 만도 하다.
그래도 기분 좋은 대승인 만큼 레드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대로 보여주는 승리였다. 정말 좋은 퍼포먼스였다"라며 "쿨루셉스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속도도 지녔고, 완전한 미드필더처럼 보였다"라고 칭찬했다.
가장 아쉬운 건 베르너의 마무리였다. 손흥민 대신 왼쪽 공격수로 나선 티모 베르너가 빅 찬스를 두 차례나 놓치며 고개를 떨궜다. 그는 빠른 발을 활용해 맨유 뒷공간을 잘 파고들었지만, 고질적인 결정력 문제를 다시 한번 노출했다. '손흥민이었다면'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도 "레드냅은 손흥민이 선발 출전할 수 있었다면 결과가 더욱 강조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라며 "베르너는 맹렬한 속도 덕분에 맨유의 눈엣가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도 그의 마무리는 계속해서 부족했다.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는 전반에도 후반에도 베르너의 득점을 거부했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풋볼 런던' 역시 베르너에게 토트넘에서 가장 낮은 평점 7점을 줬다. 매체는 "왼쪽에서 밝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다시 한번 오나나에게 막히며 큰 찬스를 놓쳤다. 그의 슈팅엔 특별히 설득력이 없었다"라며 "수비 가담 등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상대 골문 쪽에서는 자신감이 부족했고, 결국 동료들에게 백패스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27일 카라바흐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주저앉았고, 후반 26분 교체됐다. 결국 맨유전에선 아예 명단 제외되며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결장할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손흥민의 상태는 두고 봐야 한다"라며 "지금쯤 그는 라운지에서 뛰어다니고 있을 거야!"라고 농담했다. 그런 뒤 "런던으로 돌아가면 일단 그의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10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명보 감독은 "내가 직접 소통했다. (손흥민) 본인이 느끼기에는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지금 당장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들었다. 앞으로도 (클럽팀) 경기가 남아있다. 출전 여부를 지켜보겠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대표팀 합류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을 무리하게 기용할 생각은 없다고 선 그었다. 그는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굉장히 힘든 일정을 소화했다. 가장 중요한 건 앞으로 컨디션과 체력"이라며 "선수를 무리시켜서 어려움을 겪게 하고 싶진 않다. 혹시라도 손흥민이 뛸 수 없을 상황에 대비한 플랜B는 준비해놨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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