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 납치·강제 키스까지..‘덕미저리’ 고보결 “욕해도 좋아”(‘백설공주’)[인터뷰 종합]
입력 : 2024.10.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나연 기자] 배우 고보결이 2년간의 기다림 끝에 세상 밖으로 나온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대한 깊은 애정을 전했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주연 배우 고보결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다.

지난 4일 8.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가운데 고보결은 “저희가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고 기다려왔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함께 즐겨주시고 시청자분들의 입소문의 힘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좋게 마무리 돼서 너무 감사드린다. 너무 행복하고 아쉽지만, 감사드리는 마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8월 첫 방송 당시 2.8%로 시작했지만, 회차를 거듭하며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 충격 반전까지 더해지며 커뮤니티 등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 그 결과 3회부터 점차 상승세를 그리더니 최종회에서 8.8%를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고보결은 “소위 말하는 장르 특성상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좋은 작품이라는 걸 알릴수만 있다면 감사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소박하게 마음 먹었지만, (드라마가) 잘 나왔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어서 기대하긴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입소문으로 조금씩 (시청률이) 올라가는걸 보고 저희도 단톡방에서 난리났다. 아침마다 서로 공유도 하고 많이 기뻐했었다. 마지막 방송을 함께 보면서도 서로 ‘참 고생했다’, ‘다행이다’, ‘기쁘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나눴다”고 기쁨을 전했다.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이미 지난 2022년 여름 모든 촬영을 끝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편성이 되지 않아 2년간의 기다림이 필요했고, 그런 상황에서도 배우들은 아직까지도 단톡방을 유지하고 만남을 이어올 정도로 끈끈했다. 고보결은 “드라마를 다 보지 못했을때도 선배님들이 하시는 말씀 들으면 본인 역할에 얼마나 충실하게 몰입했는지 느낄수 있었다. 진심으로 임한 사람들이 모였기때문에 이 작품에 대한 진심이 맞닿으니까 대학교때처럼 순수한 열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면서 끈끈한 우정이 다져지지 않았나 싶다”고 팀워크 비결을 전했다. 그 중에서도 김보라(하설 역)가 주도적으로 단톡방을 활성화 시키고 만남을 주선한다고.

하지만 2년의 기다림에 불안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보결은 “얘기들을 많이 나눴다. ‘나올수 있을까’, ‘나오는 걸까?’ 하고. 근데 업계에 ‘정말 좋은 작품이 나왔다’는 소문이 있었고 빈말 하지 않는 분들의 믿을만한 얘기로 ‘참 재밌게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저도 배우들과 같이 1화를 본 상황에서 기대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불안하지만, ‘이건 분명히 나올거다’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다”며 “이런 때에 작품이 나온것도 참 감사한데 그걸 또 봐주신 분들이 너무 재미있게 봐주셨고 많은 사랑까지 받게 된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참 ‘이건 기적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감사하다”고 벅찬 감동을 전했다.

그는 “이건 정말 보셨던 분들께서 입소문을 내주신 덕분이다. 이건 확실하다. 입소문 덕분이고 봐주신 분들이 좋게 봐주셨기때문에 그렇게 계속 더 많은 사랑을 받을수있지 않았나 싶다. 경쟁작들이 쟁쟁했다. 저도 ‘굿파트너’를 재밌게 보고 있던 터라 쉽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작품이 좋다고 했고 재밌게 나왔다는 소문들이 있으니까. 우리가 진심으로 임했던 건 사실이었으니 진심을 알아주시는 분들이 조금만 있어도 좋겠다, 좋은 작품으로 남겨지면 좋겠다고 생각 했는데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입소문 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작중 고보결은 인기 톱스타 최나겸 역을 맡았다. 최나겸은 과거 존재감이 없던 최덕미 시절부터 동창생인 고정우(변요한 분)를 짝사랑해온 인물. 고정우가 살인사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된 후에도 10년간 꾸준히 면회를 다니며 그를 살뜰히 보살폈지만, 작품이 진행되면서 고정우를 향한 비정상적인 집착의 형태가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겼다. 최나겸의 행동이 객관적으로 이해할수 없고 질타를 받아야 하는만큼 최나겸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는 고보겸은 “마음적으로 공감을 하는데 좀 더 도움을 받고자 일기를 썼다. 그러면서 나겸이 친구들에게 느꼈던 열등감이라거나 자격지심이라거나 그런 마음에 집중헀”며 “일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최나겸에게 고정우는 “나겸이를 완성시켜주는 존재”라고 해석한 그는 “나겸이는 완성돼있는 존재가 아니라 항상 열등감, 자격지심이 있고 빈공간이 있기때문에 빛나는 존재, 선망의 대상이었던 정우가 내 품으로 와야지만 나겸이라는 존재가 살아있고 비로소 완성된다고 느낀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을 완성시켜주는 조각을 찾듯이 갈망한것 같다. 정말 공허한 목적”이라고 짚었다.

또 작품 후반부에서 고정우를 납치하고 강제 키스까지 해 시청자들을 경학케 한 것에 대해서는 “저도 처음 대본을 봤을때 충격 먹었다. ‘여기까지 간다고?’ 싶었지만 갈 데까지 간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 나겸의 시점에서는 ‘이제 나는 벼랑끝이야. 이 방법밖에 없어’라고 생각했을 것 같더라. 오로지 목적이 정우였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선택할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스신은 변영주 감독님이 즉석에서 ‘이건 어때?’ 하셨는데, 이미 이판사판이니 (최나겸이라면) 그럴 것 같더라. 이렇게 (고정우가) 예쁘게 잠자고 있는데. 그당시 나겸에 많이 이입돼 있는 상태였기때문에 그럴수 있다는 타당성으로 정우라는 공허한 목적을 쫓아가는 데 더 집중했던 것 같다”며 “참 안타깝다”고 캐릭터를 향한 유감을 표했다.

고보결의 교복 연기도 돋보였다. 짧은 커트머리에 주근깨 분장까지 감행하고 고등학생 시절의 최덕미를 표현한 그는 “어떻게 하면 덕미가 현재와 많은 차이를 둘수 있을까에 집중했다. 행동이나 외형뿐아니라 행동이나 말투라거나 타인 대하는 눈빛, 태도를 현재의 나겸과 대조적으로 보이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요한이 교복 연기를 선보였다가 대국민 사과를 한 것에 대해 “(배우들끼리도) 약간 예상했다. ‘그렇지(논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도 “동일인물이 과거와 현재를 해야지만 시청자분들께 납득이가는 부분이 있기때문에 설득력이 있으려면 직접 (고등학생 연기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밖에도 현재의 톱스타 최나겸을 표현하기 위해 운동 및 식단을 꾸준히 했다고. 고보결은 “운동뿐 아니라 식단까지 해서 그때 생활이 촬영, 대본보는 시간, 운동, 자는시간밖에 없었다. 거의 선수처럼 규칙적으로 단순항 생활을 했다”며 “그냥 배우도 아닌 톱스타라는 말에 대한 무게감이 있었고 몰입을 위해서는 할수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외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때문에 설득력을 얻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관리했다. 체중을 많이 감량했고, 근육량이 올라가야 몸매 라인이 예쁘고 탄탄하게 잡혀서 근력운동도 열심히 했다. 말라도 화면에는 부해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근력운동을 해야 진짜로 말라보이더라. 제 인생에서 가장 말랐던 때가 아닐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처럼 갖은 노력 속에서 희대의 집착과 광기를 가진 최나겸을 완성시킨 만큼 “고보결의 다른 면을 본것 같아서 좋았다”는 칭찬을 받고 크게 기뻤다고. 그는 “다른 모습을 통해 저의 가능성을 좀 더 보여드릴 수 있지 않나 싶더라. 감사하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최나겸 역시 그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이었지만, 고보결은 “악역이라는 걱정보다는 어떻게 하면더 몰입감 있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에 더 집중했다”며 “재밌게 몰입해서 봐주셨다는거니까 욕을 해주셔도 기분이 좋더라. ‘덕미저리’, ‘무천마을 아니라 미친마을이다’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몰입해서 봐주시는구나, 재밌게 봐주시는구나 라는 생각에 더 신이 났다”고 웃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인물들의 ‘집착’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다. 작중 최나겸의 집착이 고정우를 향했 다면, 실제 고보결이 집착하는 것은 ‘연기’였다. 고보결은 “워낙 어릴때부터 연기만 바라봤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너무 집착했기때문에 못보는 부분들도 있지 않았나 싶더라. 나겸이라는 인물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더라. 내가 쫓고 있는 공허한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하게 됐다. 너무 들여다보면 전체를 못보게 되고, 그럼 오히려 더 내가 쫓고있던 그 연기를 잘 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더라”라고 털어놨다. 대학교 시절에는 연극에서 다리를 저는 역할을 맡았다가 다리에 각목을 메고 다니거나, 병원에서 어떤 말들을 주고받는지 알기 위해 병원 로비에 앉아있어보기도 했을 정도로 모든 걸 다 쏟아냈다고.

이를 내려놓게 된 계기는 공허함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고보결은 “아무리 해도 완벽한 연기가 나올수 없단걸 알았을때 깨달았다. 정말 최선 다했다 생각했고, 그렇게 열정으로 했으면 정말로 완벽한 연기가 나올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완벽한 삶이 없듯 완벽한 연기가 없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달은 것 같다. ‘이건 완벽에 대한 집착이었구나’ 하고. 그 과정을 즐길줄 알아야하는데 완벽한 결과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달려들었구나 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그게 나겸이하고 맞는 것 같더라. 완벽이란건 존재하지 않는데 있다고 믿고 착각하고 거기로 달려드니까 공허한 목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순간순간 잘 사는게 결국에는 가장 좋은 이상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깨달음을 전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끝마친 고보결은 현재 차기작 찾기에 한창이다. 아직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그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많이 연락 달라”고 틈새 어필에 나섰다. 그러면서 “제가 2011년부터 활동을 오래 해왔는데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나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이 작품을 통해 더 다양한 작품,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욕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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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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