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포수 육성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양의지(두산)를 롤모델로 하는 포수 유망주들을 모은 가운데 잠재력을 끄집어낼 일본인 지도자를 데려왔다.
한화는 26일 쓰루오카 가즈나리(47) 코치의 퓨처스팀 배터리코치 선임을 발표하며 ‘젊은 포수들을 대상으로 선진 야구 시스템을 접목한 지도를 통해 최재훈, 이재원의 뒤를 이을 주전급 포수 육성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쓰루오카 코치는 현역 시절 수비형 백업 포수로 활약했다. 1996년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 5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한 뒤 요미우리 자이언츠, 요코하마 DeNA, 한신 타이거즈를 거치며 2016년까지 1군에서 16시즌을 뛰었다. 통산 719경기 타율 2할3푼5리(1423타수 335안타) 18홈런 140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성적은 눈에 띄지 않지만 통산 도루 저지율 2할8푼2리로 수비가 준수했다. 투수 리드에 능해 한신 시절에는 유망주 후지나미 신타로의 전담 포수를 맡았고, 2014~2015년 마무리로 활약한 오승환과도 좋은 호흡을 보이며 2014년 일본시리즈 준우승을 함께했다. 선수 은퇴 후 지바 롯데 마린스, 요코하마 DeNA에서 1~2군 배터리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지난 1일 DeNA에서 퇴단했고, 한화와 인연이 닿아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KBO리그에는 일본인 배터리코치들이 많다. 나카무라 타케시 KIA 코치, 스즈키 후미히로 SSG 코치, 시즌 후 두산에서 SSG로 옮긴 세리자와 유지 코치가 포수 지도를 담당하고 있다. 디테일에 강한 일본 코치들은 기본기 지도에 일가견 있다. 올해 KIA 한준수, 두산 김기연 등 젊은 포수 유망주들이 일본인 배터리코치들의 지도 속에 급성장했다.
한화는 올해 최재훈과 이재원 체제로 1군 포수진이 운영됐다. 하지만 두 선수도 이제 나이가 35~36세로 베테랑이다. 당장 내년에 성적을 내야 하는 한화로선 두 선수의 활약이 필요하지만 서서히 다음 세대 포수도 준비해야 한다. 최근 신인 드래프트로 젊은 포수 자원들을 충분히 모은 만큼 이제는 육성이 필요할 때다.
현재 한화는 최재훈, 이재원 외에 1군에서 백업 경험을 쌓은 박상언(27)을 비롯해 장규현(22), 안진(22), 허인서(21), 이승현(19), 권현(19) 그리고 지난 9월 열린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뽑은 한지윤(18)까지 젊은 포수들이 많다.
박상언, 장규현, 허인서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인 가운데 대전에선 최재훈, 이재원과 함께 허관회, 이승현, 권현, 한지윤 등 6명이 훈련 중이다. 포수 출신 김경문 한화 감독도 “우리 포수들 많다. 넉넉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자원은 충분히 모았다.
이제는 육성에 집중해 확실한 전력을 만들어야 할 때다. 2021년 2차 4라운드 전체 32순위로 입단한 뒤 상무에서 군복무 마친 좌타 포수 장규현은 올해 퓨처스리그 66경기 타율 3할4리(161타수 49안타) 1홈런 26타점 OPS .784로 타격 재능을 보여줬다. 올해 1군에서도 9경기를 짧게나마 뛰었다.
2022년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상위 순번에 뽑힌 허인서는 한화 포수 핵심 유망주다. 허인서를 신인 때 지켜본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도 “18세 선수 답지 않게 능숙하게 공을 잘 받는다. 살바로드 페레즈(캔자시스티) 이후 이 나이에 이 정도의 포수 재능은 처음 본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6월 한화에 복귀한 허인서는 퓨처스리그에서 93경기 타율 2할7푼1리(295타수 80안타) 13홈런 59타점 OPS .813으로 장타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내년 신인인 한지윤도 주목할 만한 유망주다. 경기상고에서 장타력을 갖춘 포수로 ‘제2의 양의지’라는 기대를 받은 한지윤의 가능성을 김경문 감독도 좋게 보고 있다. 대전 훈련에서 김경문 감독은 한지윤에 대해 “고교 때 하는 것도 봤는데 좋은 포수다. 지금 팔이 조금 완전치 않아 마무리캠프는 데려가지 않고 회복할 시간을 줄 것이다”며 관리를 예고했다.
장규현, 허인서, 한지윤은 모두 타격 재능을 갖춘 포수들이다. 수비 기본기와 투수 리드 디테일을 보완해 경험을 쌓는다면 공수겸장 포수로 1군 전력이 될 수 있다. 쓰루오카 배터리코치를 퓨처스팀에 배치한 것도 주전 포수 육성에 중점을 둔 결정이다. 내년까지 1군은 최재훈, 이재원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 높지만 그 다음 해부터는 이들 중 한 명이 1군으로 올라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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