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누구를 선택해야할까?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우승컵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2로 크게 이겼다. 시리즈 3승1패의 성적으로 통산 12번째 불패의 우승에 1승을 남겼다. 남은 3경기에서 1승을 올리며 7년만의 우승이다.
4차전은 시리즈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었다. KIA가 승리하면 3승1패로 사실상 우승을 예약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반대로 삼성이 이기면 2승2패 승부는 원점이다. 삼성은 전날 솔로홈런 4방을 앞세워 2연패 후 반격의 1승을 거두었다. 장타력을 앞세운 만만치 않는 기세였다. 결과는 KIA의 압승이었다. 이날 승리를 이끈 주역 김선빈과 김태군이 MVP 후보로 떠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타격의 달인' 김선빈은 상대 선발 원태인을 무너뜨리는데 크게 일조했다. 2번타자로 출전해 리드오프 박찬호가 2루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원태인을 물고 늘어졌다. 10구 접전끝에 왼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날려 선제점을 발판을 놓았다. 3회는 첫 타자로 나서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득점까지 올렸다. 7회는 2사1루에서 좌월 2루타를 터트렸다. 도무지 약점이 없는 공포의 타격이었다.
앞선 1차전과 2차전 득점 과정에 깊숙히 개입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 홈런으로 착각해 세리머리까지 했지만 민망한 3루타를 시작으로 7회 역전 발판 볼넷을 골랐다. 2차전은 1회말 1타점 적시 2루타와 8회말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대주자가 쐐기득점을 올렸다. 3차전은 2안타와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4경기 13타수 8안타 타율 6할1푼5리, 2타점 3득점 2루타 3개 3루타 1개 OPS 1.625의 압도적 성적을 내고 있다.
김태군은 2회 첫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이 압권이었다. 1-0에서 두 점을 보태 3-0으로 앞선 3회말 2사 만루 기회가 찾아오자 송은범을 상대로 좌월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정규시즌을 포함해 17년 프로생활에서 처음으로 터진 만루홈런이었다. 한국시리즈 역대 5번째였다. 이 한 방으로 7-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쥐었다. 5회에서도 우전안타를 때렸다.
1차전과 2차전에서 쐐기타점을 올렸다. 1차전 8회말 2사 1루에서 이승현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주자를 불러들여 5-1 쐐기점을 뽑았다. 2차전 7-2로 앞선 8회말 대주자 김규성이 도루와 상대포수 송구실책으로 3루까지 진출하자 좌익수 뜬공을 날려 불러들여 2연승을 가져는 추가점을 뽑았다. 4경기 13타수 5안타 3할8푼5리, 6타점, OPS 1.169의 우등타격이었다.
김태군의 기여도는 타격에 그치지 않는다. 4경기 모두 포수마스크를 쓰고 풀출장해 명품리드로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양현종을 상대로 17구 연속 직구를 던지는 볼배합을 펼치는 등 압권의 수비력을 과시했다. 4차전 승리투수 제임스 네일은 "오늘 결과가 좋은 큰 이유는 김태군이었다.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 내가 흔들리면 천천히 하라며 다독였다"며 칭찬했다.
2024 한국시리즈 MVP 경쟁은 어느때보다 뜨겁다. 남은 경기에서 활약도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에서 기여도가 높은 선수가 낙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리즈 MVP는 기자단이 결정한다. 투표결과도 박빙이 될 듯 하다. 남은 경기에서 MVP 경쟁도 흥미진진해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