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더 늦게 전에 타순을 내려야 한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가 애런 지지(32)의 타순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1차전에서 5타수 1안타 3삼진에 그치는 등 가을야구 내내 부진에 빠진 저지를 두고 존 헤이먼 기자는 ‘위대한 저지의 타순을 내려야 한다. 2006년 슬럼프에 빠졌던 알렉스 로드리게스처럼 8번 타순까지 내릴 필요는 없지만 클린업 아래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차전에도 저지는 3번 타순 그대로 나왔고,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또 침묵했다.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맞아 1회 1사 2루 찬스에서 슬라이더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3회에는 우익수 뜬공 아웃됐다. 6회 야마모토의 스플리터에 배트가 헛돌아 또 삼진을 당한 저지는 9회 무사 2루 찬스에서도 블레이크 트라이넨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 아웃됐다. 1~2차전 2경기 9타수 1안타 6삼진 침묵.
양키스는 무기력하게 2연패했다. 저지의 책임이 크다. 2-2 동점으로 맞선 1차전 9회 2사 2루에서 다저스는 후안 소토를 자동 고의4구로 피하며 저지와 승부를 선택했다. 굴욕적인 상황에서 저지는 트라이넨의 하이 패스트볼을 건드려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1~2차전에서 저지가 3번의 득점권 찬스를 날렸고, 양키스는 1차전 3득점에 이어 2차전 2득점에 그치며 타선 침묵으로 졌다.
올해 158경기 타율 3할2푼2리(559타수 180안타) 58홈런 144타점 출루율 .458 장타율 .701 OPS 1.159로 우타자 역대 최고 시즌을 보낸 저지이지만 포스트시즌 들어선 11경기 타율 1할5푼(40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OPS .605로 크게 부진하다. 50타석에서 삼진만 19개를 당할 정도로 무기력하다.
미국 ‘AP통신’은 ‘저지가 첫 월드시리즈에서 허우적대고 있고, 양키스도 그와 함께 가라앉고 있다’는 제목하에 ‘저지의 포스트시즌 끔찍한 슬럼프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득점권 타율 8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지난 포스트시즌부터 최근 22번의 득점권에서 단 1안타에 그치고 있다’며 ‘저지의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1할9푼9리로 떨어졌다. 양키스 팬들은 왜 저지가 포스트시즌만 되면 시즌 때 같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저지는 가을야구 통산 55경기 타율 1할9푼9리(211타수 42안타) 15홈런 31타점 OPS .740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포스트시즌 통산 삼진율 1위(34.3%). 62홈런을 때리며 아메리칸리그(AL) 신기록을 세운 2022년에도 포스트시즌 9경기 타율 1할3푼9리(36타수 5안타) 2홈런 3타점 OPS .490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홈팬들에게 야유를 받기도 했다.
올해 첫 월드시리즈까지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정규시즌을 지배했지만 포스트시즌만 되면 유독 약해 ‘새가슴 투수’ 오명을 썼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비교될 만하다. 커쇼는 그나마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 때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한을 풀었지만 저지는 아직 무관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을 장담할 수 없다. 소토는 월드시리즈를 끝으로 FA가 되고,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나이를 1살 더 먹는다.
1~2차전 연패를 당했지만 홈에서 열리는 3~5차전에 반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저지는 “스트라이크에 스윙을 하고, 정타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정타를 만들 수 없는 공에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진단하며 “답답하지만 앉아서 자책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어떻게든 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로슨 양키스 타격코치는 “첫 월드시리즈라 뭔가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해 불안해졌고, 평소보다 더 많은 것을 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이제 홈에서 3경기를 치르는 데 저지에게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반등을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