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광주=안호근 기자]
힘겹게 지켜오던 리드가 한 순간에 사라졌다. 이번에도 포수의 미트가 아닌 땅으로 향한 공에 양 팀의 희비가 갈렸다.
박진만(48)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5-7 역전패를 당했다.
플레이오프(PO)부터 이어온 삼성의 가을 여정은 9번째 경기에서 마무리됐다. PO에서 삼성이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였다면 KS에선 순간순간 승부처에서의 상황들이 아쉬움을 자아내는 시리즈였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지난 21일 1차전 6회초에 나왔다. 원태인의 완벽한 투구와 김헌곤의 선제 솔로포로 1-0 리드를 잡은 삼성은 무사 1,2루 기회를 이어가며 승기를 완전히 잡아올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삼성의 바람과 달리 경기는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중단됐고 결국 역대 PS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이 결정이 삼성의 KS에 치명타를 입혔다.
23일 재개된 경기에서 삼성은 추가 득점하지 못했고 6회말을 잘 막아냈으나 7회말 2사 만루에서 임창민이 뼈아픈 폭투로 1-1 동점을 허용했고 다시 한 번 폭투를 범하며 역전까지 허용했다. 이후 삼성은 3점을 더 내주고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1차전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했던 삼성은 이후 2차전도 맥없이 내줬다. 3차전 데니 레예스의 역투로 승리를 따냈으나 4차전 원태인의 부상 여파 속 다시 한 번 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이날 타선이 홈런 3방을 날렸고 좌완 이승현이 3⅔이닝 2실점으로 KIA의 강타선을 상대로 잘 버텨냈다. 삼성은 발 빠르게 불펜진을 가동했다.
5-2 리드를 지켜내야 하는 상황에서 5회 다시 한 번 치명적인 자책이 나왔다. 김태훈이 최형우에게 솔로포를 맞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치더라도 그 이후가 아쉬웠다. 1사에서 연속 볼넷을 내줬고 삼성 벤치는 그제서야 움직였다. 김윤수가 등판해 유격수 땅볼로 아웃 카운트 하나를 늘려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김선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에 몰렸고 김도영의 타석에서 밀어내기 볼넷이 되는 공이 폭투가 됐다. 3루로 향하던 2루 주자가 공이 빠진 걸 보고 홈까지 파고 들었다. 순식간에 동점이 됐다. 이후 흐름을 내준 삼성은 불펜진을 총동원하고도 2점을 더 내주며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KIA에 내줬다.
서스펜디드 게임 이후 재개된 게임에서도,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가뜩이나 불펜이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은 상황에서 절대 실점하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는 압박감이 투수들을 쫓기게 만들었다.
임창민은 PO에서 3경기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던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고 김윤수 또한 LG의 강타자 오스틴 딘과 3경기 3차례 만나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던,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였다. 그러한 투수들의 폭투였기에 더욱 삼성으로선 어찌할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올 시즌 삼성은 폭투 58개로 최소 5위였다. 특별히 폭투가 많았던 팀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2경기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건 결코 우연이라고 볼수 만은 없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등으로 무게감이 떨어진 투수진, 비로 인해 맞은 재앙 같았던 불운 등이 더해지며 필연과 같이 벌어진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게 삼성의 가을야구는 아쉬운 장면을 숱하게 남긴 채 막을 내렸다.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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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윤수가 28일 KIA와 KS 5차전 5회말 폭투를 범한 뒤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박진만(48)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5-7 역전패를 당했다.
플레이오프(PO)부터 이어온 삼성의 가을 여정은 9번째 경기에서 마무리됐다. PO에서 삼성이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였다면 KS에선 순간순간 승부처에서의 상황들이 아쉬움을 자아내는 시리즈였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지난 21일 1차전 6회초에 나왔다. 원태인의 완벽한 투구와 김헌곤의 선제 솔로포로 1-0 리드를 잡은 삼성은 무사 1,2루 기회를 이어가며 승기를 완전히 잡아올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삼성의 바람과 달리 경기는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중단됐고 결국 역대 PS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이 결정이 삼성의 KS에 치명타를 입혔다.
김윤수(왼쪽)가 폭투를 범한 뒤 홈에서 득점하는 박찬호를 막기 위해 베이스커버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1차전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했던 삼성은 이후 2차전도 맥없이 내줬다. 3차전 데니 레예스의 역투로 승리를 따냈으나 4차전 원태인의 부상 여파 속 다시 한 번 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이날 타선이 홈런 3방을 날렸고 좌완 이승현이 3⅔이닝 2실점으로 KIA의 강타선을 상대로 잘 버텨냈다. 삼성은 발 빠르게 불펜진을 가동했다.
5-2 리드를 지켜내야 하는 상황에서 5회 다시 한 번 치명적인 자책이 나왔다. 김태훈이 최형우에게 솔로포를 맞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치더라도 그 이후가 아쉬웠다. 1사에서 연속 볼넷을 내줬고 삼성 벤치는 그제서야 움직였다. 김윤수가 등판해 유격수 땅볼로 아웃 카운트 하나를 늘려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김선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에 몰렸고 김도영의 타석에서 밀어내기 볼넷이 되는 공이 폭투가 됐다. 3루로 향하던 2루 주자가 공이 빠진 걸 보고 홈까지 파고 들었다. 순식간에 동점이 됐다. 이후 흐름을 내준 삼성은 불펜진을 총동원하고도 2점을 더 내주며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KIA에 내줬다.
지난 23일 재개된 1차전 7회말 삼성 임창민의 폭투 때 공을 쫓아가는 포수 강민호(왼쪽). |
임창민은 PO에서 3경기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던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고 김윤수 또한 LG의 강타자 오스틴 딘과 3경기 3차례 만나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던,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였다. 그러한 투수들의 폭투였기에 더욱 삼성으로선 어찌할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올 시즌 삼성은 폭투 58개로 최소 5위였다. 특별히 폭투가 많았던 팀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2경기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건 결코 우연이라고 볼수 만은 없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등으로 무게감이 떨어진 투수진, 비로 인해 맞은 재앙 같았던 불운 등이 더해지며 필연과 같이 벌어진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게 삼성의 가을야구는 아쉬운 장면을 숱하게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지난 23일 재개된 1차전에서 뼈아픈 폭투 2개로 역전을 허용한 뒤 강판되는 임창민(오른쪽)과 격려하는 강민호. |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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