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재욱 재활의학과 원장
요즘 '러닝 크루' 등 젊은이들 사이에서 '러닝'이 유행하고 있다. 간단한 운동복 차림에 운동화만 갖추면 누구든지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러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닝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부상이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날 수 있다. 부상이 생기면 이를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로 정상 컨디션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재활의학 전문의인 유재욱 원장과 박명현 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런콥 감독이 제안하는 '러닝의 올바른 자세와 부상 탈출'에 대한 내용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2024년 대한민국은 러닝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새로 나온 러닝화는 육상선수들마저도 구할 수가 없을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도시 곳곳은 달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인 박명현 런콥 감독은 “러닝은, 정확한 자세와 리듬이 가장 중요한 운동이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러너가 올바른 자세로 뛰지 않고, 무리하게 뛰어 기록에 집착하다 보니 뜻하지 않은 통증과 부상에 시달리곤 한다.
실제로 러너의 50~80%가 일생에 한 번 이상 통증을 경험한다고 하게 되는데, 부상 부위는 무릎, 발, 종아리 순이다.
오늘은 러닝을 사랑하는 많은 이를 가장 많이 괴롭히는 무릎 통증에 대해서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두 명의 전문가가 진단, 처방하는 내용이다. 잘 읽어보고 실천해보면 내가 정확히 어디가 아프고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무릎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무릎의 아픈 부위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면, 당신은 MRI보다도 더 정확하게 무릎 상태를 진단 할 수 있다.
무릎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두 번째 손가락을 펴보자. 그 손가락 끝으로 내 무릎의 아픈 곳을 짚어보자. 통증이 있는 곳을 정확하게 짚을 수 있는가. 통증은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만 느껴질 수도 있고, 달릴 때나 특정 자세에서만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무릎이 아프긴 한데, 손가락으로 짚어내기에는 통증의 범위가 모호해서 손바닥으로만 대충 짚을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범위가 모호한 통증도 진단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으니 실망하지 말자.
당신이 손가락으로 짚은 통증부위는 어디인가.
<사진>전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박명현 런콥 감독
무릎의 바깥쪽이 아프다면 장경인대 증후군을 의심한다. 트랙에서 많이 달리거나, 자전거를 오래 타면 발생한다. 치료는 휴식을 취하면서 손상 된 장경인대를 재생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면 증상이 좋아진다. 하지만 근본치료를 위해서는 짧아진 장경인대를 스트레칭하고, 근육의 불균형과 잘못된 러닝자세를 찾아 교정하면 회복 될 수 있다.
무릎 앞쪽라인은 달릴 때 충격을 흡수해주는 충격흡수장치다. 한계를 넘는 충격이 지속적으로 전해지면 무릎 앞쪽에 탈이난다. 그래서 위의 세가지 질환은 한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휴식을 취한다.
치료는 손상된 힘줄을 재생시키는 주사, 체외충격파치료 등을 사용 하는데,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바로 러닝을 시작하면 자칫하면 재발하므로 충분한 재활기간이 필요하다. 재활치료로 점진적인 훈련강도 증가, 체중 줄이기, 무릎주위근력 강화, 특히 근육간의 밸런스 조정, 충격을 잘 흡수하는 신발선택이 필요하다.
슬개골(무릎뼈)의 연골이 닳아서 물렁물렁해진 것을 ‘연골연화증’ 이라한다. 이 질환은 무릎의 정렬이 바르지 못해서 발생한다. 뼈의 정렬문제거나, 근육의 불균형이 원인이 되므로 문제 부위를 찾아서 치료해야 한다.
이 질환은 주로 모호한 무릎앞쪽 통증을 호소하는데, 특이하게도 달릴 때보다는 오래 앉아있을 때가 더 불편하다. 환자들은 차를 오랜 시간 운전하거나, 극장에서 무릎을 구부리고 영화를 볼 때 불편을 호소한다.
반월상연골은 무릎관절 사이에 위치하는 반달모양의 연골판이다. 자동차의 범퍼처럼 관절이 움직일 때 관절연골이 상하지 않도록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러너의 경우 과도하게 달리거나, 특히 무릎을 구부리고, 회전시키는 동작을 반복하면 반월상연골이 손상 될 수 있다.
반월상연골이 손상되면 주로 무릎을 구부릴 때 무릎뒤쪽 오금이나 또는 관절라인을 따라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한다. 반월상연골손상은 수술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심이 되면 일단 달리기를 멈추고 전문가와 상의 해야한다.
무리한 러닝을 하다가 연골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가끔 본다. 관절연골이 손상되어 관절염이 생기면 러너에게는 치명적이다. 일단 손상된 연골은 여간해서는 회복되지 않고 불씨로 남아서 언제든 재발하기 때문이다. 연골손상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연골이 어느 정도 손상될 때까지도 본인 전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증상이 없다고 내 연골은 건강하겠지 자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달리기를 하다가 무릎이 아팠는데 진통소염제를 먹었더니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다 나았구나 생각하고 다시 뛰다보면 더 심한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달리기 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무릎통증의 근본원인은 대부분 잘못된 자세나 근육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내 달리는 자세나 근력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달리기를 늘려나가야 한다. 일단 통증이 발생하면 오랫동안 뛰게 되거나, 낫더라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프기 전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유재욱 재활의학과 전문의 / 박명현 전 마라톤국가대표, 현 런콥대표
/정리=홍지수 기자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