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 '''보통의 가족',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 잇는 대표작 되길''('배캠')[종합]
입력 : 2024.10.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최규한 기자] 1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하이라이트 상영회 및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남윤수 분)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21일 티빙에서 전편 공개된다. 드라마의 극본은 원작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작가가 맡았으며, 에피소드 별로 4명의 감독(허준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이 연출을 맡는다.허진호 감독이 간담회에 참석해 사회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4.10.16 / dreamer@osen.co.kr

[OSEN=김나연 기자] '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이 '배캠'에서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30일 오후 MBC 표준FM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배캠')에서는 영화 '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배철수는 한 청취자가 허진호 감독의 대표작 '봄날은 간다' 명대사 '라면 먹을래요?'를 언급하자 "허진호 감독 영화가 여러개 있지만 아직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 원래 '라면 먹을래요?'가 맞다면서요"라고 물었다. 허진호 감독은 "원래 '커피 한 잔 할래요?' 그런 대사였다. 그랬는데 이영애 배우랑 재미없다고 얘기를 했다. 그 대사로 찍긴 했는데 재미가 없어서 뭘로 할까. '밥먹고 갈래요'는 직접적이고. 그래서 '라면먹고 갈래요? '를 했는데 그 대사를 이영애 배우가 '라면 먹을래요?'라고 바꿔서 했던 것 같다. 그게 어떻게 보면 도발적이고"라고 설명했다.

배철수는 "근데 사람들은 왜 '라면 먹고 갈래요'로 하죠?"라고 의아해 했고, 허진호 감독은 "모르겠다. 그게 쉬운것 같다. '먹고 갈래요'는 권유가 되니까 변형해서 기억한것 같다"며 "저도 이 대사가 아직 남아있는게 신기한것 같다. 현장에서 우연하게 즉흥적으로 만든건데 '괜찮나? 이렇게 해도?' 할정도로 그때 만들때는 그런 대사였는데 계속 회자가 된다는게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배철수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장편영화 데뷔작이라면서요? 그때 천재 감독이 나타났다고 했다. 연달아서 '봄날은 간다' 나왔지 않냐. 그리고 20여년 지났는데 아직도 이 두 영화가 허진호 감독 대표작 아니냐"고 물었고, 허진호 감독은 "그래서 오래된 영환데 기억해 주셔서 고마운데 대표작을 갈때가 된것같은데 갈지 못하고 있어서 고맙기도 하고 고민도 되고 그렇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배철수는 "언제쯤 갈 생각이냐"고 물었고, 허진호 감독은 "이번 영화로 갈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보통의 가족'은 어떤 영화냐"고 묻자 "두 형제 이야기다. 두 형제의 자식들이 어떻게 보면 감출수있는 큰 범죄를 저지른다. 그 범죄를 형인 변호사와 의사인 동생의 부부가 이걸 감출것이냐 신고를 할것이냐 이런 고민들을 하는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연출한 작품에 서스펜스 별로 없었지 않냐"는 질문에 "저도 처음 대본을 의뢰를 받고 이건 왜 나한테 줬을까 했는데 이 이야기가 원작 소설이 '더 디너'라는 네덜란드 소설이 있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소설도 히트하고 소설로 영화도 여러편 나왔다"고 전했고, 허진호 감독은 "그래서 고민 했었는데 자식에 대한 문제가 저도 자식이 비슷한 또래 자식 있고 공감되는 부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할수있겠다. 지금의 교육문제나 빈부의 문제 윤리 문제 이런부분을 한번 다뤄보고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워낙 전에 만든 영화 반응이 좋아서 걱정했었다. 얼마전 '우디네 극동 영화제'에 갔는데 이탈리아 영화보다 재밌다고 해서 다행이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보통의 가족'은 총 19곳의 전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 허진호 감독은 "요즘은 코로나 이후 영화 개봉환경이 바뀌어서 시간이 걸렸다가 개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서 영화가 잊혀지면 안되니까 감독보고 영화제 나가라 해서 나도 영화 만들어서 이렇게 영화제 많이 나간경우 처음이다"라고 웃었다.

또 배우들에 대해서는 "설경구 배우는 오래전 2000년도에 부터 알고 지냈고. 꼭 같이 작품하자 했는데 금방 20년이 그냥 가더라. 같이 하는건 처음이다. 장동건 배우는 '위험한 관계'라는 영화를 중국에서 찍을때 같이한 인연으로 하게 됐고, 김희애 배우도 '봄날은 간다' 끝나고 만나서 같이 좋은기회 있으면 작업하자고 얘기했던 기억 있다. 그것도 20년 넘었다. 왜이렇게 시간이 빨리가는지. 수현 배우는 한국영화가 처음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었다. 주변에 칭찬이 많다. 가족 구성원들이 다 조금 이상하다. 보통이 아닌 사람들인데 수현배우만 가장 정상적인 모습 보여줘서 그걸 잘 표현해서 칭찬 많이 받는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변에 여러번 보시는분이 있다. 영화가 질문을 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재미없는건 아니다. 재밌는데 끝나고 나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 라거나. 살아가면서 가지고 가는 기준, 윤리, 가치관이 있지 않냐. 그런게 자식 앞에서 얼마나 약해지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아이의 미래나 행복을 위해 어떤 선택이 좋을지는 고민되는 부분같다. 쉽게 얘기할수 없는"이라고 짚었다.

이때 한 청취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영화"라는 평을 남겼고, 배철수는 "관객이 여러 생각 들었다는건 감독님 입장에선 만족스러운거냐. 생각할거리가 많다는거 아니냐"고 물었다. 허진호 감독은 "좋다. 영화를 극장에서 나온다음에도 기억 되는 영화기때문에 그러면 감독에게는 칭찬"이라며 "보통의 가족은 볼때도 재밌고 보고 나서도 생각하게 되는 영화"라고 자신했다.

그런가 하면 원작과 제목을 다르게 한 이유로는 "'더 디너'는 어려웠다. '더 디너'라는 제목 가지고 한국에서 하기엔 잘 안쓰니까. 그렇다고 '저녁식사'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고민 많이 하다가 여러 제목들을 봤는데 마음에 들진 않았는데 '보통의 가족'이 탁 눈에 들어왔다. 이유는 약간 역설적인 느낌이 있었다. 이들이 보통의 가족이 아닌데 그리고 이들의 행동도 보통의 가족이 아닌데 어떤 면에서는 보통의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이 영화 대본이 매력적인 이유중 하나는 우리가 뉴스에 보면 층간소음으로 사람 죽이거나 혹은 보복운전으로 사람 죽이고 이런경우가 많지 않나. 그런 가해자들을 봤을때 '저런 사람들은 나랑 다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그 사람에게 깊게 들어갔을 때 우리가 '저런 사람은 사람도 아니야'라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모습도 같이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도 있다. 그런 느낌이 영화 스토리에 있다. 그런느낌이 좋아서 제목을 '보통의 가족'으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한 청취자는 "다시 멜로에 도전할 생각 있냐. 15년째 감독님의 멜로만 기다리고 있는 팬이다"라고 말했고, 허진호 감독은 "멜로는 재밌죠. 재밌는데 최근 극장환경이 바뀌면서 멜로영화가 투자를 받거나 흥행한 케이스가 그리 많지 않다. 그 전에는 제가 영화 시작할때나 혹은 그 전에는 멜로가 어느정도 장르로서 영화로 많이 만들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극장 환경도 변했고 여러 요인 있겠지만 극장도 가면 사운드가 좋아졌지 않냐. 그게 멜로랑 잘 안맞는것도 있고. 액션은 사운드가 비중을 많이 차지하면서 관객들이 재밌게 볼수있는 요소가 있지 않나. (멜로는) TV드라마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제 다르고 새롭게 해야겠죠.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배철수는 "영화 만들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뭐냐"고 물었고, 허진호 감독은 "그 전에는 개연성, 자연스러움 이런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것이 만약 없으면 다 이상하게 보이고. 그부분 고민했는데 최근에는 그런것들을 무언가 생리학이나 개연성과 자연스러움 가져가려면 호흡 길어진다. 그럼 지루해질수 있고. 지루하지 않게 가져갈수있는 방법 뭐있을까를 고민하는것 같다. 쉽진 않다"고 답했다.

또 다음 계획에 대해 그는 "지금 계속 영화 준비하는게 있다. 드라마도 준비하는게 있다"며 "'대도시의 사랑법'은 최근에 공개됐다. 영화감독이 촬영할때가 가장 행복한것 같다. 그래서 일을 많이 하고싶은데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연세가 꽤 되셨지 않나. 저보다는 젊으시지만. 근데 사실 저는 늘 예전에 영화감독들 많이 뵀다. 우리나라가 특히 감독들이 나이가 들면 연출을 잘 안하더라. 못하는건지 안하는지 모르겠는데. 평생 영화계에서 작업을 하셨는데 나이가 들어서 더 좋은작품 할수있다. 외국에도 70, 80세 감독들 영화 좋은거 많이 만들지 않냐. 우리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허진호 감독이 그 앞에 계셔야죠. 영화계에선 감독중에 선배 아니냐. 꾸준히 좋은 작품 많이 해달라"고 전했고, 허진호 감독은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배철수의 음악캠프' 나와서 선생님 뵙고 그래서 너무 기쁘다. 주변에서 너무 좋아하더라 제가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나간다니까. 그래서 너무 기쁘고 '보통의 가족' 응원해주시는 많은 글 보니까 힘도 나고. 영화 시간 되시면 안보신 분들 보러가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한편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로,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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