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나는 솔로'가 제작진부터 출연진까지 끊이지 않는 논란으로 잡음에 휘말리고 있다.
31일 SBS Plus, ENA '나는 솔로'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는 공식 계정을 통해 23기 정숙의 전과 의혹을 사과했다. 제작진 측은 "10월 30일 23기 첫 방송에서 ‘나는 솔로’ 출연자의 13년 전 범죄 이력에 대한 의혹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었고, 제작진은 사안이 중대함을 인식, 시청자분들께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여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나는 솔로'에서는 23기 솔로남녀들이 첫 공개됐고, 이 과정에 23기 정숙이 성매매 빙자 절도 전과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2011년 SBS 등은 채팅사이트에서 남성 이용자들에게 접근해 조건만남(성매매)을 하자고 속여 모텔로 유인한 뒤 두 차례에 걸쳐 300만원을 훔친 박모씨와 그의 동거남을 특수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채팅사이트에서 '스튜어디스와 조건만남을 하게 해 주겠다'며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해 남성들이 샤워를 하고 있는 사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0만원과 2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조사 결과 박씨는 2009년과 2010년 미스코리아 지역대회에서 두 차례 입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23기 정숙은 '나는 솔로' 방송에서 2010년 광주·전남 미스코리아 예선에 출전해 인기상을 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했고, 당시 등장한 정숙의 사진이 2011년 SBS 보도에서 사용됐던 박씨의 자료화면과 같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숙의 전과 의혹이 불거졌다. '나는 솔로' 측은 논란이 제기되자 공식 채널인 촌장엔터테인먼트에 23기 영상을 업로드 했다가 삭제했으며, 예정된 재방송도 일시 중단했다.
이어 공식입장을 내고 "제작진은 출연자들을 검증할 때 각종 범죄 이력부터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불미스러운 과거 행위까지 사전에 걸러내기 위해 심층 인터뷰를 거친 후, 각종 자료를 제출하도록 출연자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출연자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숙였다. 정숙은 논란이 불거지자 SNS 아이디를 변경 후 미스코리아 수상 사진을 삭제했고,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유튜브 채널에도 모든 영상이 삭제된 상태다.
'나는 솔로'는 그간 출연진들의 부적절한 태도나 홍보성 출연 의혹 등으로 여러차례 구설에 올라왔지만, 전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군다나 '나는 솔로'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남규홍 PD까지 불공정 계약 등으로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출연진의 전과 의혹까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자 프로그램 제작 환경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남규홍PD는 올해 4월 서면계약위반 및 방송작가에 대한 권리침해 의혹을 받았다. 재방료를 노리고 자신과 딸의 이름을 작가 명단에 올렸다는 것. 이에 남규홍PD와 촌장엔터테인먼트 측은 "작가 재방료는 촌장엔터에서 일하는 작가 중 협회 소속 작가가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급된 적이 한 번도 없다. PD들도 작가 스크롤이 있다고 해 재방료를 받지는 못한다. 작가의 재방료는 방송작가 협회 회원의 경우 자동으로 나오지만, 그것이 얼마인지 누구에게 어떻게 가는지 절차도 방식도 금액도 모른다"며 "남규홍 대표의 자녀가 스크롤에 올라간 이유는 그가 작가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해명에도 논란은 이어졌고,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가 남규홍PD의 갑질 및 막말 등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면서 논란을 더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10월 18일 예술인 권리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이하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를 열고, 촌장엔터테인먼트에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제작사가 프리랜서 방송작가와 서면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행위가 예술인복지법 위반이라는 판단이다. 또 작가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장석된 서면 계약서를 교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제출하라고 시정을 권고했다.
이런 가운데 남규홍PD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불출석 사유를 제출하고 잠적했다. 그는 불출석 사유에 대해 "새로운 정규 프로그램을 론칭 준비 중"이라며 "다음 달 촬영 준비를 위해 현재 해외에 머물며 촬영 장소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OSEN은 남규홍 PD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고, '나는 솔로' 관계자 또한 OSEN에 "남규홍 PD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나는 솔로'는 방송을 강행했다. 이미 기촬영분이 많은 만큼 방송 일정에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남규홍PD의 잠적 이슈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23기 정숙의 전과 의혹까지 더해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범죄 이력을 숨기고 방송에 출연한 정숙뿐 아니라 제작진에게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위 '빌런'이라 불리는 출연진의 문제성 언행으로 화제성을 다져왔던 만큼 이번 역시 "빌런 도파민 찾다가 결국 이 사단이 난 것이 아니냐",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라는 의견이다. 이미 남규홍PD를 향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시청자 반응이 적대적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나는 솔로' 측은 23기 촬영분에서 정숙을 통편집한 채 방송을 결정지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차라리 23기 끝내고 24기로 넘어가라"는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전과 이슈'라는 치명적인 리스크를 겪은 상황에서 '나는 솔로' 23기가 무사히 방송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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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Plus, ENA,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