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36)가 선수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FA 자격을 얻었다. 예년 같았으면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설이 나왔겠지만 이미 ‘평생 다저스’를 선언한 커쇼가 떠날 일은 없어 보인다.
메이저리그 선수협회는 5일(이하 한국시간)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얻은 30명의 선수를 알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상호 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내야수 김하성과 함께 커쇼가 이름을 올렸다.
커쇼는 지난 2월 다저스와 1+1년 보장 1000만 달러에 FA 계약했다. 올해 보장 연봉 500만 달러로 2025년 계약 실행권을 선수가 갖는 조건이었다. 올해 7경기 등판에 따라 커쇼는 내년 연봉 10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FA가 된 것이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커쇼의 선수 옵션 포기 소식을 전하며 ‘커쇼는 LA에 남을 것이라고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 퍼레이드에서 평생 다저스에 남겠다고 했다’며 ‘인센티브가 가득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커쇼는 지난 2일 다저스 우승 축하 퍼레이드에서 “오랫동안 이날을 기다렸다. 지금 다른 곳에 있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여기 있는 이 그룹보다 좋은 사람들은 없다. 난 이번 우승한 한 게 없지만 여러분과 함께 축하할 수 있어 세상에서 가장 기분이 좋다. (2020년 포함) 두 번의 우승을 했고,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이 기다리고 있다. 사랑하고 감사하다. 영원한 다저”라며 잔류를 예고했다.
MLBTR은 ‘커쇼는 어깨 수술로 인해 지난 계약 때 인센티브가 많이 포함됐다. 이번에는 그렇게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왼쪽 무릎과 엄지발가락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다저스는 다음 계약에 대한 인센티브 패키지를 결정하기 전에 커쇼의 회복 상태를 평가하고 싶을 것이다’고 봤다.
이어 ‘로스터 관점에서도 약간의 유연성을 제공한다. 커쇼가 옵션을 행사하면 겨울 내내 다저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됐을 것이다. 하지만 FA 신분의 커쇼는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저스는 한동안 비공식적으로 로스터 한 자리를 더 확보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며 다저스의 오프시즌에도 유연성을 제공하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커쇼가 빠지면서 다저스의 40인 로스터는 38명으로 줄었다. 오는 20일 예정인 룰5 드래프트에서 유망주를 보호하기 위해 40인 로스터 정리가 필요했는데 커쇼가 한 자리를 비워주면서 다저스가 선수 1명을 더 지킬 수 있게 됐다.
커쇼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다저스와 1년 단기 계약을 맺었다. 그때마다 고향팀 텍사스 이적설이나 현역 은퇴설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커쇼 스스로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17년 원클럽맨으로 이제는 다저스를 떠날 생각이 없고, 현역 연장 의지도 확고하다. 지난 3년간 FA가 된 뒤에도 계속 다저스에 남으며 구단과 신뢰 관계도 더 끈끈해졌다.
커쇼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왼쪽 어깨 관절와상완 인대와 관절낭 복구 수술을 받았다. 전반기 재활에 집중한 커쇼는 7월26일 복귀전을 치렀다. 8월까지 7경기에서 30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4.50 탈삼진 24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왼쪽 엄지발가락 통증으로 8월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1이닝 만에 교체됐고, 가을야구 복귀를 위해 노력했지만 불발됐다. 월드시리즈 우승 후 발가락과 함께 왼쪽 무릎도 반월상 연골 손상으로 수술을 받는다. 내년 시즌 복귀를 위해 두 가지 수술을 모두 받기로 했다.
MLTBTR은 ‘커쇼가 다저스에 돌아오면 잭 플래허티와 워커 뷸러가 FA로 빠진 선발진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우, 오타니 쇼헤이,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를 선발 옵션으로 보유 중이다. 매년 겨울마다 그렇듯 재능은 넘치지만 내구성에 의문이 많은 선발진이다. 다저스는 선발투수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다저스가 오프시즌에 선발진을 보강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 수술 후 재활 일정이 잡히지 않은 커쇼도 상수로 보기 어려운 만큼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waw@osen.co.kr